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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확 깎여도…증권사 애널리스트, 운용사행 왜?
한국경제 | 2016-01-27 23:2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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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섭 기자 ] 스타급 펀드매니저를 중심으로 돌아가던 자산운용업계에 변화
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개별 펀드매니저가 종목을 고르던 방식에서 벗어나
리서치팀의 모델포트폴리오(MP:펀드 운용 시 사고팔아야 할 종목을 회사 차원에
서 선별해 놓은 가이드라인) 중심의 투자 시스템이 확산되면서다. 고(高)연봉을
받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속속 자산운용사로 합류하고 있다.

◆‘CJ E&M 스캔들’이 몰고온 변화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새해 들어 리서치부를 리서치
본부로 승격했다. 애널리스트 수도 지난해 초 18명에서 현재 26명으로 8명(44%
) 늘렸다. 웬만한 중소형 증권사들의 리서치 센터보다 큰 규모다. 미래에셋자산
운용도 주식운용부문 소속이던 리서치팀을 독립 부서로 승격하고 연구원 5명을
충원했다.

지난해엔 한화자산운용과 NH-CA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신자산운용
등 중형 운용사들도 리서치 부서를 신설하거나 확대 개편했다.

이 같은 흐름은 2013년 말 발생한 CJ E&M 정보 유출 사태와 무관치 않다. 당시
CJ E&M 직원은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증권사 애널리스트에게 실적 정보를 흘
렸고 이 정보는 다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에게 전달됐다. 이 와중에 정보를
넘겨받아 투자를 한 매니저들이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는 등 큰 파문이 일었다.
한 펀드매니저는 “이 사건을 계기로 매니저 개인 역량이나 네트워크로
기업 속사정을 미리 파악해 투자하는 관행이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공
감대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운용사들도 자체 리서치 능력을 키우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생겨났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몸값이 높은 스타급 펀드매니저에 의존
하기보다는 리서치 중심의 운용이 훨씬 더 안정적이라는 인식도 확산됐다.

◆보따리 싸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자산운용사를 바라보는 눈길이 달라졌다. 이들은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30~40% 정도 낮은 연봉 탓에 자산운용사로의 이직을 꺼렸다
. 하지만 증권사들의 구조조정이 수시로 이뤄지면서 고용유지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데다 장기 박스권 장세에서 괜찮은 종목을 발굴하는 것도 여간 스트레스
를 받는 것이 아니어서 연봉 삭감을 감수하고서라도 보따리를 싼다는 전언이다
. 지난해 메릴린치증권 등에 몸담았던 윤만중 리서치센터장이 NH-CA자산운용으
로 자리를 옮긴 데 이어 이창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과 최지호 SK증권 연구원
등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으로 명함을 바꿨다.

애널리스트들이 업계에서 갑(甲)으로 ‘군림’하는 자산운용업계를
선망하는 분위기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작성
해 50~60개 운용사에 제공하고, 자신의 보고서를 잘 ‘세일즈’해야
몸값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자산운용사의 애널리스트가 작성한 보고서는 철
저히 내부용이다. 영업이 필요 없다는 뜻이다. 지난해 자산운용사로 이직한 한
애널리스트는 “잦은 야근에 구조조정, ‘을(乙)’로 사는 스
트레스 때문에 그만두는 동료가 꽤 있다”며 “같은 일을 한다면 좀
더 편하게 살겠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자산운용사에선 펀드매니저로 역할을 바꿀 기회가 많다. 리서치와 펀드 운용
을 동시에 하는 매니저의 수익률도 양호했다. 지난해(코스피지수 2.39% 상승)
박경륜 미래에셋자산운용 리서치본부총괄 이사가 운용한 미래에셋러브에이지변
액보험펀드는 28.97%, 김종언 대신자산운용 리서치팀장의 아시아컨슈머펀드도
10.60%의 수익률을 올렸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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