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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절벽-규제정책 이중고에 시달리는 ICT 혈
파이낸셜뉴스 | 2016-02-28 16:23:07
경쟁활성화 정책, 산업 진흥 정책으로 패러다임 전환 필요

#기간통신사업자는 새 요금제나 상품을 출시할때 마다 정부의 인가를 받거나 신고를 해야 한다. 상품을 폐지할 때도 정부에 신고하거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정부는 통신사들의 요금인상을 우려해 이같은 규제를 만들었지만 현재 이 규제는 우리나라 통신사들이 파격적인 요금제를 내놓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다. 통신사가 단기간만이라도 파격적인 요금제로 가입자를 모은 뒤 요금제를 없앨 수 있다면 통신 시장 경쟁은 더 활성화 될 것이다.
#선거철이 되면 통신사는 항상 불안에 떤다. 총선, 대선을 가리지 않고 공약으로 가장 많이 나오는 것 중 하나가 가계통신비를 인하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MB정부는 통신요금을 일괄적으로 1000원 내리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통신요금에 포함돼 있다는 기본료(약 1만원 상당)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오는 4월 총선이 다가오면서 또 어떤 통신비 인하 공약이 나올지 통신업계는 불안에 떨고 있다.
 통신시장 위기론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대표 통신사인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통신3사의 매출이 동반하락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한국 통신 산업이 성장졀벽에 부딪친데 이어 규제정책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통신 전진국인 미국과 유럽은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근간인 통신산업 시장규모가 발빠르게 통신 규제정책를 진흥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통신산업 규모 축소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선진국들이 발빠르게 정책변화에 나서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여전히 규제 중심 정책에 머물러 있어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의 위상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세계 경제인들이 모여 한 해의 흐름을 예측하는 올해 다보스 포럼에서 ICT와 산업의 융합을 뜻하는 '4차 산업혁명'이 세계 경제위기를 극복할 대안으로 지목한 가운데 ICT 산업의 혈맥 역할을 하는 통신산업이 정부 규제와 성장의 경쟁력 약화는 국가 경쟁력 전체의 위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확산되고 있다.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의 매출(별도매출 기준)은 약 40조2790억원으로 2014년 41조4340억원보다 약 3% 가량 감소했다. 시장포화 및 통신 규제강화 기조에 따라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통신3사 매출 변화(별도기준)
(원)
통신사 14년 매출 15년 매출 증감
KT 17조4360억 16조9420억 -2.80%
SK텔레콤 13조130억 12조5570억 -3.50%
LG유플러스 10조9850억 10조7800억 -1.90%
합계 41조4340억 40조2790억 -2.80%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문제는 앞으로도 매출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지원금은 일시에 비용으로 처리되지만 20% 요금할인은 24개월 동안 통신사에 계속 부담을 준다"며 "매출 감소가 매년 가중되는 구조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올해도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비단 우리나라 통신사들만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전세계 통신사업자들도 모두 가입자 포화에 따른 성장 정체를 경험하고 있다. 미국 경제지 포춘은 "미국 이통사들의 신규가입자 매출 비중이 급속도로 하락, 0에 수렴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요금인상은 꿈도 못 꿔… O2O 등 신산업 속도전도 '불가'
 통신사 입장에서 가장 손쉬운 방법은 통신요금을 올리는 것이다. 실제로 해외 유력 통신사들은 요금을 올리는 방향으로 위기를 타개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이통사들은 단말 보조금 폐지, 가입비 부활, 데이터 요금 인상 등 수익성 개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통신요금을 올리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지금도 통신요금이 비싸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고 정부도 가계통신비 인하를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요금을 올리고 싶어도 정부의 인가가 나지 않는 이상 올릴 수 없는 현실이다.
 실제로 지난 2009년 MB정부 이후 통시사들이 1명의 가입자에게서 받는 요금의 평균은 정체돼 있다. 가입자당평균매출은 3만6000원 수준으로 지난 2009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통신사들이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량은 더욱 늘어났다. 지난해 12월 기준 가입자 1명 당 데이터 사용량은 00 GB다. 1년만에 00GB가 늘었다.
 가입자들의 사용량이 늘면 자연히 ARPU도 올라야 하는데 정체됐다. 사용량만큼 제대로 과금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통신요금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한 통신사들은 눈을 융합산업으로 돌리고 있다. 하지만 이 마저도 정부의 규제로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속도'다. 누가 남보다 빨리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고, 누가 남보다 빨리 새로운 서비스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투자할 수 있느냐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가능성없는 서비스는 빨리 중단하는 것이 답이다.

▲무선 데이터 트래픽은 계속 늘고 있는데도 통신사들의 매출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최근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진출 전략을 발표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로 '속도'를 꼽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통신사업자들은 매번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쉽사리 새로운 사업에 진입하지 못한다.
 ■규제 중심의 경쟁 정책, 진흥 정책으로 패러다임 전환해야
 통신사들의 성장이 한계에 부?히면서 더이상 통신사들의 새 먹거리 찾기 노력을 바라만보고 있으면 안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경쟁활성화를 통해 국민들에게 더 싼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주력했던 정부가 이제는 통신산업 활성화를 위해 소매를 걷어 부쳐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정부가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모든 사물이 네트워크 망과 연결되는 초연결사회에는 ICT 산업의 혈관이자 뿌리인 통신산업 경쟁력이 글로벌 경쟁력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등이 앞다퉈 5세대(5G) 통신을 위한 기술개발에 주력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산업진흥 정책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여전히 필요성은 인식하면서도 단순 요금인하 정책만 나오고 있다"며 "산업진흥으로의 정책 전환이 없으면 수익성 악화에 이은 투자감소, 네트워크 고도화 지연 등으로 이어져 ICT 산업 선순환적 발전을 저해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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