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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7살 원영이는 발가벗긴 채 욕실서 숨졌다
아시아경제 | 2016-03-12 08:57:03

[아시아경제 이상국 기자]이번에도 부모에 의한 살인과 방기였다. 평택에서 실종되었다던 신원영(7)군은 새엄마의 학대를 못견뎌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인 2월1일 욕실에서 찬물을 뒤집어쓰고 발가벗긴 채 아이는 죽어갔다. 2월1일 서울 경기권의 기온은 최저 영하7도였고 이튿날인 2일은 영하9도까지 내려가 한파가 기승을 부리던 때였다. 소년은 20시간 동안 욕실에 갇혀 있었다. 새엄마 김모씨(38)는 소년이 소변을 못 가리는 것이 못마땅해 이런 짓을 했다. 이튿날 오전 9시30분쯤 친부 신모씨(38)가 욕실 문을 열어보니 아이는 싸늘한 주검으로 변해 있었다. 원영군의 부모는 죽은 아이를 이불로 둘둘 말아 베란다에 두고 열흘을 방치했다.



키 125센티미터에 바싹 마른 아이. 가마가 두 개였고 바가지 머리를 했던 원영이. 왼쪽 팔과 겨드랑이에 손톱 크기의 반점이 있고 살짝 팔자걸음을 걸었던 소년은, 오줌싸개라는 이유로 찬물에 젖은 나신으로 맹추위에 떨다 죽어갔다. 2일부터 열흘 동안 베란다에 버려져있던 아이는 2월12일 밤 11시35분쯤에 자동차에 실려 원영이 할아버지 묘소가 있는 청북면 야산 쪽으로 옮겨졌다. 소년은 그곳에 암매장됐고, 부모는 이틀 뒤인 14일 다시 내려와 인근 슈퍼에서 신용카드로 막걸리, 육포, 초콜릿을 사서 장례의식을 치렀다. 초콜릿은 소년이 평소 몹시도 먹고싶어했던 것이리라.

위의 상황들은 친부와 계모가 경찰에 12일 자백한 내용을 시간대별로 정리한 것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평택경찰서는 아버지 신씨와 새엄마 김씨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 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새엄마 김씨는 원영군에게 수시로 폭력을 행사하고 밥을 굶겼으며 친부는 이같은 학대 행위를 알고도 묵인한 혐의였다. 이제 그 학대의 ‘결과’가 밝혀짐에 따라 살인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살인에 대해 부인하고 있으며 신씨는 김씨가 욕실에 가둔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친부 김씨는 아이를 매장한 뒤인 2월20일 포털 사이트에 ‘살인 몇 년 형’등의 키워드로 검색을 해본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오늘 청북면 야산에서 소년의 시신을 수습했다. 아이는 옷을 입고 있었으며, 백골화가 이미 진행되고 있었다.



작년 3월17일엔 여중생(14)이, 그리고 11월3일엔 초등생(7)이 부모에 의해 살해된 사건이 드러나 충격을 준 바 있다. 가족 관계의 파탄, 자식에 대한 극도의 무관심과 폭력, 피폐하고 잔혹한 세상의 표정이 왜 이리 자주 뉴스의 수면으로 솟아오르는 것일까. 이것이 비단 특정 지역이나 특정 가족에 국한한 문제일까. 아직도 비슷한 풍경의 가정 속에서 떨고 있을 아이들은 얼마나 될까.

부모의 이름을 한 ‘야만’이 횡행하는 사회 속에서 이 땅의 정치는 무엇을 해야 하며, 공동체는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까. 비명에 떨다 간 원영이의 죽음은 누가 책임져야 하는 것일까.

아이가 죽어간, 그토록 추웠던 그 날은, 우연히도 이 땅의 최고 리더가 생일을 맞은 날이었고, 새로운 야당이 정치를 바꿔야 한다며 출범하는 날이었으며 때때옷을 입고 세배를 해야할 설날을 일주일 앞두고 있던 때였다.





이상국 기자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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