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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씨티銀, 노사분쟁에 '몸살'…본사 고배당 놓고 갈등
edaily | 2016-03-20 06:00:00
- 노조 "배당 잔치하면서 직원에게만 고통분담 요구"
- 은행 "배당은 주주의 당연한 권리, 투자 대비 수익률 미비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SC· 씨티 등 외국계 은행이 최근 배당금을 둘러싸고 노사간 첨예한 갈등을 겪고 있다. 은행측은 악화된 경영상황을 이유로 고통분담을 요구하는 반면 노조는 과도한 배당금을 문제삼으며 압박하고 있다. 외국계 은행으로선 주주이익 극대화를 위해 고배당 성향을 지속할 것으로 보여 이 같은 양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본사 고배당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산하 35개 지부 중 SC제일은행·씨티은행·하나은행 지부 등 세 곳만이 아직 지난해 임금단체협상을 끝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의 경우 노조위원장 교체 문제로 교섭이 중단됐지만, SC은행과 씨티은행은 사실상 교섭이 결렬된 상태다. 금융권이 이달 말부터 본격적으로 2016년 임단협에 들어갈 예정인데, 이들 은행은 지난해 숙제도 아직 끝내지 못한 셈이다.

SC은행과 씨티은행은 본사 배당금과 경영악화의 책임을 놓고 줄다리기 중이다.

SC은행의 경우 경영진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상황이 악화됐다는 점을 이유로 임금인상(2.4%) 등을 요구하는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SC은행 관계자는 “인건비 절약을 위해 호봉제 폐지와 연봉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며 “노조가 문제 삼고 있는 배당도 주주로서 행사할 수 있는 충분한 권리”라고 말했다.

반면 노조 관계자는 “은행은 경영이 잘 될 때는 경기가 호황이었다며 직원들의 노고를 무시하고, 지금은 은행이 어려우니 고통을 나눠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은행은 오히려 본사에 대규모 배당금을 지급하는 등 부도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공세를 폈다.

씨티은행도 상황은 비슷하다. 은행측은 수익성 악화를 이유도 임금인상 등 비용부담이 가중되는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측은 어려운 경영상황 속에서도 배당금을 늘리고 있는 경영진을 압박하고 있다.

◇외국계 은행, 높은 배당 성향으로 노사 갈등

외국계 은행은 그동안 높은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 비율)을 보이며 논란을 빚어왔다.통상 주식시장에서 은행주는 고배당주로 통한다. 그중에서도 외국계 은행의 배당성향은 대략 40%를 넘어 국내 은행 20%의 배에 달한다.

실제 지난 2014년 국민은행은 1조29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후 2304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 22.4%의 배당성향을 보였고, 같은 해 신한은행도 1조4556억원의 당기순익 중 4500억원을 배당으로 풀어 30.9%의 높은 배당성향을 보였다.

하지만 외국계 은행의 배당성향은 이 같은 수준을 크게 앞질렀다. 2014년 기준으로 SC은행(영국 SC금융지주 지분 100%)은 64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음에도 1500억원을 영국 본사에 배당, 빈축을 산 바 있다. 이전에도 △2010년 58.1% △2011년 73.5% △2012년 102.6% 등 고배당을 이어왔다. 2014년 씨티은행(미국 씨티씨티그룹 지분 99.98%)도 1156억원의 당기순이익 중 509억원을 현금배당으로 풀어 45.4%의 높은 배당성향을 보였다.

이 같에 외국계 은행의 고배당에 금융감독원도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SC은행측에 “배당 의사결정 과정에서 위기상황분석 및 내부자본 적정성 평가 결과를 적절히 활용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하며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다. SC은행은 이에 대해 “제일은행 인수 이후 4조5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는데, 이에 반해 배당으로 얻어간 수익은 많지 않다”고 해명했다.

◇한국 시장 빠져나가려는 신호라는 해석도

외국계 은행의 고배당 성향에 대해 전문가들의 평가는 대체로 부정적이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개인금융팀장은 “주주 배당 그 자체만으로는 큰 문제가 없지만, 씨티나 SC은행의 배당은 본사에 송금하기 위해 진행되는 것인 만큼 사안이 다르다”며 “자본규제 강화 추세에서 투자자금 회수를 위해 배당을 늘리는 움직임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극단적으로 이들 외국계 은행이 한국 시장을 떠나려는 신호가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낸다. 국내 노사환경과 금융감독환경 등을 감안하면 한국시장이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는 얘기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노조의 요구가 그렇게 무리하지 않은 수준인데도 외국계 은행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배당을 확대하는 건 한국 사업을 축소할 수도 있고 상황에 따라선 이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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