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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업 고충 토로한 박용만 회장 "지금 같으면 고용 창출 어렵다"
한국경제 | 2018-05-17 04:58:43
[ 박상용 기자 ]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사진)이 노동시장 유연화 없이는
고용 창출이 힘들다는 기업들의 고충을 털어놨다. 기업이 더 이상 일자리를 늘
리기 힘들 정도로 노동시장이 경직돼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각종 규제까지
창업을 가로막고 있어 청년들이 ‘취업난’과 ‘창업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회장은 지난 15일 서울대에서 열린 ‘경영학과 나의 미래 CEO특강&rsq
uo;에서 “근로기준법이나 노동조합의 힘이 굉장히 강해 기업들이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 같으면 기업이 고용을
늘리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경제계에서는 노동시장 경직성과 함
께 오는 7월1일부터 시행(300인 이상 사업장 기준)되는 ‘근로시간 단축(
주 52시간 제도)’이 논란이 되고 있다. 단순히 일하는 시간만 줄이는 게
아니라 업무 형태와 조직문화, 임금체계까지 바꿔야 하는 데다 획일적인 적용
도 어려워 기업 현장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그는 한국 노동시장이 경직된 원인이 취약한 사회보장제도에 있다고 지적했다.
직장을 잃으면 파산을 걱정할 정도로 복지제도가 부실해 근로자 해고가 어렵도
록 관련 법과 규정이 강화돼 왔다는 설명이다. 박 회장은 “현 정부는 노
동문제를 중요한 이슈로 여기고 있다”며 “실업급여 지급 확대 등
사회복지 투자가 늘어나면서 노동 유연성이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한국 기업의 경쟁력에 대한 진단도 내놓았다. 활
발한 창업이 이뤄지지 못해 역동성이 떨어진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미국 포천
지가 선정한 국내 1~20위 기업 중 현 대표가 직접 창업한 곳은 네이버(이해진)
, 미래에셋(박현주), 셀트리온(서정진) 등 5곳(25%)에 불과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박 회장은 이런 기업들을 ‘당대 자수성가형’이라고 불렀다. 미국과
일본은 이들 기업의 비중이 70~8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
서 당대 자수성가형 기업을 뺀 나머지 75%는 기업인의 역량과 상관없이 세습에
의해 경영을 하게 된 것”이라며 “이대로 가면 한국 기업의 경쟁력
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청년 실업을 해소하려면 창업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강
연에 참석한 학생들에게 창업을 권유했다. 그는 “각종 법률과 규제 때문
에 회사를 설립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며 “그래서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목청이 터져라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일부 대기업 총수 일가의 ‘갑질 논란
’에 대한 발언도 했다. 박 회장은 “요즘 기업에 대해 좋지 않은 얘
기가 많이 나온다”며 “기업을 대표하는 단체장으로서 부끄러울 때
가 많다”고 운을 뗐다. 이어 “경제적 성공은 거뒀는데 성숙한 기업
시민으로서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본다”며 “세습에 의해 기업을 운
영하는 사례가 많다 보니 사회에 대한 부채 의식이 없어 벌어진 일”이라
고 진단했다. 그는 “앞으로 기업인들은 법과 원칙을 철저히 지키도록 더
욱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2013년부터 대한상의 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했으며
임기는 2020년 3월까지다. 두산인프라코어 회장도 맡고 있는 그는 두산그룹 창
업주인 고(故) 박두병 회장의 5남으로 두산그룹 회장을 지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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