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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LG, 희성그룹 등과 서브원 매각 협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 피해 알짜 자회사 판다
한국경제 | 2018-09-19 03:00:12
[ 오상헌/정영효 기자 ] LG그룹이 서브원 매각에 나선 배경에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
안을 내놓으면서 총수 일가가 20% 이상 지분을 가진 기업이 지분을 50% 초과해
보유한 자회사도 규제 대상에 포함하기로 해서다. 자회사를 통한 내부거래로
총수 일가가 사익을 편취하는 걸 막겠다는 취지다.


구광모 회장 등 LG 총수 일가는 (주)LG 지분을 46.68% 보유하고 있고, (주)LG는
서브원 지분을 100% 들고 있다. 서브원은 LG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
서 각 계열사 소모성 자재 구매를 맡기기 위해 설립했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
워 사옥 및 공장 관리, 계열사 공장 건설 등도 맡고 있다. 지난해 매출 6조893
8억원, 210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알짜 자회사’지만 사업 특성
상 내부 일감 비중이 클 수밖에 없다. 지난해 매출의 약 80%가 내부 일감에서
나왔다.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이 원안대로 확정되면 서브원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된다. LG그룹이 서브원을 팔기로 결정한 이유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서브원을 팔지 않아도 된다는 법리해석도 있
지만 LG그룹이 논란의 소지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매각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LG그룹은 일단 서브원을 3개로 나눠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부문은 국내 최
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에 넘기고, 건설 부문은 희성그룹에 매
각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희성은 LG의 방계그룹으로, 고(故) 구본무 회장
의 동생인 구본능 회장과 구본식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또 다른 PEF 운용사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AEP)는 서브원의 MRO 및 건설 부문을 모두 사들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희성그룹이 서브원 건설 부문 인수에 나선 것은 건설 계열사인 삼보이엔씨(E&C
)와의 시너지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삼보이엔씨는 지난해 시공
능력평가 49위에 오른 토목건설 업체다. 지난해 매출 7594억원에 954억원의 영
업이익을 올렸다. 올 상반기 서브원 건설 부문 매출이 1조1033억원이었던 만큼
희성그룹이 서브원 건설 부문을 인수하면 건설 부문 매출이 3조원 안팎으로 확
대된다.

약 2500억원이었던 지난해 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을 감안할 때 서브
원 가치는 2조원 안팎으로 평가된다. 건설과 MRO 사업부 비중이 90%에 달하는
만큼 두 분할회사의 지분 50% 가치는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IB업계 관
계자는 “매각작업이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인수전의 최종 승자를 예상하
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재계에선 LG그룹이 또 다른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인 LG CNS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시스템 통합(IS) 업체인 LG CNS에 대한 (주)LG 지분율
은 85%에 달한다. 다만 공정위가 보안이 생명인 계열사 정보기술(IT) 시스템에
대해선 예외를 인정해주기로 한 만큼 LG그룹이 굳이 지분을 팔지 않을 것이라
는 관측도 나온다.

오상헌/정영효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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