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시간 속보창 보기
  • 검색 전체 종목 검색

주요뉴스

[단독] [마켓인사이트] 재출범한 우리금융, 동양·ABL운용 인수
한국경제 | 2019-03-22 00:45:13
[ 정영효/안상미 기자 ] ▶마켓인사이트 3월 21일 오후 4시15분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옛 알리안츠자산운용)을 인
수한다. 지난 1월 14일 우리금융지주가 재출범한 뒤 첫 인수합병(M&A)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국 안방보험과 매각주관사인 JP모간은 동양자산운용과
ABL자산운용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우리금융을 선정했다. 우리금융은
두 회사를 합쳐 인수가로 1700억원가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곳은 안
방보험이 최대주주인 동양생명과 안방에셋매니지먼트의 자회사다. 두 회사가 매
물로 나온 것은 중국 정부가 안방보험을 사실상 통제하며 외국 자산 매각 등 구
조조정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동양자산운용의 자산 규모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994억원으로 업계 13위, ABL자
산운용은 351억원으로 43위다. 두 회사를 합하면 자산 기준 8위권에 해당한다.
우리금융에 편입돼 우리은행 등과 시너지를 내면 자산운용업계에서 곧 &lsquo
;톱5’에 진입할 것이란 게 금융투자업계의 예상이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 등 6개 자회사와 우리카드 우리종합금융 등 17개 손자회사
를 거느리고 있다. 우리금융에서 우리은행 비중이 99%를 차지할 정도로 은행 비
중이 압도적이다. 이 때문에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1월 지주 출범식
에서 “비은행 부문 비중을 높이기 위해 자산운용사 부동산신탁사 저축은
행 등의 M&A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이번에 자산운용사 두 곳을 한꺼번에 사들이면서 하이자산운용 인수
전에서는 발을 빼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금융사 M&A를 지속적으로 추진
해 금융그룹의 면모를 갖춰나가기로 했다.


'손태승의 힘'…지주 출범 두달 만에 M&A 성공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사진)은 지난 1월 지주사 체제 전환을 공식 선포한
뒤 약 2개월 여만에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 인수라는 성과를 내게
됐다. 당시 지주사 전환 선포식에서 손 회장은 “앞으로 1년 내 규모가 작
은 자산운용사, 저축은행, 부동산신탁사 등부터 인수해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2~3년 내에 1등 금융그룹으로 올라서겠
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은 지난 8일 동양·ABL자산운용 매각 본입찰에 참여했
다. 이번에 경쟁사인 대신증권을 근소한 가격 차로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
정됐다. 우리금융이 동양·ABL자산운용 인수를 마무리하면 우리금융 계열
사는 총 25개로 늘어난다. 우리금융이 계열사를 늘리는 것은 2014년 우리금융지
주 해체 이후 5년 만이다.

우리금융은 자산운용사 인수를 통해 금융투자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금융은 2014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우리아비바생명
(현 DGB생명)과 함께 NH농협금융지주에, 우리자산운용은 키움자산운용에 매각했
다. 현재 금융투자 관련 계열사는 우리PE자산운용과 우리종합금융 등 두 개뿐이
다. 은행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자산운용사 인수에 성공하면 99%에 달
하는 그룹 내 은행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ABL자산운용이 우리금융그룹 브랜드와 우리은행 네트워크를 활용하
면 운용자산 규모를 단숨에 끌어올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우리은행도 자
산운용사를 통해 펀드 상품을 적기에 조달해 펀드 판매를 확대할 수 있다. 은행
권 관계자는 “계열사인 증권, 자산운용사들과 협업 시너지를 내는 다른
금융지주사와 달리 우리은행이 자산관리(WM)영업을 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rdq
uo;며 “운용사를 계열사로 편입하면서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
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자산운용사를 시작으로 연내 부동산신탁사와 저축은행 등을 추가로
인수하면서 비은행 계열사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하이자산운용 예비입찰에 인
수의향서(LOI)를 제출했지만 이번 인수로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롯데카드 인수전에는 눈독을 들이고 있다.

우리금융이 인수합병(M&A)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했지만 표준등급
적용에 따른 자본비율 문제로 덩치가 큰 증권사, 보험사 등에는 공격적인 인수
에 나서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나 보험사 등의 인수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한다는 게 우리금융의 전략이다. 지난 1월에도 손 회장은 &ldqu
o;규모가 작은 금융회사는 직접 인수하고, 규모가 큰 매물이면 공동 인수한 뒤
자본비율이 회복되고 나서 50% 이상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rdquo
;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동양자산운용과 ABL자산운용은 2015년과 2016년 모회사인 동양생명과 ABL생명(
옛 알리안츠생명)이 차례로 중국 안방보험에 팔리면서 안방보험그룹에 편입됐다
. 동양자산운용은 동양생명과 유안타증권이 각각 73%와 27% 지분을 갖고 있다.
ABL자산운용은 안방에셋매니지먼트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안방보험이 동양·ABL자산운용을 한꺼번에 매물로 내놓은 건 해외 자산
정리의 일환이다. 안방보험은 글로벌 M&A로 몸집을 불렸으나 재무상태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지난해 초 중국 산업구제기금으로부터 608억위안(약 10조2320억원
)을 수혈받았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안방보험이 자산운용사 매각을 끝낸 뒤 한국 내
보험 계열사인 동양생명과 ABL생명도 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 그는 “우리금융이 안방보험과 거래 관계를 맺으면서 보험사 인수에 다
소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것도 동양·ABL자산운용 인수의 숨은 효과&rdq
uo;라고 분석했다.

안상미/정영효 기자 saramin@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
com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시각 주요뉴스
  • 한줄 의견이 없습니다.

한마디 쓰기현재 0 / 최대 1000byte (한글 500자, 영문 1000자)

등록

※ 광고, 음란성 게시물등 운영원칙에 위배되는 의견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