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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커C유 값 두달새 ‘반토막’…정유업계 ‘IMO2020’ 효과보나
edaily | 2019-11-20 18:31:13
- 내년부터 선박유 황 함유량 제한
- 벙커C유, 경유 등 보다 훨씬 싸져
- 고도화 시설에 수조원 투자해온
- SK이노·에쓰오일 등 수혜 본격화
- 저유황유 판매로 내년 실적 개선 기대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선박연료의 황 함량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시행을 40여일 앞두고 고유황유인 벙커C유 가격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는 최근 선박 연료 시장에서 황 함량이 높은 벙커C유의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어서다. 국내 정유사들이 탈황설비는 물론 고도화 시설에 수조원을 투자해온 만큼 이에 따른 수혜가 내년부터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전날인 19일 경유(황 함량 0.05% 제품 기준)의 배럴당 가격은 74.16달러인 반면 벙커C유(황 함량 3.5% 380cst 제품 기준) 값은 무려 40달러 가까이 낮은 34.92달러를 기록했다. 벙커C유 가격은 지난 9월17일 최고점(배럴당 79.81달러)을 찍은 후 두 달 새 반토막이 난 상태다.

경유와 벙커C유 가격 차이는 올 7월 약 8달러에서 9월 4달러 내외까지 좁혀진 뒤 10월부터 급격히 확대되기 시작했다. 경유보다 벙커C유 가격의 변동 폭이 컸다. 8월만 해도 40~50달러선이던 벙커C유 값은 9월 내내 상승하며 한때 79.81달러에 달하기도 했으나 이후 고꾸라지기 시작해 10월2일 이후로는 50달러를 넘지 못했다.

이는 내년 초 시행하는 IMO 2020을 앞두고 선박 연료 시장에서 벙커C유의 판매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글로벌 최대 선박유 시장인 싱가포르에서 지난해 94%에 달했던 벙커C유의 비중은 올 9월 85%까지 하락했다. 174개 회원국을 둔 IMO가 2020년 1월1일부터 선박 연료의 황산화물(SO2) 함유량 상한선을 현행 3.5%에서 0.5% 이하로 대폭 낮추기로 하면서 업계는 IMO2020 시행 효과가 점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및 유가 급·등락에 따른 재고 손실로 지난 3분기까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국내 정유사들이 드디어 빛을 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정유사들은 일반 정제설비 가동시 나오는 벙커C유 같은 잔사유를 휘발유·등유·경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만드는 고도화 설비에 꾸준히 투자를 해왔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에너지는 선사들과 저유황유 공급 장기 계약을 체결하기 시작했다. 2017년 약 1조원을 투자해 친환경 저유황유 생산설비인 감압 잔사유(원유를 정제하고 남은 기름) 탈황설비(VRDS)를 구축 중이다. 내년 3~4월께 조기 상업가동이 목표다. 이 설비가 완공되면 하루에 약 4만배럴 규모의 경질유와 저유황유 생산이 가능해 매년 2000억~3000억원 규모의 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쓰오일도 울산 온산공장 내 잔사유에서 황을 제거하는 설비를 증설하고 있다. 현재 하루에 3만4000배럴의 고유황유를 저유황유로 바꿀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는데, 이번 증설로 늘어나는 저유황유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에쓰오일에 따르면 2021년까지 저유황유 생산량은 하루 4만배럴로 확대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달부터 황 함량이 0.5% 미만인 초저유황선박유(VLSFO)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앞서 240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9월 아스팔텐 제거공정(SDA) 설비를 완공했다. GS칼텍스도 기존 공장 연료로 사용되는 저유황유를 액화천연가스(LNG)로 대체하고, 저유황유는 선박유로 판매하면서 IMO 규제에 따른 저유황유 수요 증가에 대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오는 12월부터 저유황유 수요 증가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유황유의 가격 급락으로 저유황유 채택이 다소 지연된 측면이 있지만, 선사들의 운항거리 등을 고려하면 교체 수요가 빨라질 것이란 분석에서다. 수요가 늘면서 정제마진도 개선될 전망이다.

다만 IMO 2020 효과가 기대보다 ‘극적’이지 않으며, 2년 내외 정도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고유황유 가격 급락에 따라 선사들이 고유황유를 사용할 수 있는 스크러버(배출가스 정화시스템) 설치로 시선을 돌릴 수 있어서다. 또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인한 글로벌 수요부진도 정제마진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규제에 반발하는 국가들이 나오고 있는데다, 변수가 많아 규제 효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새롭게 형성되는 저유황유(LSFO)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내년이 돼봐야 명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건은 저유황유 수요가 기대만큼 늘어날지 여부”라면서도 “여러 나라가 IMO2020 시행에 반신반의하며 준비가 늦은 곳이 많은 만큼 일찌감치 준비를 마친 국내 정유업계가 더 이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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