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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美 헤지펀드 엘리엇, 현대車 지분 다 팔았다
한국경제 | 2020-01-23 01:32:04
[ 김채연/장창민/도병욱 기자 ]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현대자동차
그룹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철수했다.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투입해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자동차 주식을 매입하고 경영 참여를 선언한 지 20개월
만이다. ‘엘리엇’이란 불확실성이 해소됨에 따라 현대차의 미래
사업과 지배구조 개편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엘리엇은 보유하던 현대차 지분 2.9%, 현대모
비스 2.6%, 기아자동차 2.1%를 지난해 말 모두 팔았다. IB업계 관계자는 &ldqu
o;지난해 말 폐쇄된 주주명부(폐쇄일 12월 26일)에서 엘리엇 이름이 사라진 것
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엘리엇은 2018년 4월 대표 펀드인 엘리엇어소시에이츠와 자회사 포터캐피털을
통해 현대차그룹 핵심 3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어 현대차와 현
대모비스 간 합병을 요구하고, 8조3000억원에 달하는 초고배당을 제안하며 경영
개입을 본격화했다. 지난해 3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 엘리엇이
제안한 사외이사 선임과 배당 안건 등은 표 대결 끝에 모두 부결됐다. 엘리엇은
주총 표 싸움에서 패배한 뒤 “현대차의 발전을 위해 더 큰 역할을 하겠
다”고 공언하면서 한편으론 퇴로를 모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올 주총에
서 다시 표 대결을 벌이더라도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현
대차 주가가 다소 오른 시기를 틈타 손실을 감수하고 팔아치웠다는 분석이다.&
#39;엘리엇 리스크' 2년 만에 벗어난 현대차…'경영 불확실성&#
39; 걷혔다
엘리엇, 현대자동차그룹 3社 지분 전량 매각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기아자동차 보유
주식을 전량 매각한 것은 더 이상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
이라는 게 투자은행(IB)업계의 분석이다. 추가 공격할 ‘명분’이 부
족한 만큼 그동안의 투자 손실을 최소화해 ‘실리’를 챙기겠다는 계
산이 깔려 있다는 얘기다.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앞두고 최대 악
재였던 ‘엘리엇 리스크’를 털어낼 수 있게 됐다.

2년 만에 백기 든 엘리엇

엘리엇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갑자기 끼어든 건 2018년 4월 4일이다.
현대차그룹이 같은 해 3월 현대모비스의 일부 사업부문을 떼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시키겠다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놓은 직후였다. 당시 엘리엇은 지배구조
개선 및 자본 관리 최적화, 주주환원 등에 대한 추가 조치를 요구했다. 엘리엇
은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3개사의 보통주를 10억달러(약 1조
1000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때만 해도 엘리엇이
‘탐색전’을 벌이는 것인지 ‘전면전’에 나선 건지 불
분명했다.

‘본색’을 드러낸 건 보름쯤 지난 뒤였다. 같은 달 23일 현대차그룹
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대놓고 ‘반기’를 들었다. 현대차와 현대
모비스를 합병한 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복잡한 지배구조를 간소화하라고
요구했다. 배당 확대 및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한 주주환원 규모 확대도 주장했다
.

후폭풍은 작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은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 등 국내외
투자자들의 ‘반대’에 맞닥뜨렸다. 결국 같은 해 5월 29일로 잡았던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일부 사업부문 분할·합병을 위한 임시 주
주총회를 전격 취소했다. 엘리엇에 발목이 잡히면서 주총 ‘표 대결&rsqu
o;에서 이기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엘리엇은 같은 해 9월 추가 공세에 나섰다. 현대모비스를 애프터서비스(AS) 부
문과 모듈·부품 부문으로 쪼개 각각 현대차,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3월 주총을 앞두고선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주총에서 위임장 대결을 선
언했다. 주주제안 형식으로 배당 규모를 확대하고, 자신들이 선정한 인물을 사
외이사에 앉히라고 했다.

‘2차전’ 결과는 달랐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완승&rsqu
o;이었다. 주총에서 각사의 배당 및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모두 이사회 원안대
로 통과됐다. 업계에선 엘리엇의 자승자박이란 평가가 나왔다. 엘리엇이 무리한
배당을 요구한 데다 이해상충 논란이 있는 인물을 사외이사로 앉히려다 시장의
반발을 샀다는 평가가 나왔다.

“명분·실리 없다고 판단한 듯”

지난해 주총에서 쓴맛을 본 엘리엇의 행보는 바뀌기 시작했다. 더 이상 표 대결
을 통해 현대차그룹 계열사 주총에 영향력을 미치긴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분석
이다.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돈’이었다. 엘리엇은 현대차 등 3개 계열사
의 지분을 더 늘렸다가 주가 하락으로 큰 손실을 봤다. IB업계는 엘리엇이 한때
전체 투자금의 30%가량인 5000억원 안팎의 평가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
다. 현대차 주가가 2018년 초엔 15만∼16만원대였는데 최근엔 12만원대 전후
다.

IB업계 관계자는 “엘리엇이 끼어든 뒤 주당 9만원대까지 떨어졌던 현대차
주가가 최근 13만원 가까이 회복하면서 어느 정도 손실을 만회하자 철수를 결
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엘리엇이 지난해 말 매각 당시 보유한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지분은 각각 2.9%, 2.6%, 2.1%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미래 신사업 투자를 확대하고 비전을 구체화하면서 공격할
명분이 없어 지분을 뺀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엘리엇은 그동안 현대차와 현대
모비스에 쌓여 있는 수조원의 이익잉여금을 기업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찾거나 주주들에게 환원하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지
난해 글로벌 톱3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업체인 앱티브와 손잡고 2조4000억원
을 투자해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하는 등 적극적 행보에 나서면서 엘리엇으로선
‘할 말’이 없게 됐다는 분석이다.

엘리엇이 철수하면서 그간 현대차그룹을 짓눌렀던 최대 악재가 해소됐다는 진단
이 나온다. 엘리엇이 발을 빼면서 현대차그룹의 미래 신사업 투자에 속도가 더
붙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향후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중장기 투자와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앞두
고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채연/장창민/도병욱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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