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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하락장'서 지분 늘리는 오너家
한국경제 | 2020-04-10 19:21:32
[ 박재원 기자 ] 코로나발(發) 충격으로 주가가 요동치자 상장사 오너가(家)들
이 주식시장에 일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배력 강화, 경영권 승계 등 이
유는 다양하지만 폭락장을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경험상 알아차린 저가 취득 기회”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장녀 박주형 금호석화 상
무는 이달 들어 금호석화 주식 7918주를 매입했다. 5억원어치 규모다. 연초 7만
6000원이던 금호석화 주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
식시장이 폭락하면서 지난달 4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재계에서 박 상무의 행보는
관심의 대상이다. 금호가(家)에서 여성이 경영에 참여한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 박 회장은 그간의 금기를 깨고 2012년 박 상무에게 현금을 증여해 금호석화
지분을 취득하도록 했다. 올 들어서도 꾸준히 지분을 늘려온 박 상무에게 현재
주식시장은 절호의 기회다. 연초 7만4000원대에 금호석화 주식을 매입한 것에
비하면 훨씬 낮은 가격으로 지분율을 높일 수 있어서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 SK네트웍스 전략기획실장도 급락장을
활용해 SK 지분을 다시 확보하고 있다.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그는 약 62억원
을 들여 SK 주식 3만7366주를 주당 16만원대에 샀다. 지난달에도 3만4021주를
매수했다. 보유하고 있는 SK 지분은 45만9689주(지분율 0.65%)로 늘었다. 최태
원 SK그룹 회장에게서 2018년 SK 주식 48만 주를 증여받은 이후 최 상무는 매수
와 매도를 반복하고 있다. 지금은 매수 타이밍이라고 본 셈이다. 연초(25만800
0원) 대비 36%가량 빠진 금액에 매입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l
dquo;오너가들이 경험적으로 현재 주가가 비교적 낮은 수준이라고 판단해 저가
취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급락장 뛰어든 이유는 제각각

주식시장에 미친 코로나19 충격파를 활용하고 있는 오너가들의 이유는 각양각색
이다.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은 주주가치 제고와 책임경영 차원에서 지난달 말
한솔홀딩스 주식 238만5314주(약 68억원어치)를 매수했다.

사조그룹과 노루그룹은 승계에 활용하는 모양새다. 사조그룹 3세인 주지홍 사조
산업 부사장은 지난달 23일 사조산업 주식 6600주(약 1억4000만원어치)를 사들
였다. 주 부사장이 주식을 매입한 이날은 사조산업 주가가 지난달 19일(1만895
0원)을 제외하고 최근 1년 새 가장 낮은 날이었다. 작년 3월에만 해도 사조산업
주가는 5만3000원 선에 거래됐다. 사조산업은 사조그룹의 지주사 격인 핵심 계
열사로 꼽힌다.

경영 수업 중인 노루그룹 3세 한원석 노루홀딩스 전무도 최근 노루홀딩스 주식
을 잇달아 매입하고 있다. 한 전무는 한영재 노루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한 전
무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노루홀딩스 주식 4만3771주(약 3억원어치)를 장
내 매수했다. 지분은 3.23%에서 3.55%로 늘었다. 한 회장에 이어 2대주주로서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효성가(家)는 미성년 자녀들 명의로 주식을 사들여 이목을 끌고 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딸 조인영·인서 씨는 지난달 30일 각각 효성 주식 131
0주를, 장남 조재현 씨는 870주를 매입했다. 2억원어치 규모다. 조 회장의 동생
인 조현상 효성 사장의 자녀인 조인희·수인·재하 씨도 같은 날
각각 870주를 매수했다. 주식을 매입한 당일 주가는 6만1300원으로 연초(7만63
00원)에 비해 16.7% 떨어졌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각 회사에서 시장 상황을 보고 철저한 준비
를 거쳐 적절한 시기에 주식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워낙
시장이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오너가가 움직인다고 해서
지금이 매수 적기라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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