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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종인 "집단소송제 찬성, 대주주 3%룰은 완화"
한국경제 | 2020-09-28 11:25:29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업들의 호소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지난
25일 국회 비대위원장실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업규제
3법’ 논란에도 불구하고 재계가 강력 반대하는 집단소송법 제정,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까지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과거 BMW, 폭스
바겐 같은 사태가 터졌을 때 다른 나라 소비자들은 보상을 받았지만 한국은 그
러지 못했다”며 제·개정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기업규제
3법’에 대해선 입법 과정에서 독소조항을 걸러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감사위원 분리선임 문제의 경우 대주주가 의결권을 3%만
행사하거나 주식을 산 지 1년도 안된 주주가 소수주주권을 행사하는 건 문제&r
dquo;라며 “대한민국 잘못되는 입법 안할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목
소리를 높였다. 감사위원 선임시 대주주의 의결권을 3% 이하로 제한하는 규제를
완화하거나 소수 주주권 행사시 주식 의무 보유기간(현행 6개월)을 늘릴 수 있
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한국의 미래를 위한 가장 큰 과제로는 ‘노동개혁’을 꼽았다. 김 위
원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해고의 경직성, 노동시간 규제 등이 전부 현
실과 맞지 않는 경직된 제도”라며 “이런 문제를 고치지 못하면 양
극화는 영원히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기업규제 3법’에 대한 찬성한 이후 보수 핵심가
치가 훼손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보수의 정체성은 무엇입니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게 보수
인지 되묻고 싶습니다. 보수도 시대 상황에 따라 변해야 지금까지 쌓아온 보수
의 가치를 지킬 수 있습니다. 보수의 아버지라 불리는 에드먼드 버크는 &lsquo
;프랑스 혁명의 성찰’이라는 책에서 ‘프랑스가 과격한 혁명으로 군
사력이 지배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영국은 시대의 변화
에 적응하면서 조금씩 변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어떤 게 옳은가요. 우리나
라에 이런 보수의 개념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과연 있나요.” ▷국민
의힘이 변화에 저항한다는 의미인가요.
“국민의힘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합니다. 정치 기반 자체가 무너질 수 있
어요. 지난 총선에서 야당은 서울에서 대패했습니다.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
121석 중 국민의힘은 20석도 못 건졌습니다. 역대 선거에서 야당이 이렇게 대패
한 적이 없습니다.”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30~40대 유권자를 봐야 합니다. 국민의힘에 대해 여전히 거부 반응을 보
이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정상적인 교육을 받아 기본적인 지식 수준이 높고 정
보 습득 능력도 앞선 사람들입니다.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의 전형적인 유권자
라고 할 수 있지요. 이런 유권자들의 지지를 못받으면 앞으로 정당은 성공할 수
없어요.” ▷핵심 보수 지지층은 자유시장경제를 지켜달라고 요구하고 있
습니다.
“경제학원론 첫 페이지에 시장 경제 원리가 나옵니다. 시장 기능이 제대
로 작동하려면 경쟁 매커니즘이 작동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시장 경제
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 지 잘 알아야합니다.” ▷최근 법무부가 입법예고
한 집단소송 ,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해야한다는 얘기인가요.
“범위를 어느정도 정하든 건 입법 과정에서 하게 될 것입니다. 과거 BMW
, 폭스바겐 같은 사태가 터졌을 때 다른 나라 소비자들은 보상을 받는데, 우리
나라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집단소송제가 없어서 보상을 받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배경입니다.&
rdquo; ▷소송이 남발될 우려도 있습니다.
“기업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상품을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면 그럴(
소송당할) 일이 없겠죠. 소비자를 속이려고 하니 두려운 겁니다.”▷&lsq
uo;블랙컨슈머’처럼 제도를 악용하는 소비자도 있습니다.
“제도적으로 다 보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의 ‘
기업규제 3법’ 내용 중 수정해야 한다고 보는 조항이 있나요.
“(상법 개정안의) 감사위원 분리선출에 ‘최대주주 의결권 3%이내
제한’이나 주식을 산 지 1년도 되지 않은 주주들이 소수주주권을 행사하
는 문제는 고쳐야 할 여지가 충분히 있습니다.(개정안에는 소수주주권 행사할
때 주식을 6개월간 보유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을 피할 수 있는 조항 신설) 주식
보유 의무 기간을 더 늘리는 방향으로 수정을 하면 됩니다. 대한민국 잘못되는
입법 안할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투기자본이 기업 경영권을
위협하는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큽니다.
“감사위원은 현재 자산규모 2조원 이상 대기업들의 경우 이사를 먼저 선
임한 후 그 중에서 감사를 뽑도록 돼 있어요. 사실상 대기업 오너가 감사를 뽑
아 기업의 감시가 제대로 안 되는 문제점이 생겨요. 감사위원 분리선임도 대주
주가 3%의 주주권만 행사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입법 과정에서 개선을
해야지 무조건 반대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힘을 찾
아온 경제단체장들에게도 그런 얘기를 했나요.
“엊그제 손경식 경영자총협회장 등 경제단체장들이 우르르 찾아왔길래 기
업하는 분들에게 ‘묻고 싶은 게 있다’고 했어요. 국가가 사회&mid
dot;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했을 때, 불공정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
을 때 기업들은 이를 진정시키려는 노력을 해 본 적이 있냐고 물었어요. 미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 ‘월가를 점령하자’는 시민들의 저항이 나
왔을 때 부호들이 직접 나서서 ‘세금은 부자들에게서 더 많이 걷으라&rs
quo;고 했습니다. 그런 사회가 균형 잡히고 안정된 사회입니다. 기업들도 맹목
적으로 (국가가) 기업들만 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아닌 지 되돌아 봐야 합
니다. 기업들이 실질적으로 투명 경영을 하고 사회적으로 국민들에게 지탄받을
일을 하지 않았다면, 이런 법 개정안은 다 필요가 없었겠죠.” ▷기업을
개혁해야 한다는 생각은 언제부터 갖게 됐나요.
“기업들이 시장 경제와 법을 잘 지키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기업인들 중에는 ‘법을 잘 지키지 않아도 된다, 예외적으로 (법으로부터
)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삼성이 왜 최순실 같은
사람을 포섭해서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했나요. 대한민국의 일류 기업, 국
제사회에서 인정받는 기업이 뭐가 아쉬워서 그런 짓을 해서 국민들한테 지탄을
받았느냐는 말입니다.” ▷대기업들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정치권력과 결
탁해야 할 필요성이 사라졌어요.
“대기업 오너 때문만은 아닙니다. 기업의 시스템이 과거에 해온 대로 지
속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언론을 보면 김종인이란 사람이 과거 수십년 전 사고
에서 사로잡혀 있다는 비판을 하더군요. 솔직히 다른 사람들은 ‘재벌 개
혁’, ‘재벌 해체’라는 얘기를 많이 했지만 저는 한번도 그런
단어를 써 본 적 없습니다. 재벌을 어떻게 개혁하고 해체합니까. 현실은 인정
해야 합니다. 다만 경제력을 가진 대기업도 최소한 국가가 정한 룰과 우리사회
의 관행은 제대로 지켜야 합니다. 조지프 슘페터는 ‘국가가 정한 법과 제
도를 지키면서 이윤을 많이 추구하는 기업인은 사회적인 책임을 다했다’
고 했어요.” ▷위원장이 생각하는 ‘경제민주화’와 민주당이
주장하는 ‘경제민주화’가 다른 것 같습니다.
“민주당을 한번 경험해 봐서 하는 이야기인데 민주당은 늘 딴 생각을 하
는 사람들입니다. 이 사람들이 왜 갑자기 이런 법안을 제출했는지 저도 의아하
게 생각하고 있어요.” ▷‘딴 생각’이라고 하면.
“민주당은 기본적으로 20대 국회에서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을 처리할 의
도가 전혀 없었습니다. 갑자기 저렇게 나오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지 않겠습니
까.”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기업규제 3법’에 대해 반대 목
소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제가 ‘당의 정체성 반하는 일을 한다’, ‘시장 경제와
자본주의에 역행한다’고들 하더군요. 하지만 왜 그런 지 구체적으로 설
명을 하지 않습니다. 언론을 보고 ‘등 떠밀리 듯’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법률안도 다 읽어보지 않는 사람들이 피상적으로 얘기를 하는 데 제가
어떻게 동의를 하겠습니까.” ▷‘경영권 방어’를 위한 제도
적 장치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는데.
“사실 한국 경제에서 가장 큰 문제는 노동법을 근본적으로 고치는 일입니
다. 경제단체들이 이런 얘기는 전혀 하지 않고 있어요. 민주당도 그렇습니다.
국회의 의석을 180석 가까이 차지했으면 국가의 미래를 위해 관련 법과 제도를
고치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노동개혁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앞으로 그런 얘기를 적극적으로 하려 합니다. 한 편에는 기업의 투명성
문제가 있고 다른 한편에는 노동문제가 심각합니다. 전 세계 기업이 4차 산업
혁명의 영향을 받고 있는 과정에 노사 문제는 정말 간단치 않은 이슈예요. 제가
한국의 노동 문제를 여러 번 고치려고 했는데 한번도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정
치권이 힘이 있을 때 그런 개혁을 해야 하는데, 여당의 책임있는 정치인은 아무
도 그런 얘기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노동 관련 법과 제도에선 어떤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보나요.
“정규직과 비정규직 문제가 가장 심각합니다. 그 다음 소위 해고의 경직
성, 노동시간 규제에요. 전부 기업의 현실과 맞지 않는 경직된 제도들입니다.
현 정부가 양극화 해소에 앞장서고 있지만 정규직과 비정규직 문제를 풀지 못하
면 양극화를 해결할 길이 없습니다.” ▷실제 ‘노노 갈등’도
심화되고 있습니다.
“한 기업에서 임금 코스트(비용)는 대개 상한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
건비가 전체 비용의 20%라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20%에서 임금을 나눠 갖는 구
조입니다. 정규직이 양보하지 않으면 비정규직이 많이 가질 수가 없어요. 노조
시스템도 잘못돼 있어요. 산별 노조가 아닌 기업별 노조 체제에선 노조에 가입
된 직장인은 죄다 정규직입니다. 노사 협상이 정규직에 유리한 방향으로 흐르는
이유죠. 이 문제를 고치지 않고선 양극화를 해소할 수 없습니다.” ▷앞
으로 1년6개월 후 대선이 있습니다. 차기 대통령은 어떤 자격을 갖춰야 할까요
.
“당면 과제를 보세요. 첫째 세계가 개방화됐습니다. 외교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사회가 굉장히 다양해졌습니다. 다양성을 인식
하고 이해 관계를 조정할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국민을 먹여살리려면 경제에
대해서도 조예가 있어야 합니다. 나라의 미래를 대비하려면 교육에 대해서도 철
학을 가져야 겠죠.”▷야당에 대선 후보가 너댓명 있다고 했는데.
“당 내에도 있고 당 밖에도 있어요. 그걸 지금 얘기할 수는 없죠.&rdquo
; ▷서울, 부산 시장 재보궐 선거도 눈앞에 왔습니다. 후보자들을 많이 만난다
는데.
“소문처럼 많지는 않습니다. 이건 말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 유권자들이
정치권에 대해 신뢰를 하지 않아요. 민주당, 국민의힘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서울 시민이 제대로 수용할 수 있는 그런 후보자를 찾아야 합니다.”▷박
근혜, 문재인 대통령에게 ‘두 번의 배신을 당했다’고 책에 썼습니
다. 어떤 교훈을 얻었나요.
“1963년 할아버지인 가인 김병로 선생님의 비서 역할을 하면서 정치를 배
우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윤보선이 붓글씨로 ‘대통령 후보자나 당의 요직
을 맡지 않겠다’는 친필 각서를 보내와서 야당 통합이 시작됐어요. 결국
윤보선은 대통령 선거에 나가서 박정희에게 대패했지요. 당시 할아버님은 &ls
quo;정치인의 각서는 효력이 없다’고 말씀하셨어요. 정치인은 급할 때 내
장을 빼줄 것 처럼 하지만 목표가 달성되면 안면을 싹 바꿉니다. 제 나이 스물
네살 때 깨달은 교훈이 지금도 유효합니다.” ▷초심을 지켜야 한다는 의
미인가요.
“최소한 한 나라의 최고통치자는 정직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런데 정
직성도 없으니…” ▷독일의 ‘철혈 재상’ 비스마르크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합니다. 본인이 그런 역할을 맡고 싶은 건가요.
“5년 단임 대통령제에선 취임 후 2~3년이 지나면 레임덕이 오는데 어떻게
할 수 있나요.(웃음) 비스마르크는 철저한 보수주의자이면서 근대 사회보장제
도의 근간을 도입했습니다. 19세기 후반 건강보험, 산업재해보험, 노령연금, 장
애인연금보험 등 세계 최초의 혁신적인 복지제도를 잇따라 도입했습니다. 당시
반기를 들던 자본가들에게 “기업가들이 지금 정부에 협조하지 않으면 앞
으로 사회 불만을 가진 노동자들이 들고 일어나 기업인들을 공격할 수 있다&rd
quo;라고 하며 설득했습니다. 의회 역할을 완전히 무시한 반민주주의자였던 비
스마르크가 후대 사람들에게도 영원히 기억되는 이유입니다.”

좌동욱/고은이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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