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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일류 아니다" 日고문 지적에 이건희 회장 2달 350시간 회의
파이낸셜뉴스 | 2020-10-25 21:11:06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1993 신경영
[파이낸셜뉴스] 1993년 6월 4일 당시 이건희 삼성 회장은 일본 도쿄에서 경영 현장을 지도해 온 일본인 고문들과 삼성이 지닌 문제점들에 대해 회의를 했다. 새벽까지 이어진 회의에서 이 회장은 디자인 수준을 어떻게 올려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당시 삼성전자 정보통신부문 디자인부서를 지도했던 후쿠다(福田) 고문은 삼성전자에서 4년간 근무하면서 보고 느낀 점을 이야기했다.

그는 "일류상품은 디자인만으로는 안 되고 상품기획과 생산기술 등이 일체화되어야 하는데, 삼성은 상품기획이 약하다"라며 "개발을 해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시장에 물건을 내놓는 타이밍도 놓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그간 이 회장이 숱하게 지적하며 고치기를 강조해온 고질적 업무 관행이기도 했다.

■프랑크푸르트 신경영.."나 자신부터 변해야"
이 회장은 도쿄에서 프랑크푸르트로 향하는 기내에 함께 탔던 사장단에게 이 사실을 이야기하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논의하게 했다. 그 논의는 프랑크푸르트에서도 이어졌다.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한 이 회장은 세탁기 조립 설비에서 직원들이 세탁기 덮개 여닫이 부분 규격이 맞지 않아 닫히지 않자 즉석에서 덮개를 칼로 깎아 내고 조립하는 모습이 담겨 있는 품질 고발 사내방송 프로그램 비디오테이프를 받아 보고 또 다른 충격을 받았다.

마침에 1993년 6월 7일 이 회장은 비장한 각오로 임원과 해외주재원 등 200여 명을 프랑크푸르트 캠핀스키 호텔로 불러 모아 새로운 삼성을 여는 회의를 주재했다.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꾸라"라는 이 회장의 명언은 여기서 나온 것. 당시 이 회장은 사장단 회의를 하고 국가도 기업도 개인도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고 강조하고, 회장 자신부터 변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삼성은 이제 양 위주의 의식, 체질, 제도, 관행에서 벗어나 질 위주로 철저히 변해야 한다"라면서 삼성 신경영을 선언했다.

■신경영..숨가쁜 2달간의 대장정
신경영 선언 이후, 주요 임원들은 프랑크푸르트로 긴급 소집됐다. 이때부터 신경영을 전파하기 위한 회의와 교육이 숨 가쁘게 이어졌다.

6월 24일까지 프랑크푸르트, 스위스 로잔, 영국 런던에서 이건희 회장이 주재하는 회의와 특강이 이어졌다. 7월 4일부터는 일본에서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로 옮겨가며 8월 4일까지 회의와 특강이 계속됐다.

삼성 관계자는 "프랑크푸르트 선언 이후 이렇게 2개월에 걸친 긴 여정을 통해 삼성의 신경영 철학은 세계화의 현장에서 제시되고 퍼질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1993년 6월부터 8월 초까지 프랑크푸르트에서 도쿄에 이르는 대장정을 통해 이건희 회장은 사장단, 국내외 임원, 주재원 등 연인원 1800여 명을 대상으로 회의와 교육을 실시했다. 임직원들과 나눈 대화시간은 350시간에 달했으며, 이를 풀어 쓰면 A4 용지 8500매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었다.


#일본 #삼성그룹 #별세 #이건희회장 #타계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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