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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라이더 이직했다고 1억8천만원 내놔라? '노예계약 논란'
한국경제 | 2020-10-30 15:52:29
한 배달대행 업체가 다른 업체로 이직한 배달원(라이더)을 상대로 1억8000만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3년간 동종업계에서 일할 수 없다'는 계약
조항을 어겼다는 이유다. 배달원들 사이에선 "명백한 불공정 계약으로 이
직을 제한했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30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배달대행 업계 1위인 '생각대로'의 서울 강남
지역 A지점장은 최근 라이더 조모씨를 상대로 "1억8000만원 규모의 손해를
배상하라"는 내용의 소송을 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조씨는 서울시 송파구에서 소규모 배달대행 업체를 운영
하고 있었다. 그러다 2018년 업계 1위 생각대로와 가맹점 계약을 맺고 약 1년
간 생각대로 A지점장으로 일했다.

이듬해 생각대로 측은 조씨에게 A지점 인수를 제안했다. 하지만 조씨는 본인이
직접 지점을 꾸려나가겠다는 의지로 이를 거부했다. 몇 차례의 제안이 이어졌
지만 조씨의 거절이 계속되자 생각대로는 인근에 B지점을 세웠다. 결국 조씨는
4개월 만에 B지점장에게 영업권을 넘기는 계약을 맺었다. 현재 A지점과 B지점
은 통합돼 관리되고 있다.

조씨의 발목을 잡은 건 지점 매매 과정에서 작성한 계약서 내용이다. 조씨는 A
지점을 6000만원에 팔았는데 계약서에는 '양도 후 3년간 생각대로 남부지원
센터의 사전 서면동의 없이는 동종이나 유사업체에서 일할 수 없다'는 조항
이 포함됐다.

조씨는 지점 영업권을 넘긴 이후 한동안 생각대로 소속 라이더로 근무했다. 하
지만 지점과 갈등이 생기면서 이직을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조씨는 "어느
순간 회삿돈을 횡령했다는 알 수 없는 소문이 돌았다"며 "이후 라이
더 앱 계정이 정지되면서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생각대로에서 일할 수 없게 된 조씨는 결국 다른 대행업체를 찾아 라이더 일을
시작하게 됐다. 그러자 조씨에게 지점을 인수한 생각대로 B지점장이 계약 조항
을 근거로 문제를 제기했다.

생각대로 B지점장은 소장에서 조씨가 계약 사항을 어긴 만큼 계약서에 명시된
'사업권 양도대금의 3배'를 위약금으로 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도대금 6000만원의 3배인 1억8000만원을 물어내고, 다 갚는 날까지 연 12% 이
자를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생각대로 측은 "지점과 라이
더 개인간 분쟁"이라며 "본사가 관여한 건 없다"고 선을 그었다
.

법조계에선 계약 자체가 양도인의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한 만큼 불공정 거래에
해당할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안희철 법무법인 디라이트 변호사는 "
과도한 수준의 겸업 금지와 위약금 조항처럼 보인다"며 "직업 선택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범해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배달 대행업계의 불공정한 계약 문제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과 라이더유니온,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등은 이달 초 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불공정 계약 근절을 촉구하는 합의문에서 "라이더를 노동
자로 인정하고 공정한 계약 체결의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각대로는 전국에 880여개 지점을 운영 중인 업계 1위 배달대행 업체다. 최근
에는 네이버와 6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놓고 협의를 진행 중이다. 네이버는 배달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물류에서 발생하는 빅데이터의 활용 가치를 높이 평가하
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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