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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무신사 “경쟁 플랫폼에선 물건 팔지 마세요”…갑질 논란[마켓인사이트]
한국경제 | 2021-03-04 15:19:24
≪이 기사는 03월03일(16:3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1위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일부 브랜드에 특정 경쟁사에 입점할
경우 거래를 중지하겠다 통보해 논란에 섰다.

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무신사 측은 지난 2월말 일부 입점 브랜드들에 "
;브랜디, 에이블리, 브리치등 도매상품 취급 플랫폼에 입점·판매하는 브
랜드들은 무신사 브랜딩에 손실을 입히는 것이라 판단돼 거래를 중지할 예정이
다"라는 내용을 공지했다.

무신사 측의 공지를 전달받은 브랜드들은 대응 방안을 두고 고심 중이다. 스
트릿 패션 브랜드사, 글로벌 남성 패션 브랜드사 등 복수의 브랜드는 기존 입점
한 플랫폼들에 해당 사유로 계약을 해지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공문을 통해
거론된 업체는 브랜디 등 3곳이지만 이외 ‘도매상품 취급 플랫폼&rsquo
;으로 대상을 열어뒀다보니 대다수 온라인 의류플랫폼에도 입점사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패션플랫폼 업계에선 "무신사가 경쟁 플랫폼의 매출 상위 브랜드들만 골
라서 자사 플랫폼에 독점적으로 공급하도록 유도한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무신사 외 패션플랫폼 업체들을 통해 점차 인지도를 넓혀가는 브랜드
들이 대상이 된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무신사는 이같은 논란에 대해 "무신사에 입점한 브랜드 가치 보호를 위해
비브랜드 상품을 주로 다루는 플랫폼 입점 여부를 (자사의) 브랜드와 비브랜드
를 구분하는 기준 중 하나로 적용할 예정"이라며 "경쟁사 입점을 제
재하는 것이 아닌, 무신사에 입점한 브랜드의 권리와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최
소한의 노력"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업계에선 의류 플랫폼 내 무신사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이번 조치로 중소 패
션 플랫폼들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무신사는 지난해
연간 거래액만 약 1조4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1위 패션플랫폼이다. 2018년 450
0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3년여만에 3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월 활성이용자(MAU)만해도 345만명(지난해 10월 기준)에 육박한다. 이를 기반
으로 세콰이어캐피탈 등 글로벌 VC들로부터 투자유치를 받아 2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수혈하면서 실탄도 갖췄다. 의류 브랜드업체에겐 네이버·카카오
못지 않은 영향력을 보인 ‘플랫폼 공룡’으로 성장한 셈이다.

무신사의 타깃이 된 에이블리, 브랜디 등 패션플랫폼들이 에이티넘인베스트먼
트, KDB넥스트라운드, LB인베스트먼트 벤처캐피탈(VC)등의 초기 투자를 받아 시
장에 정착한 업체들인만큼 해당 논쟁은 투자업계로도 번지고 있다. 초창기엔 각
패션플랫폼들의 특화 분야가 서로 달랐지만 회사가 성장하면서 '종합 패션
서비스'로 외연이 넓혀지고 서로 시장이 충돌하는 현상이 시작됐다는 평가
다.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의류 플랫폼 특성상 ‘브랜드 독점력’이 곧
경쟁력이란 점에서 유사한 사례가 반복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플랫폼의 기
업가치 책정은 수익성 보다는 방문소비자와 거래액을 기반으로 이뤄진다. 무신
사 주주들은 기업공개(IPO)·매각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려면 해당
지표들의 성장세를 꾸준히 증명해야 한다. 무신사는 2023년 이전에 IPO를 목표
로 하고 있다.



추후 공정거래위원회 등 규제당국이 해당 사안을 들여다볼 가능성도 제기된다
. 공정거래법 3조(시장지배적남용금지), 23조 불공정행위(구속조건부 거래) 등
위반 여부도 추후 문제 소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공정거래 전문 변호사는 "무신사가 포함된 시장을 의류 플랫폼으로
볼 지 전체 이커머스로 볼 지 등에 따라 '시장지배적 지위' 여부가 갈
릴 수 있다"라며 "무신사가 '자사 브랜드 강화' 목적을 내
건 점도 자사의 경영상 선택일 뿐 상대방(입점플랫폼)의 거래 자유를 제한하지
않았다는 명분으로 활용할 목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공정위도 ‘온라인 플랫폼 중개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정안
’을 발표해 온라인 매출 100억원 이상 또는 거래액 1000억원 이상인 기업
에 대해 별도로 규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해당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무신사도 제재 대상에 포함된다. 공정위는 상반기까지 플랫폼 분야 시장 획정
, 플랫폼 사업자 독점력 남용행위 판단 기준 등을 구체화한 심사지침도 올해 상
반기 내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다수의 커머스 스타트업에 투자한 한 대형 VC 대표는 "커머스라는 영역
자체가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보니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현상이지만 결코 바람
직하게만 보긴 힘들어 보인다"며 "구글이 초창기 '악해지지 말자
'는 모토를 내세웠지만 끊임없이 불공정 경쟁 논란이 이는 것과도 같은 맥
락"이라고 말했다.

차준호 /황정환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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