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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최서원(최순실) "은닉재산? 찾으면 교도소 기부" 첫 옥중 인터뷰
한국경제 | 2021-03-05 12:42:02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18년을 선고받아 청주여자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최서원(65·개명 전 최순실)씨가 여권 일부에서 계속 제기하는 은
닉재산 의혹에 대해 "허무맹랑한 소설"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교도
소 생활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며 "은닉재산이 어디에 있는지 밝혀주면 열
악한 구치소와 교도소에 기부하고 싶다"고도 했다.

최 씨는 <한경닷컴>과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히며 "(이번 인터
뷰로)그동안 일부의 잘못된 인식으로 시작된 국정농단의 실체가 드러나길 바란
다"고 했다.

최 씨는 수감 후 옥중 회고록과 서신 등을 통해 본인의 입장을 일부 밝힌 적은
있지만 언론과 질의응답 형식의 인터뷰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인
터뷰는 서면 질의에 최 씨가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최 씨는 15매 분량의 편지지를 자필로 빼곡히 채워 보내왔다. 은닉재산 논란에
대한 자신의 입장 외에도 교도소 생활에 대한 고충, 딸(정유라)이 사회적 지탄
을 받는데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재판 결과에 대해서도 반성이나
수긍하는 대신 억울하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최 씨는 본인에게 적용된 수많은 혐의 중 인정하는 대목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전 남편 정윤회 씨 등과 관련한 민감한 내용
에 대해서도 "향후 입장을 밝히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은닉재산 없다" 주장..."뱀 악어 넣으라니" 안민석 비판

최 씨는 인터뷰를 통해 여권 일각에서 계속 제기되고 있는 은닉재산 의혹에 대
해 강한 어조로 부인했다. 최 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 재산이 자신과 딸에
게 승계되었다'는 주장은 허무맹랑한 소설이라며 "재산이라곤 유치원
을 하던 미승빌딩을 팔아 추징당하고 양도소득세를 내고 남은 돈으로 산 집(정
유라 거주 중)이 전부"라고 주장했다.

최 씨는 "(은닉재산이라는)그 돈이 어디에 있는지 밝혀주기 바란다. 그 돈
을 찾으면 이 열악하고 어려운 구치소와 교도소에 기부하고 싶다"고 했다
.

최 씨는 특히 작심한 듯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겨냥해 의원이라는 호칭도
뺀 채 비판을 이어갔다.

최 씨는 "안민석은 자기 정치의 흥행을 위해서 유독 저희 딸만 괴롭혀 그
아이의 삶을 망가뜨렸다"며 "안민석은 제 방에 뱀, 악어를 넣으라는
게 국민 정서라고 했는데 사회주의에서나 할 수 있는 만행적 독설로 우리 가족
을 힘들게 한 것에 대해 사죄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앞서 최 씨는 2019년 자신의 은닉재산이 수조원이라고 언급한 안 의원을 허위사
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지난달 고소인 자격으로
조사도 받았다. 그러자 안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
S)에 "재산을 은닉하거나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적이 없다는 최 씨의 주장
은 모두 거짓"이라고 반박했다."교도소에서 역차별 받는다" 불
만도
최 씨는 최근 근황에 대해 "2020년 10월 28일 새벽에 동부구치소에서 어깨
관절 부위의 회전근개 근육이 파열돼 3번 수술 후 팔 부목을 하고 청주여자교
도소로 이송하여 한동안 통증으로 고생을 했다"며 "여기로 온 이후
코로나로 인해 접견이 2주에 한 번만 이루어져서 그리운 딸과 손자도 한참 동안
못 봤다"고 했다.

최 씨는 "이 먼길을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어린 딸의 모습이 안쓰럽고 가
슴이 아파 보고도 안 본 것만 못한 가슴 저린 날들"이라며 "절대 운
동시간의 부족으로 많은 사람들이 근육 감소로 고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

최 씨는 교도소 생활에 대한 불만도 제기했다. 최 씨는 "영양 부족으로 손
과 손톱이 다 갈라졌다. 아무리 바세린 같은 걸 발라도 소용이 없다"며 &
quot;특히 겨울에 빨래를 (직접 손으로)하는 것이 제일 힘들다. 4명과 같이 방
을 쓰는데 저는 주로 화장실 청소를 한다. 화장실 청소를 하고 나면 아픈 허리
가 잘 안 펴져서 이리저리 파스 붙이고 다친 팔 통증 연고를 바르는 게 일상&q
uot;이라고 했다.

최 씨는 "사람들이 제가 교도소에서 특혜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저
는 특혜는커녕 오히려 역차별을 받는 편"이라며 "청주여자교도소는
장기복역자와 살인 등의 인사 사고를 저지른 사람이 많이 있어 다른 곳보다 사
람들이 강하고 자기 성격들이 두드러져 힘이 든다"고 말했다.
판결 내용엔 여전히 "수긍 못해"

재판 결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억울함을 호소했다.

최 씨는 "저는 (K스포츠·미르)재단이나 정부 정책에 관여해 돈을
한푼도 만져본 적도, 받은 적도 없다. 그것은 재판에서도 밝혀진 사항이다. (재
판부는)묵시적 청탁이라고 했는데 이 재판은 심령술 재판이 아닌가 싶다"
고 주장했다.

재단을 사유화하려 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 재단에 제가 평소 오래
알고 있었던 분은 없었다. 차은택 씨가 추천한 사람이 많았다. 오히려 노무현
재단이나 DJ기념관 등 기타 재단들은 다 가까운 사람들이 (요직을)맡고 있지 않
느냐"고 따졌다.

자신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경제공동체라는 판결 내용에 대해서도 "자본주
의 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어떻게 박 전 대통령 돈이
제 것이 되고, 제 돈이 박 전 대통령 돈이 되나? 요즘 부부도 서로 자기 돈을
관리하는데 사회주의적 이념에서 나온 발상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최 씨는 "국정농단은 그야말로 기획 조작된 프레임에 불과하다"며 &
quot;재단을 공익적인 목적으로 만들었다는 입장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재단이
유지됐다면 많은 어려움 속에 있는 문화 '예술 '체육인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
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는 개인적으로 친분이 없는 몇 사람을 인사 추천한 게 전부&
quot;라며 "비선실세는 국민들을 선동하기 위해 만든 말"이라고 했다
.

박근혜 정부 시절 인사부터 정책까지 최서원 씨가 주도하고 박 전 대통령은 꼭
두각시에 불과했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박 전 대통령은 자기 신념과
정책이 확실하게 서 있는 분인 반면 저는 정치를 공부한 적도 없는 일개 시민
"이라며 "제가 박 대통령을 꼭두각시로 만들 의향이 있었다면 (정식
으로)청와대 직을 요구해 현 정부의 가신들처럼 검찰총장을 내리꽂고, 헌법의
가치를 무시하고 법치주의를 파괴하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우겨댔을 것&quo
t;이라는 논리를 폈다.
"박근혜 사면? 가능하겠나"
가석방이나 사면에 대한 기대는 없느냐는 질문에는 "박 전 대통령의 사면
이 이 정권에서 이뤄지겠느냐"며 "아마도 (여권이)자기 세력을 잃을
까봐 두려워 안 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최 씨는 현 정부에 대한 강한 비판도 쏟아냈다. 그는 "역대 대통령들의 수
감기간은 2년을 넘지 않았다. 그 이유는 통합정치와 그분들을 지지한 국민들에
대한 예우라고 생각한다. 분명 공과가 있지 않느냐"며 "그러나 문재
인 대통령은 한국 최초 여성 대통령, 그것도 부모를 총탄에 잃어버린 가슴 아픈
사연이 있는 분을 4년이란 긴 세월 동안 가둬놨다. 자기들의 지지세력만 보고
가는 일방통행 정권이다. 결단을 내릴 수도 없는 겁쟁이 정권"이라고 했
다.

최 씨는 "박 전 대통령께서 감옥에서 돌아가시는 경우 그 책임은 그들에게
있을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은 사면이 아니라 국민과 진실의 힘으
로 석방되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딸은 말 타다가 뼈 으스러졌는데..."
최 씨는 교도소 안에서도 주요 이슈를 챙기고 있는 듯했다. 입시부정에 연루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이 한국전력공사 산하 한일병원 인턴으로 합격한 것과
관련해서는 "얼굴이 두꺼운 건지 국민을 우습게 보는 건지 모르겠다&quo
t;고 비판했다.

최 씨는 "우리 딸은 초등학교 때부터 국가대표 선수가 되려고 새벽부터 저
녁까지 온통 넘어져 가면서 말을 탔다. 말에서 떨어져서 뼈가 으스러질 정도로
다쳐도 또 연습에 연습을 해서 국가대표 선수가 되고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다"며 "(조국 딸)조민이는 아무런 노력도 없이 '부모찬스
9;로 의사면허증을 받았다. 어찌 그런 사람이 대한민국에서 의사면허를 따고 취
업을 할 수가 있나"라고 했다.

최 씨는 "그런 아이(정유라)를 안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가대표도
허위로 딴 것이라며 공격했다"며 "그런데 조민이에게는 이 사회가 왜
이렇게 관대한지 물어보고 싶다"고 했다.

최 씨는 "우리 딸은 덴마크 감옥에 가둬서 어린 손자가 먼 이국땅에서 홀
로 떠돌게 만들었다. 그것도 모자라 어린 손자가 보는 앞에서 수갑을 채워 국내
로 이송한 것은 인권유린"이라고 주장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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