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시간 속보창 보기
  • 검색 전체 종목 검색

주요뉴스

[단독]P2P 열에 여덟 부실 나던 동산금융, 국민銀 IT로 잡았다… 부실률 '제로' 눈앞
한국경제 | 2021-03-08 16:16:12
화장품을 만드는 중소기업 A사는 지난해 자금난에 시달렸다. 8000여만원을 들여
덴탈 마스크 제조 시설을 새로 지었지만, 매출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았다. 국
민은행에서 마스크 설비를 담보로 동산 담보대출을 받고 숨통이 트였다. A사 관
계자는 "은행에서 담보를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으로 모니터링하는 조건
으로 담보 인정 비율을 기존 40%에서 60%까지 늘려주고 금리를 낮춰줬다&rdquo
;며 “연간 이자 비용을 1400만원 가량 줄이면서 큰 경영 부담을 덜었다&
rdquo;고 말했다.

국민은행이 동산 담보 대출에 IT 기술을 적용하면서 시장 영토를 빠르게 넓혀
나가고 있다. 재고 자산 등 동산 담보를 원격으로 관리·모니터링할 수
있게 돼 부실률도 2년새 20분의 1도 줄어들었다. 동산 담보 대출을 주로 취급
하는 온라인대출중개(P2P) 업체들의 부실률이 80%에 가까워진 것과는 상반된 모
양새다. 부동산담보 대출 시장이 위축되면서 은행들이 올해부터 동산 담보 대출
에 더욱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IoT로 담보 이상 감지한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지난 1월 기준 동산 담보 대출 부실률(고정이
하여신 비율)은 0.2%을 기록했다. 2018년 12월(4.2%)에 비해 2년새 20분의 1로
줄었다. 같은 기간 동산담보대출 잔액은 320억원에서 2200억원으로 7배 가량
늘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IT기술을 적용한 동산담보 사후관리
플랫폼을 구축한 이후 동산 담보 대출액은 늘고, 부실률은 급격히 줄었다&rdq
uo;고 설명했다.

동산금융은 케이블카, 크레인, 원자재 등 기업의 동산을 담보로 하는 대출이
다. 부동산 등 자산이 없거나 신용이 낮은 중소기업들 위주로 수요가 있지만,
몇년 전까지만 해도 은행은 취급을 꺼려 왔다. 기업이 동산 담보를 몰래 처분하
는 등 담보 가치가 훼손돼 부실이 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한국P2P금융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P2P업체의 동산담보 대출 1820억원 중 연체율은 7
9%에 달했다. 담보를 잡고 돈을 내주고도 열에 여덟은 돌려받지 못했다는 얘기
다.

국민은행은 IT 기술을 활용해 이런 맹점을 극복했다. 지난해 4월 KT와 협약을
맺고 기업의 동산 담보를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을 만들었
다. 담보의 위치와 상태를 추적하기 때문에 무단으로 옮기거나 훼손할 수 없다
. 이상이 발생하면 KT텔레캅이 즉시 출동한다. 은행은 지난달 은행권 최초로 동
산 등기부 디지털 열람·관리 시스템도 구축했다. 또 재고 자산에는 QR코
드를 부착, 수량을 정기적으로 파악해 별도 관리한다는 설명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이점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과거에는 동산 담보 인정 비율이
30~40%에 불과했지만 최대 60% 안팎으로 높아졌다. 대출 금리도 연 1%포인트
이상 줄일 수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인터넷 전자등기 시스템
을 구축해 동산담보권을 설정할 때도 전자 설정 계약 시스템을 사용하고, 비대
면 대출 상품까지 출시하는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동산 대출 경쟁 본격화될듯”

은행권에서는 올해부터 동산 대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
존에는 국책은행 위주로 이뤄져왔지만, 시중은행들도 앞다퉈 관련 인프라 투자
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은행권이 취급한 동산담보대출
규모는 4207억41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1802억1400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은행 입장에서도 주택담보·신용대출 시장이 위축된 만큼 동산담보대출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 19 사태 장기
화로 중소기업들의 동산 대출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정부에서도
창업 기업 대출 등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r
dquo;이라고 내다봤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
com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시각 주요뉴스
  • 한줄 의견이 없습니다.

한마디 쓰기현재 0 / 최대 1000byte (한글 500자, 영문 1000자)

등록

※ 광고, 음란성 게시물등 운영원칙에 위배되는 의견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