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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머니의 미국 기술기업 사냥…그 뒤에 숨은 중국의 '군사 굴기'
한국경제 | 2017-03-24 19:18:20
[ 박진우 기자 ] 미국 보스턴에 있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뉴렐라. 이 기업의 맥스 베르사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6월 미 공군 측에
투자를 요청했다가 퇴짜를 맞았다.

낙담한 그에게 누군가가 손을 내밀었다. 중국 기업 하이인캐피털이 선뜻 12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나섰다.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
원장을 지낸 왕광잉이 명예회장으로 있는 에버브라이트그룹의 자회사다. &lsqu
o;붉은 자본가’로 불리는 왕 회장의 누이는 중국 공산당 1세대인 류사오
치(劉少奇) 전 국가주석의 부인이기도 하다.

미 국방부는 뉴렐라와 같은 첨단 스타트업에 대한 중국 기업 투자가 급증하고
있어 우려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투
자라는 명목으로 미국의 기술을 흡수해 군사력을 키우려 한다고 지적했다.

◆中 정부가 투자를 독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2일 백악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미 국방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참모들에게 이런 보고서를 올렸다고 보도했다. 이 소
식통은 “중국 지도부가 중국 기업에 인민해방군의 군사적 능력을 끌어올
릴 수 있는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중요 기술에 특화한 미국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하라고 독려했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는 “잠재적으로 중요한 기술을 중국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미
국 정부의 감시 능력이 부재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
가 안보상 이유로 중국 기업의 스타트업 투자에 따른 기술 유출을 경고하고 나
선 건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시장조사회사 로디엄그룹에 따르면 2013년 3220만달러이던 중국 기업(민간&mid
dot;국유기업 합산)의 미국 기술(자동차, 전자, 정보통신기술, 산업장비, 교통
분야 합산) 기업 인수액은 지난해 148억5100만달러로 급증했다. 460배 불어났
다. 이를 스타트업으로 한정시키면 중국 기업의 투자액은 2015년 99억달러에 달
했다. 전년보다 네 배 증가한 수치다.

◆스타트업 中투자 유치 경계령

미 국방부는 중국 기업의 투자 대상인 스타트업들이 군사적으로 응용될 가능성
이 높은 기술을 집중적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투자 대상 스타
트업이 보유한 기술은 AI, 우주선 로켓엔진, 자율항행 함선, 전투기 조종석 화
면 생산기술 등이다. 이들 기업 중 일부는 미국항공우주국(NASA) 등 정부기관과
도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스타트업 인수에 나선 중국 기업은 대부분 국유기업이나 중국 지도부와 연
관된 민간 기업이다. 지난해 플렉시블 액정 제조 프린터 기술을 보유한 미국 업
체 카티바는 이사직 세 자리를 넘겨주는 조건으로 원자바오 전 중국 부총리의
아들 원윈송이 소유한 레드뷰캐피털 등으로부터 88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이렇게 되면 경영에 간여할 권리를 가진 중국 기업이 스타트업에 중국 국영연구
소와의 파트너십이나 라이선스 계약 등을 강요할 수 있다는 게 NYT의 지적이다
. 이들 기업이 미국 스타트업의 사무실이나 컴퓨터에 대한 접근 권한을 이용해
기술개발 과정을 엿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민간 국방전문연구기관인 NDG
는 지난해 10월 ‘중국의 산업 및 군사로봇 개발’이라는 보고서에서
중국 기업이 인수한 스타트업의 기술이 잠재적으로 군사기술에 응용될 가능성
을 제기했다.

미 국방부는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가 외국 기업의 미국 스타트업 인수나 투
자도 안보상 의미를 고려해 적극 감시·감독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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