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조9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지난 2분기 잠정실적이 고꾸라진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선제적으로 나섰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8일 3조9119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매입 대상은 보통주 5688만8092주, 기타주식 783만4553주며 오는 9일부터 10월 8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매입한 자사주의 70% 가량인 2조8119억원은 소각할 예정이다. 남은 1조1000억원은 상여 등 임직원 보상에 사용된다. 구체적인 소각 계획 등은 이른 시일 내에 확정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약 1년간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날 자사주 매입은 이 방침의 연장선으로 2분기 실적이 악화하자 속도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매입했던 자사주 3조원 어치를 올해 2월 전량 소각했으며 지난 2월 매입한 3조원의 자사주 중 2조5000억원 가량은 조만간 소각에 나선다는 계획으로 자사주 소각 계획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이날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매출 74조원, 영업이익 4조6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시장의 전망치인 5조원을 하회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2분기 실적 악화는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 더해 반도체 사업 부문 부진이 이어진 것이 주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주가 하락 가능성이 점쳐지자 선제적으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내놓은 것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이다.

자사주 매입 소식은 일단 주가 하락은 방어하는 모습이다. 8일 오전 9시30분 기준 삼성전자의 주가는 6만1800원으로 전날 종가 대비 0.16%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