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시간 속보창 보기
  • 검색 전체 종목 검색

언론사별 뉴스

LG전자, "AI 냉각시대" 올인…"20조" 매출 정조준
비즈니스워치 | 2025-07-08 15:04:02

[비즈니스워치] 강민경 기자 klk707@bizwatch.co.kr

LG전자가 8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ES사업본부의 사업 전략방향과 AI 데이터센터향 HVAC 솔루션 등을 소개했다. AI 데이터센터 액체 냉각 솔루션인 'CDU(냉각수 분배 장치)'./사진=LG전자



AI 시대 에너지 인프라 판이 다시 짜이고 있다. LG전자가 고성능 칩 냉각 수요 급증에 대응해 HVAC(냉난방공조) 사업을 전면 재편, 데이터센터 중심의 압축 성장에 시동을 걸었다. 하드웨어 공급을 넘어 △현지 맞춤형 솔루션 △장기 유지보수 △구독형 서비스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2030년 매출 20조원 달성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CDU 첫 공개…'칩 냉각' 전쟁 선제 공격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수주를 전년 대비 3배 이상 확대, 시장보다 2배 빠르게 성장하겠습니다."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부사장)은 8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행사는 LG전자의 AI 기반 HVAC(냉난방공조) 통합 솔루션을 시연하고 사업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 부사장을 비롯해 오세기 ES연구소장(부사장), 배정현 SAC사업부장(전무) 등이 참석했다.



ES사업본부는 지난해 말 기존 생활가전(H&A) 사업에서 분리돼 출범한 독립 본부다. B2B 중심의 질적 성장에 속도를 내기 위한 조직 재편이었다. LG전자는 AI 시대에 필수 인프라인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을 선점하고, 2030년까지 HVAC 사업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날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인 '냉각수 분배 장치(이하 CDU·Coolant Distribution Unit)'*도 언론에 최초 소개됐다. 이 부사장은 "AI 팩토리 시대가 열리며 고성능 칩 냉각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CDU와 프리쿨링 칠러 등 핵심 기술을 앞세워 AI·클린테크 시대의 열 관리 인프라를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CDU(Coolant Distribution Unit): 열이 발생하는 서버나 고성능 칩을 액체로 직접 냉각하기 위한 '냉각수 분배 장치'. AI 데이터센터에 특화된 액체 순환 제어 솔루션이다. 냉각수의 공급·회수·열교환·안전 모니터링을 통합 수행하며 고성능 칩을 안정적으로 냉각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CDU는 올해 하반기 신뢰성 검토를 마치고 내년부터 본격 공급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그는 "엔비디아·서버 제조사·글로벌 빅테크 등 생태계 전반과의 PoC(개념검증)도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칠러 사업도 본격 확장에 나선다. 기존 상업용 중심에서 산업·발전용까지 외연을 넓히며 오는2027년까지 연 매출 1조원 달성이 목표다. 이 부사장은 "LG전자의 프리쿨링 칠러는 이미 원자력발전소를 비롯해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공장 등 글로벌 고열 환경에 납품되고 있다"며 "산업 발전용 수요는 앞으로 더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화로 키우는 B2B 성장 축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 부사장이 8일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HVAC 사업 전략방향과 AI 데이터센터향 솔루션 등을 소개하고 있다./사진=LG전자



HVAC 사업의 성장 기반은 '현지 완결형 밸류체인'이다. LG전자는 북미·유럽뿐 아니라 인도· 사우디·싱가포르 등 글로벌 사우스 지역에도 개발·생산·서비스 거점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엔 인도에 창원급 개발실을 신설해 수요 기반의 현지화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최근 북유럽 프리미엄 온수기업 OSO를 인수한 것도 이 일환이다. 이 부사장은 "OSO의 고효율 온수기와 LG의 히트펌프를 결합해 북유럽은 물론 캐나다·남유럽까지 고효율 히트펌프 온수기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LG전자, 유럽 냉난방공조에 '온수' 꽂았다



이 같은 전략은 HVAC 사업의 구조적 특성과 맞닿아 있다. 이 부사장은 "HVAC은 설계부터 설치, 유지보수까지 지역별 맞춤이 필수인 사업"이라며 "한 번 설치되면 10~30여년간 유지보수가 이어지는 만큼 납품 이후의 계약이 수익성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TV나 냉장고처럼 표준화된 제품을 대량 생산해 전 세계에 동일하게 판매하는 방식이 통하지 않는 이유다. 국가별 기후·전력 규격·건축 환경이 제각각이고 설치 공간도 주거용부터 병원·공장·데이터센터까지 다양하기 때문이다.



LG전자가 글로벌 생산기지를 12곳까지 늘리고, 각 지역에서 설계·생산·서비스가 이뤄지는 '현지 완결형 밸류체인'을 강화하는 것도 이러한 사업 구조에 기반한다. 이 부사장은 "현지화가 곧 수익의 기반"이라며 "규모의 경제보다 중요한 건 맞춤형 솔루션과 장기 유지보수 계약"이라고 강조했다.



B2B도 '구독의 시대' 연다




LG전자가 8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ES사업본부의 사업 전략방향과 AI 데이터센터향 HVAC 솔루션 등을 소개했다.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메인 기계실에 설치된 터보 칠러./사진=LG전자



LG전자는 이러한 구조를 기반으로 현재 ES사업본부 매출의 10% 수준인 비하드웨어(Non-HW)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구독형 서비스도 본격 도입한다. 이 부사장은 "B2B용 칠러도 구독계약 방식으로 유지보수를 포함해 판매하는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의 잠재력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단일 제품 매출보다 CDU를 기반으로 파생되는 제품·솔루션·서비스까지 수익 기회가 무궁무진하다"며 "AI가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가 도래했고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센터는 석유처럼 수십 년간 성장할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30년까지 HVAC 사업 매출 20조원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중국 기업들의 추격에 대해선 긴장감을 드러내면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자신했다. 이 부사장은 "제조 생태계의 집적도와 원가 경쟁력은 위협적이지만 우리는 설계부터 설치, 유지보수까지 포괄하는 완결형 체계를 갖추고 있다"며 "70여개국에 운영 중인 HVAC 아카데미, 12개 글로벌 생산기지, 그리고 하이엠솔루텍의 서비스 인프라가 LG전자의 차별화된 기반"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협력업체들의 품질 수준을 함께 끌어올리는 전사적 프로젝트도 병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G전자 분기 실적./그래픽=비즈워치



한편 LG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20조7400억원, 영업이익 6391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4%, 영업이익은 46.6% 감소했다. 관세 부담 확대와 수요 부진, 환율 환경 변화 등 대외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사업부문별로는 TV·IT를 담당하는 MS사업본부가 큰 폭의 수익성 둔화를 겪은 반면, 생활가전(HS)과 전장부품(VS), 냉난방공조(ES)는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이 중 ES사업본부는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250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가장 안정적인 실적을 냈다.



LG전자는 하반기 철강·알루미늄 관세의 반영과 함께 상호관세 부담이 본격화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관세 이슈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2분기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인도법인 IPO다. LG전자는 인도를 글로벌 생산·판매 거점으로 육성 중이다. 현지 IPO 추진이 향후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세부 사업부문 실적은 오는 25일 확정 실적 발표와 함께 공개될 예정이다.

 





ⓒ비즈니스워치(www.bizwatch.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시각 주요뉴스
  • 한줄 의견이 없습니다.

한마디 쓰기현재 0 / 최대 1000byte (한글 500자, 영문 1000자)

등록

※ 광고, 음란성 게시물등 운영원칙에 위배되는 의견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