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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관세 잠시 숨 돌렸지만"…韓철강, "이것" 더 걱정
비즈니스워치 | 2025-07-08 17:25:03

[비즈니스워치] 도다솔 기자 did0903@bizwatch.co.kr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8월 1일까지 유예하며 한국은 막판 협상 시간을 추가로 확보했다. 문제는 철강·자동차 등 핵심 수출 품목에 이미 부과된 고율의 품목별 관세는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이다.



정부가 품목별 관세 완화를 협상의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가운데 미국은 이를 여전히 전략적 협상 카드로 간주하며 고율 관세 구조를 고착화하려는 기류를 보이고 있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기업들의 주름살이 당분간 펴지기 어려운 이유다.



무거운 협상 테이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각)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한국 정부에 보낸 서한을 공개하며 오는 8월1일부터 한국산 전 품목에 25%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상호관세 25%가 실제 발효되기 전까지 3주간의 재협상 시간이 주어진 셈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압박 구조는 그대로다. 한국산 철강(50%), 자동차(25%) 등 이미 고율의 품목별 관세는 이번 조치와는 별개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장 개방과 무역장벽 완화를 전제로 관세 조정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실상은 전략 품목에는 고율 관세를 고정한 채 나머지 품목에만 협상 여지를 남긴 이중 구조다. 철강·알루미늄 등 수출의 핵심 품목에 가해지는 구조적 압박은 여전하다.



상호관세에 전략 품목까지 협상 테이블에 올려야 하는 임무가 무겁다. 8일 방미길에 오른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워싱턴에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등과 고위급 협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정부는 상호관세 유예 기간 동안 철강과 자동차 등 전략 품목을 협상 테이블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트럼프의 '끝까지 쥘 카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그래픽=비즈워치



한국산 철강에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한 50%의 고율 관세가 적용 중이다. 이는 상호관세와는 완전히 다른 트랙에서 운용된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철강 관세는 트럼프가 쉽게 손대지 않을 기득권 무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안보를 근거로 하고 있어 단순한 무역균형 논리보다 훨씬 강한 정치적 명분을 갖는다. 



철회하려면 안보 위협이 해소됐다는 선언이 필요한데, 이는 트럼프식 통상정책과 어울리지 않는다. 자동차·철강은 트럼프 전임 임기 당시부터 관세 부과가 고착된 대표적 품목이며 이번에도 협상 테이블에서 유예 대상이 되지 않은 이유다.



한국 정부도 이 같은 협상 구조를 인식하고 있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은 품목별 관세를 산업 보호 차원에서 매우 중시해 협상이 특히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했으며 김용범 정책실장도 "관세율 인상은 피했지만 국익 관철이 더 중요한 과제"라며 전략 품목을 중심으로 보다 집중적인 협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실질적인 돌파구를 만들려면 상호관세 유예와 별개로 철강·자동차 품목에 대한 예외 적용이나 포괄적 패키지 딜을 끌어내는 게 핵심이라는 시각이다.



장기화시 수출 구조 '치명타'



전문가들은 이번 상호관세 조치가 단순한 무역보복이 아닌 공급망 재편과 안보 협상까지 포괄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철강처럼 이미 고율 품목별 관세가 적용된 품목은 트럼프 행정부가 끝까지 쥐고 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말레이시아를 관세로 위협해 중국 반도체 공급망을 약화시키고, 자국의 반도체·희토류 공급망을 강화하려는 목적이 있다"며 "한국과 일본에는 중국과 가까워지지 않도록 견제하고 방위비 분담과 국방비 지출 확대를 압박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이번 조치가 장기화될 경우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수출 구조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포스코는 전기강판·자동차강판 등 고급강재의 미국 수출 비중이 높고 현대제철 역시 에너지용 강관과 후판을 중심으로 대미 수출을 이어오고 있다. 



글로벌 보험·경제연구기관 알리안츠 리서치는 이번 관세로 인한 한국 철강산업의 연간 손실이 최대 6억 달러(한화 약 8204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고율 관세가 유지되는 한 미국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만 최근 멕시코 등 일부 국가와의 협상에서 진전이 있었던 만큼 한국도 전략 품목에 대한 예외 적용이나 유연한 타결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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