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회관이 작은 병원···부산 온병원 "왕진 가는 날"
프라임경제 | 2025-10-20 17:00:53
프라임경제 | 2025-10-20 17:00:53

[프라임경제] 경남 거창군 남하면 지산복지회관은 하루 동안 '작은 병원'으로 변신했다. 부산 온병원과 국제의료봉사단체 그린닥터스가 공동으로 진행한 '찾아가는 진료' 봉사 현장이 마련된 것이다.
이날 정근 그린닥터스 이사장을 비롯해 전기완 외과과장, 전창원 응급의학과장, 신대범 한의사 등 40여 명의 의료진과 자원봉사자가 참여했다.
안과·외과·내과·한방과 진료가 동시에 이뤄졌으며, 혈압·혈당 측정, 근골격계 치료, 안질환 상담, 침 시술 등 다양한 진료가 진행됐다. 하루 동안 총 91명의 주민이 진료를 받았다.
◆농촌 마을이 하루 동안 병원으로···응급실 접근성 한계 여전
"혈압이 높아도 병원 가기가 힘들었는데, 이렇게 직접 와 주니 고맙지요." 79세 신순악 어르신은 무릎 통증으로 걷기조차 불편했지만, "의사 선생님 얼굴 보니 마음이 놓인다"며 웃음을 지었다.
지산복지회관 안은 접수, 대기, 진료, 투약 구역으로 구분돼 체계적으로 운영됐다. 진료를 마친 주민들은 의료진과 함께 점심을 나누며 감사 인사를 건넸고, 마을은 오랜만에 웃음과 이야기로 가득 찼다.
남하면은 인구 1,380명 남짓의 농촌 지역으로, 보건지소 두 곳을 제외하면 응급의료시설이 전무하다. 응급환자는 119구급차로 거창읍 적십자병원까지 이동해야 하지만, 험한 길과 거리 탓에 골든타임 확보가 어렵다.
전기완 외과과장은 "단순 감염이나 통증도 병원 접근이 어려워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봉사가 지역 보건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온병원·그린닥터스, 의료 사각지대 향한 지속적 발걸음
진료 후 의료진은 주민들과 함께 점심을 나누며 담소를 나눴다. "부산에서 이렇게 먼 곳까지 와 주고, 수액도 놔주시고, 밥도 같이 먹으니 고맙지요. 다음엔 노래자랑도 하면 좋겠어요."
주민의 농담에 의료진들도 환한 미소로 답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의료지원이 아닌, '마을 공동체 회복'의 현장이었다.
그린닥터스 정근 이사장은 "의료 자원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지방의 의료 사각지대가 심화되고 있다"며"그린닥터스와 온병원은 앞으로도 도서·산간 지역을 직접 찾아 왕진 봉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남하면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지방소멸 위기를 겪고 있지만, 창포원·파크골프장·야구장 등 생활 인프라 확충에 나서며 '생활 인구' 유입에 힘쓰고 있다. 거창군은 2027년 개원을 목표로 지역 거점 의료기관 유치도 추진 중이다.
이번 찾아가는 진료는 단순한 의료봉사를 넘어 사람과 사람,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는 따뜻한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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