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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점주 "하루 14시간, 알바보다 더 일한다"..최저임금 인상 후폭풍 [르포]
파이낸셜뉴스 | 2025-07-14 17:35:06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9% 오르면서 편의점 점주들은 인건비 부담에 따른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14일 서울 강남의 한 편의점에서 한 고객이 컵라면을 먹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사진=김현지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9% 오르면서 편의점 점주들은 인건비 부담에 따른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14일 서울 강남의 한 편의점에서 한 고객이 컵라면을 먹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사진=김현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인건비 부담이 커서 하루 14시간씩 직접 근무하고 있다. 체력적으로도 한계 상황으로 일하는 시간을 더 늘릴 수도 없는데 임금 부담이 더욱 커지면서 편의점 문을 닫아야 할지 고민이다."
14일 서울 강남의 한 편의점에서 만난 점주 A씨는 "물가가 오른 만큼 편의점 마진도 올랐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경기침체, 원가 인상으로 수익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며 이 같이 토로했다.

현재 아르바이트생 4명과 함께 편의점을 운영하는 그는 아르바이트생보다 근무 시간이 길다. 우리나라 법정 최대 근로시간은 1주, 40시간(하루 8시간)이지만 그는 매일 14시간씩 휴일 없이 일한다. 점주에게는 근로기준법도 없다.

최근 편의점 매장수 증가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편의점 점주들 사이에서는 '점주하느니 아르바이트를 하는 편이 낫다'는 자조 섞인 푸념이 나온다.

실제, 올해 1·4분기 기준 편의점 업계의 영업이익은 최대 40% 감소했다. 또 올 들어 지난 3월까지 전국의 편의점 68개가 폐업하면서 5만4785개로 점포수가 줄었다.

1988년 편의점 점포가 영업을 시작한 이후 점포수가 줄어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성장기에는 한 점주가 여러 점포를 운영하거나 심지어 7개 점포를 운영한 경우도 있었다"며 "최근 편의점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다점포 점주가 점포수를 줄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내년도 최저임금 올해보다 2.9% 올린 1만320원으로 결정했다. 2020년(1.5%)에 이어 역대 2번째로 낮은 인상률이다. 하지만 최저임금은 매년 누적되는 만큼 올해 최저임금 동결을 기대했던 편의점 업계의 부담은 한층 커지고 있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 침체 속 매출 대비 고정비의 비중이 큰 편의점 사업은 인건비에 대한 편의점주들의 부담감이 큰 상황"이라며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지급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인건비 절감을 위한 근무시간 '쪼개기', '꺾기(근로계약서 명시된 시간보다 현장에서 근무 시간을 줄여 통보하는 것)'등 부작용도 우려된다.

편의점 협회 관계자는 "아르바이트생이 15시간 이상 일하면 주휴수당을 줘야하는데 이 경우 사실상 최저시급은 1만1800원~1만2000원 수준"이라며 "점주 입장에서는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15시간 미만으로 '쪼개기'를 하고 아르바이트 1명이 할 일을 2~3명에 나눠준다"고 말했다. 점주가 쪼개기를 할 경우 아르바이트생 입장에서도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고 급여도 줄어든다.

외식 업계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외식 업계 관계자는 "요즘 아르바이트생들은 가게 매출이 오르거나, 명절 등 바쁜 시기에는 최저 시급을 더 올려달라고 한다"며 "아르바이트생 눈치를 보며 퇴직금, 명절 성과급도 준다"고 토로했다. 이어 "누적된 인건비 인상, 배달 플랫폼 수수료, 가스비와 전기료 인상, 임대료(월세) 인상 등 자영업자의 삶이 계속 팍팍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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