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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로 초토화 된 면세점… 1위 롯데마저 적자 전환
한국경제 | 2017-08-16 17:53:05
[ 안재광 기자 ] 서울 소공동에 있는 롯데면세점은 백화점 본점의 4개 층을 쓴
다. 이 4개 층이 올리는 연 매출은 3조원이 넘는다. 1개 층 매출은 7000억~800
0억원으로 웬만한 백화점보다 크다. 직원들은 “매장 바닥이 안 보일 정도
는 돼야 장사하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지난 3월 중순부터 &
lsquo;바닥’이 보이기 시작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
복으로 단체 관광객 방문이 중단된 영향이다. 결국 지난 2분기 적자를 냈다. 유
일하게 흑자를 낸 신라면세점을 제외한 4개 면세점의 2분기 적자규모는 500억원
을 넘어섰다.


◆롯데면세점 2분기 300억원 손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2분기 29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2분기 영업이익 909억원과 비교하면 큰 폭의 ‘적자 전환
’이다. 매출도 1조16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 줄었다.

실적 악화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 탓이 크다. 올 1월 168만여 명에 달하던 국내
면세점 내 외국인 방문객은 4월부터 월 100만 명 안팎으로 급감했다. 중국인
개별 관광객(싼커)과 보따리상, 내국인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롯데면세점은 중
국인 관광객 비중이 특히 큰 편이어서 충격이 더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올 들어 늘어난 면세점 특허 수수료도 적자를 부채질했다. 특허 수수료는 작년
까지 매출의 0.05% 수준이었다. 올해부턴 영업장 매출에 따라 최대 0.1%까지 내
야 한다. 롯데는 올 상반기 100억원 이상을 수수료로 지급했다. 연간으론 300억
~4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작년 약 25억원에 비해 10배 이상 많다.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투자를 많이 한 것도 단기적으로 &lsqu
o;독’이 됐다. 롯데는 올초부터 6월까지 서울 잠실 월드타워점 문을 순차
적으로 열었다. 여기에만 약 3000억원을 투자했다. 작년에는 소공점 면적을 더
넓히는 공사도 했다. 이들 면세점이 본격적으로 영업을 하는 시점에 중국인 관
광객이 감소해 피해가 더 커졌다.

◆신규 면세점도 모두 적자

다른 면세점들도 상황이 안 좋긴 마찬가지다.

5개 면세점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낸 신라면세점의 영업이익은 작년 2분기 160억
원에서 올 2분기 80억원으로 줄었다. 매출은 7900억원으로 약 8% 감소했다. 호
텔신라 관계자는 “관광객 유치에 들어가는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등 내실
경영을 한 것이 비교적 선방한 비결”이라고 말했다.

작년부터 문을 연 신규 면세점은 모두 적자를 냈다. 신세계면세점은 2분기에 4
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고 갤러리아면세점(-150억원), 두산면세점(-64억원) 등도
적자를 이어갔다.

면세점업계는 비상 경영에 들어갔다. 롯데는 5년 계약이 만료된 인도네시아 자
카르타 공항점 문을 지난달 말 닫았다. 간부급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연봉 10
%를 반납하기도 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적자가 누적되는 제주공항점 운영권을 자
진 반납하고 조만간 영업을 종료할 예정이다. 두산면세점은 영업시간을 줄이고
영업장 면적을 축소해 적자를 최소화하는 중이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오더라도 면세점이 너무
많아진 상황이라 예전처럼 호황을 누리긴 어려울 것 같다”며 “명품
브랜드, 단독 브랜드 등을 유치해 자체 경쟁력을 높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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