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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 원샷 원킬 족집게 레슨] "양팔이 모두 몸 안에서 움직여야 정확한 임팩트"
한국경제 | 2017-11-24 18:11:27
[ 이관우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년차 김혜선(20·골든
블루)의 별명은 ‘정직 골퍼’다. 아무도 보지 못한 골프 룰 위반 사
실을 스스로 신고해 벌타를 받은 게 벌써 두 번이다.

한 번은 퍼팅 마크를 옮겼다가 원위치로 되돌리지 않은 사실을 뒤늦게 기억해냈
고, 또 한 번은 백스윙을 하다가 공이 살짝 움직인 사실을 경기위원에게 알려
벌타를 자청했다. 그 때문에 커트 탈락도 했다. 김혜선은 “아닌 걸 아니
라고 했을 뿐”이라며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다.

지난달 SK핀크스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두자 그의 이름
앞엔 ‘베이글 챔프’란 수식어 하나가 더 붙었다. 곱상한 외모가
도드라지면서다. “우승 전과 후가 완전히 다른 세상이라는 걸 느꼈어요.
어딜 가든 알아봐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신기하기도 하고요.”

그는 한 가지에 흠뻑 빠져드는 ‘덕후 기질’을 가졌다. 좋은 노래를
발견하면 하루종일 그 한 곡만 듣고 또 듣는다. 초등학교 때는 수학에 꽂혀 문
제집을 끼고 살았다. 그는 “학원에서 숙제를 내주면 그것보다 배 이상 해
가곤 했다”고 말했다.

골프에도 그렇게 빠져들었다. 초등학교 때 시작한 취미가 어느새 직업이 됐다.
데뷔 첫해인 지난해에는 여느 프로들처럼 속앓이를 했다. 매주 대회장을 찾아
이동하는 환경이 낯설었고 기대한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자 스윙까지 급해졌다
. 완벽주의가 문제였다. 아버지가 마음을 다잡아줬다. 싱글 골퍼인 아버지는 &
ldquo;결과를 위해 골프를 하지 마라”며 다독였다. 목표보다 과정을 중시
하는 그의 골프 철학이 그렇게 세워졌다.

“마음이 안정되니까 샷도 안정이 됐어요. 멘탈이 그만큼 중요하단 걸 새
삼 깨달았죠.”

그는 운이 좋아 생애 첫 승이 생각보다 빨리 왔다고 말한다. 하지만 주변에선
‘샷이 무르익었다’며 오래전부터 그의 우승을 점쳐왔다. 샷의 질이
몰라보게 좋아졌기 때문이다. 드라이버 비거리가 지난해 240야드(72위)에서 올
해 250야드(26위)로 평균 10야드 늘어났다. 그린 적중률도 67.05%(78위)에서 7
5.56%(14위)로 껑충 뛰었다. 약점이었던 아이언 샷이 거꾸로 그의 특기가 됐다
.

“아이언을 팔로 들어서 때렸는데, 지금은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요. 힘
이 빠지니까 엉켜 있던 스윙 시퀀스(순서)도 좋아졌고요.”

스윙 메커니즘이 안정되니 잘될 때와 안될 때의 편차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감
이 가장 좋아진 클럽은 9번 아이언이다. 115m 안팎 거리의 샷이 남으면 홀에 공
을 집어넣을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좋아하는 클럽이다.

아이언을 정확하게 치기 위해 꼭 지키는 철칙이 ‘다이아몬드 각(角)&rsq
uo;이다. 클럽을 잡았을 때 머리 어깨, 팔꿈치, 손이 이루는 각도가 다이아몬드
형태를 닮았는데, 이 모양을 스윙 내내 흐트러지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다. 특
히 임팩트 때 이 형태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 그는 “임팩트 순간 팔이 몸
통 밖으로 삐져나가게 해선 안 된다”며 “양팔이 가깝게 붙어 다니
게 할수록 정확도가 확실히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김혜선 프로는

▷1997년 경기 송탄 출생
▷별내초-노원중-명지고-건국대 재학 중
▷골프입문:초등학교 5학년
▷투어데뷔:2016년
▷주요성적
-2017 SK핀크스서울경제레이디스클래식 우승
-2017 하이트진로챔피언십 6위

성남=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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