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워치 | 2025-07-11 13:40:03
[비즈니스워치] 정혜인 기자 hij@bizwatch.co.kr

패션 기업 LF가 AI·메타버스·콘텐츠를 활용한 디지털 전략을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소비 주축으로 떠오른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겨냥해 브랜드의 팬덤을 구축하고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전략이다. 디지털 콘텐츠와 데이터 기반 개인화 서비스를 고도화 해 온라인 채널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키운다는 목표다.
AI부터 메타버스까지
LF는 최근 AI 기반 콘텐츠를 대폭 확대해 마케팅 활동 전반에 도입하고 있다. LF는 컨템포러리 브랜드 '알레그리'를 시작으로 지난 2023년 가을·겨울 시즌부터 AI 콘텐츠를 도입하고 있다. 기존 모델 촬영 방식을 대신해 AI가 생성한 모델과 배경, 제품 착장 이미지를 활용해 화보를 제작한다. AI 콘텐츠는 모델 촬영보다 감각적인 표현이 용이하고 콘텐츠를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헤지스'의 국내 온라인몰 헤지스닷컴에도 AI 기반 콘텐츠를 도입했다. 헤지스닷컴은 헤지스의 2025 봄·여름 시즌 '페어리 랜드' 컬렉션을 소개하면서 AI가 만든 영상으로 착장 정보를 영화처럼 풀어냈다. 영상 하단에는 제품 정보를 연동시켜 자연스럽게 쇼핑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단순한 룩북보다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한 쇼핑 콘텐츠에 관심이 높은 디지털 테이티브 소비자들을 겨냥한 전략이다.
이를 바탕으로 LF는 온라인 판매 채널을 브랜드의 세계관과 감성, 창의성을 담아내는 디지털 플랫폼이자 팬덤을 구축하는 핵심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온라인 채널에서 단순히 제품만 구매하기보다 브랜드가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에 더 관심이 기울이기 때문이다.

헤지스닷컴은 메타버스 플랫폼 '인사이드(INSIDE)'와 '젭(ZEP)'에서 각각 2023년과 2024년 가상 팝업스토어를 선보였다. 헤지스는 방문객들이 메타버스 공간에서 브랜드 히스토리와 시즌 컬렉션을 게임처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방문자의 86%가 신규 고객으로 유입됐다.
이 같은 디지털 콘텐츠 강화 전략을 바탕으로 헤지스닷컴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헤지스닷컴 회원 수는 2022년 전년보다 380% 증가한 데 이어 2023년에도 전년 대비 40% 늘었다. 2025년 현재 누적 가입자 수는 50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AI 콘텐츠가 본격화된 지난 3~5월 기준 재방문율은 전년 대비 31.7%에서 34.6%로, 재구매율은 42.8%에서 47.2%로 증가해 충성 고객도 늘고 있다.
헤지스닷컴은 지난 5월 글로벌 온라인 스토어를 론칭하고 이곳에서도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한 브랜드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온라인 스토어의 테스트 기간 동안 63개국에서 접속이 이뤄졌다. 헤지스의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국가에서도 관심이 높았다. 이 온라인 스토어는 헤지스의 정체성을 담은 디지털 플래그십 매장으로, 향후 글로벌 마케팅 및 데이터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화보도 쇼핑도 AI로
LF의 다른 브랜드들도 온라인에서 디지털 콘텐츠와 AI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LF의 밀레니얼 타깃 브랜드 '던스트'는공식 온라인몰에 캠페인, 룩북, 에디토리얼 등의 광고·화보집을 엮은 '디지털 아카이브'로 해외 고객을 만나고 있다. 이를 통해 던스트는 국내 오프라인 매장은 단 한 곳만 두고 글로벌 20여 개국에 진출할 수 있었다. 또 공식몰에서 상품의 프리 오픈, 예약 판매 등을 연계해 실시간으로 고객 반응을 분석하면서 데이터 허브로도 활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LF는 라이프스타일 전문몰 'LF몰'을 AI를 기반으로 한 개인화 기술과 자동화 서비스를 결합한 라이프스타일 큐레이터로 고도화 하고 있다. AI 추천 시스템과 AI 기반 사이즈 추천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AI 추천 시스템은 고객의 취향, 체형, 행동 로그 등을 분석해 개인 맞춤형 상품과 콘텐츠를 제안하는 시스템이다. LF는 자체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상품 속성, 이미지, 기획전간의 관계 등을 분석해 고객 취향에 맞는 상품과 콘텐츠를 추천한다. 현재 LF몰 홈 화면과 상품 상세 페이지 매출의 약 33%가 이 추천 서비스를 거쳐 발생하고 있다.
AI 기반 사이즈 추천 서비스인 '마이 사이즈'는 고객 리뷰와 구매 데이터를 분석해 사이즈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연간 100만건 이상 발생하는 고객 정보를 사이즈 구간별로 데이터 베이스화 한 후 같은 사이즈 고객의 구매 데이터와 가장 많이 구매한 이력 중 '사이즈가 맞다'고 리뷰를 남긴 사이즈를 추출해 추천한다.
LF 관계자는 "급변하는 패션 시장, 예측 불가능한 흐름 속에서 브랜드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존 방식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시도가 필수적"이라며 "AI와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마케팅 방식으로 브랜드의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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