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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서서 먹는" 삿포로 맥주, 2030 "간맥족" 잡을까
비즈니스워치 | 2025-07-11 15:19:03

[비즈니스워치] 윤서영 기자 sy@bizwatch.co.kr

서울 성수동 '삿포로 프리미엄 비어 스탠드' 매장./사진=윤서영 기자 sy@



맥주도 트렌드다



11일 방문한 서울 성수동 소재 '삿포로 프리미엄 비어 스탠드'. 붉은 벽돌로 된 건물 앞에 놓인 원형 테이블 세 개만으로도 단번에 삿포로 매장임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내부에는 긴 테이블을 배치해 마치 '와인바'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넓지 않은 매장 규모지만, 높은 층고와 통유리로 된 인테리어 덕분에 탁 트이면서도 시원한 느낌을 줬다.




삿포로 프리미엄 비어 스탠드 매장 내부./사진=엠즈베버리지 제공



정식 오픈을 하루 앞둔 이 매장은 삿포로 생맥주를 1년 365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반짝 열었다 사라지는 팝업스토어가 아닌 '상설'로 운영된다는 의미다. 이번 매장이 문을 열 경우 일본 도쿄 긴자의 '삿포로 생맥주 블랙라벨 더 바'에 이은 두 번째 삿포로 매장이 된다. 해외에서 여는 것은 이곳이 최초다.



매장은 블랙라벨 더 바를 콘셉트로 했다. 이를 위해 이름에서부터 유추할 수 있듯 서서 즐기는 '스탠드 바' 형태로 매장을 꾸몄다. 일본의 선술집 '타치노미' 스타일이다. 이 때문에 2030세대 직장인 사이에서 '일 끝나고 간맥(간단한 맥주의 줄임말) 한잔'하기 좋은 장소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블랙라벨 더 바를 구현해내기 위해 1인당 잔 수는 최대 3잔까지로 제한해 운영한다.




'퍼펙트 푸어(왼쪽)'와 '클래식 푸어(오른쪽)' 방식으로 따른 삿포로 생맥주./사진=윤서영 기자 sy@



가장 눈길이 간 건 생맥주를 따르는 방식이 두 가지로 나눠져 있다는 점이었다. 먼저 '퍼펙트 푸어'는 촘촘한 거품(Creamy)과 깨끗한 유리잔(Clear), 시원한 온도(Cold)라는 삿포로만의 '3C' 원칙을 지켜야만 했다. 매장에서만 사용하는 1.1㎜의 얇은 잔을 세척한 뒤 맥주를 따르고, 이후 거품을 위에 얹는 식이다. 이때 맥주와 거품의 비율은 7대 3 정도였다.



퍼펙트 푸어가 맥주와 거품을 나눠서 따른다면 '클래식 푸어'는 한번에 따르는 방식이었다. 우리가 흔히 맥주를 잔에 따르는 것과 유사하다. 전통적인 방식의 클래식함으로 청량한 풍미와 상쾌한 목넘김이 특징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날 전문 템퍼가 직접 클래식 푸어 방식으로 맥주를 담는 모습을 보면서 '거품이 너무 많은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맥주를 따르고 난 뒤 5초가 지나자 투명한 맥주로 변했다.새로운 시도



삿포로 맥주가 해외 첫 매장을 한국으로 낙점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과거 '노 재팬(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한국에서 설 자리를 잃었던 일본 맥주가 최근 소비자들의 선택을 다시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엔저(엔화 약세) 현상 등에 따라 일본을 찾는 내국인이 늘어나면서 현지 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런 이유로 삿포로와 아사히 등 일본 맥주 브랜드는 물론 SPA(제조·유통 일괄형) 브랜드 유니클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그래픽=비즈워치



실제로 일본 맥주 수입량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일본 맥주의 누적 수입량은 총 2만7821톤으로 집계됐다. 전체 맥주 수입량(7만3927톤)의 37.6%다. 이는 2~4위인 미국(9843톤)과 네덜란드(9842톤), 중국(7743톤)을 합산한 규모보다도 많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삿포로 맥주의 한국 매장을 두고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블랙라벨 더 바를 방문했던 내국인이나 경험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에게 호응을 얻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반면 재방문을 유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분석도 있다. 초기에는 호기심으로 찾을 수 있어도 지속적인 발길로 이어지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 이후에는 체험 중심 소비 트렌드로 큰 관심을 끌 수 있겠으나 스탠드 바 형식은 좌석을 선호하는 한국 문화에는 맞지 않는다"며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한국의 문화적 특성과 소비자 행동을 고려한 현지화 전략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타나베 토시히로 삿포로 글로벌 브랜드 매니저가 '삿포로 프리미엄 비어 스탠드' 매장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윤서영 기자 sy@



삿포로 맥주는 일본 제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시선이 우호적으로 바뀐 만큼 브랜드 입지를 공고히 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삿포로 맥주를 수입·유통하는 매일유업 관계사 엠즈베버리지는 최근 SPC·팀홀튼 등을 거친 마케팅 전문가를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영입하기도 했다. 수입 맥주 시장 내에서의 인지도를 제고하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정범식 엠즈베버리지 대표이사는 "퇴근 후 맥주를 마시는 일본 직장인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한국에 소개하기 위한 매장으로, 사이드 메뉴나 공간 구성은 한국 트렌드에 맞췄다"며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새로운 경험 제공을 통해 국내 소비자에게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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