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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내각 '대안적 사실' 신조어에 美 언론 강력 비판
파이낸셜뉴스 | 2017-01-23 15:35:07
도널드 트럼프 새 행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취임 행사 참석자에 대한 잘못된 설명을 '대안적 사실(alternative fact)'이라는 신조어로 감싸면서 언론계의 비판에 직면했다.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 내각의 미디어 대응 방식이 초반부터 신뢰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22일(이하 현지시간) 캘리앤 콘웨이 백악관 고문은 NBC뉴스의 '밋 더 프레스'에 출연해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취임식 참가 인원이 "역대 최다"라고 밝힌 것이 거짓말이라는 언론의 지적에 대해 '대안적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의 주장이 왜곡이나 거짓이 아닌 '대안적 근거'에 따른 사실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프로그램 진행자인 척 토드는 "대안적 사실은 사실이 아니다. 그것은 거짓말이다"라고 즉각 반박했다.

미국 언론들은 '대안적 사실' 발언에 일제히 강한 우려를 표했다. CNN은 '대안적 사실은 거짓말'이라는 칼럼을 통해 "거짓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당파 정치를 떠난 심각한 문제"라며 "트럼프와 그 행정부가 계속 거짓말을 한다면, 앞으로 공개하는 정보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미디어 비평 기사에서 트럼프 정권의 출범으로 미국 언론계의 전통적인 대통령 및 정부 관련 보도 방식이 사실상 '사망'했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행사 인원 논란은 행정부 차원에서 직접 대응할 정도로 민감한 주제로 자리잡았다. 전날 스파이서 대변인은 첫 브리핑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취임식과 비교해 참석자가 적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취임식의 열기를 줄이려는 (언론의) 시도는 부끄럽고 틀렸다"며 비교 사진도 "편집된 사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일 지하철 이용객도 지난 2013년 오바마 취임식 때보다 많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은 스파이서 대변인의 말에 오류가 있다며 즉각 반박했다. 그는 내셔널 몰에 잔디 보호를 위해 최초로 깐 바닥이 취임식의 빈 곳을 더욱 부각했다고 주장했으나, 보호용 바닥은 이미 2013년 오바마 취임식 때 처음 설치됐던 것이라고 WP 등은 지적했다. 취임식 당시 지하철 이용객도 오바마 취임식 때가 더 많았으나, 스파이서 대변인이 일정 시간대만을 집어 축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대변인을 지낸 애리 플라이셔는 뉴욕타임스(NYT)에 "공식 브리핑은 뒷받침이 없으면 신뢰를 잃는다"며 "기자단에 맞서려는 의지는 단절을 불러온다"고 비판했다.

한편 '대안적 사실'이라는 신조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전파되며 풍자 대상으로 자리잡을 조짐도 보이고 있다. 트위터 대변인은 '대체 사실' 표현이 이날에만 38만번 이상 언급됐다고 전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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