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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혁명 '제2의 물결'] 천연가스 수출국 된 미국…한국 기업엔 '에너지 신사업' 기회
한국경제 | 2017-04-25 13:51:56
[ 주용석 기자 ]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남쪽으로 한 시간가량 차를 달리면
곳곳에 대형 트레인이 서 있는 거대한 공사 현장이 눈에 들어온다. 미국 &lsq
uo;셰일혁명’의 상징인 프리포트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이다. 원래 프
리포트엔 천연가스 수입기지가 들어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셰일가스 붐을 타고
천연가스 수출 기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셰일가스 성분의 90% 이상이 발전 연
료로 쓰이는 천연가스다.

지난 19일(현지시간) 공사 현장에서 만난 터미널 운영사 프리포트LNG의 릭 페나
매니저는 “총 140억~150억달러(약 16조~17조원)를 투자해 2022년까지 천
연가스 수출 시설을 짓는 공사를 하고 있다”며 “공사가 모두 끝나
면 연간 1760만t의 천연가스를 수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도입처 다변화

프리포트의 운명이 바뀐 건 셰일가스 붐이 한창이던 2013년이었다. 당시 미국
정부는 남아도는 천연가스를 수출하기 위해 프리포트를 비롯해 루이지애나주 사
빈패스와 카메론, 메릴랜드주 코브포인트 등 네 곳을 천연가스 수출 기지로 지
정했다.

미국은 지난 60여년간 천연가스 수입국이었다. 셰일가스가 이런 미국을 천연가
스 수출국으로 바꿔놓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미국은 내년부터 천
연가스 순수출국이 될 전망이다. 천연가스 수출량이 수입량을 앞지를 것이란 얘
기다.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미국의 입김이 세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 같은 변화는 한국에도 기회다. 한국은 일본에 이어 세계 2위의 천연가스 수
입국이다. 천연가스 대부분을 중동이나 호주에서 수입한다.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파는 쪽에서 웃돈을 요구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아시아 프리
미엄(한국이나 일본에 요구하는 웃돈)’이란 말이 있을 정도다. 미국산 천
연가스가 국내로 들어오면 이런 웃돈이 사라질 수 있다. 도입처가 다변화되기
때문에 국가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도 이익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통상마찰을 줄이는 과정에서도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 트럼프 정부는 연간 200억달러가 넘는 한국의 대미(對美) 무역흑자를 문
제 삼고 있다. 국내 업체의 미 셰일가스 수입을 늘리면 결과적으로 대미 흑자를
줄이는 효과를 낸다.


국내 기업에도 기회

국내 기업들은 이미 2012~2014년에 미국산 천연가스 도입 계약을 맺었다. 한국
가스공사는 오는 6월부터 사빈패스를 통해 20년간 연간 280만t의 미국산 천연가
스를 국내에 들여올 예정이다. SK E&S는 2019년부터 20년간 연간 220만t, GS E
PS는 2019년부터 카메론터미널을 통해 20년간 연간 60만t을 수입한다.

SK E&S는 2013년 약 6조원을 들여 프리포트 이용권을 따낸 데 이어 이듬해 9월
3억6000만달러(약 4100억원)가량을 투자해 미국 오클라호마주 우드포드 셰일가
스전 지분 49.9%를 사들였다. SK가 여기서 확보한 가스 매장량은 3800만t에 달
한다. SK는 이 가스전에서 생산한 셰일가스를 미국 내 파이프라인을 통해 프리
포트 터미널로 옮겨온 뒤 LNG 운반선으로 한국에 들여올 계획이다. 국내에 수입
된 미국산 셰일가스는 SK가 지분을 가진 충남 보령 LNG 기지를 거쳐 SK가 운영
하는 경기 파주 LNG발전소에 연료로 공급된다. 해외 가스전-현지 LNG 액화시설
-국내 LNG 수입 기자-국내 LNG발전소 등 LNG 관련 사업을 수직계열화한 것이다
.

임시종 SK E&S 미주본부장은 “SK처럼 LNG 관련 사업을 모두 하는 곳은 세
계적으로 드물다”며 “미국에서 쌓은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 등
해외 LNG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프리포트=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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