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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 칼럼] 50대 남자, 그들은
한국경제 | 2017-06-28 17:31:57
50세 나이를 비유적으로 일컫는 말이 지천명(知天命)이다. 공자(BC 551~479년)
가 쉰 나이에 천명을 알았다는 데서 유래한 것으로, 《논어(論語)-위정편》에
나온다. 나이 쉰에 하늘의 이치를 깨달은 공자는 51세에 노나라에서 처음 벼슬
을 했고 73세까지 살았다.

요즘은 쉰 나이에 ‘지천명’ 운운하다가는 ‘꼰대’라거
나 ‘실없다’는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무엇보다 평균수명이 길어지
면서 왕성하게 사회 활동을 하는 60대, 70대가 많아졌다. 연륜을 따지는 자리에
서 50대 나이로는 명함을 내밀기도 어려울 때가 많다. 여기에다 사회가 갈수록
복잡하고 전문화한 데다 변화 속도도 빨라져 세상 이치를 속속들이 알기가 더
힘들어졌다. 50대 이상의 장년, 노년층이 모르는 세상이 갈수록 넓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금 한국의 50대 대부분은 1960년대 태생이다.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막내인 63년생이 올해 한국나이로 55세다. 1960년대에 태어나 80년대 대학을 다
닌, 과거의 ‘386’ 세대(지금의 86세대) 대다수도 이제는 50대가 됐
다.

50대 상당수는 스스로를 ‘낀세대’라고 부른다. 윗세대와 아랫세대
사이에 끼인 ‘어정쩡한’ 세대라는 표현이다. 50대들은 부모 부양
의 책임을 지는 마지막 세대이면서, 자신의 노후는 자식에게 맡기기 힘든 첫 세
대가 될 게 확실하다고 말한다. 직장 생활도 급속한 성장에 힘입어 승승장구한
선배 세대와 달랐다고 하소연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임원에 오르지 못하고 퇴
직을 준비하는 사례도 드물지 않다.

라이나생명이 서울대 행복연구센터와 함께 ‘대한민국 중·장년 일
상의 행복’을 설문조사했더니 50대 남성의 ‘삶 만족도’가 상
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당사자인 50대들로부터 “기대수
명은 길어졌는데 은퇴 후 노후는 불안하기 짝이 없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조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년은 시시각각 다가오는데 부모 부양과
자녀 교육 등으로 모아놓은 돈은 없고, 기력은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에서 삶의
만족도가 높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줄어드는 남성호르몬 분비와 이로 인해 나타나는 갱년기 증상들이 50대
남성들의 삶의 만족도를 떨어뜨린 요인일 수도 있다. 아무래도 체력과 정력이
예전만 못한 데다 머리숱이 줄고, 배가 나오면 외모에서부터 자신감이 떨어지
기 마련이다. 괜한 간섭이나 잔소리가 늘면서 가정이나 직장 대화에서 소외되는
일이 잦다면 이 또한 만족도 하락으로 이어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50대 남성의 기대수명은 평균 80세 이상이다. 최대 30년을 어
떻게 즐겁게 살아갈지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50대 남성 여러분 파
이팅!

김수언 논설위원 soo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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