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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해도 빚 못 줄이는 노년층…나이 들수록 소득 대비 부채비율 ↑
한국경제 | 2018-01-24 15:57:11
주요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나이가 들수록 소득 대비 부채비율이 높아지는 것으
로 나타났다. 소득은 줄어드는데 대출이나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금융자산이 적고 부채가 많은 노년층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금리 인
상에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은 노년층으로 갈수록 소득 대비 부채비율
이 감소하지만 한국은 65~74세 연령층(105.5%)과 75세 이상 연령층(121.2%)의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선진국은 중·장년층이 되
면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높아졌다가 노년층에 진입할수록 낮아지지만 한
국은 반대였다.

한국은 미국과 유럽은 나이가 들수록 빚을 줄여나가는 추세지만 한국은 이런
조정 과정이 늦게 시작된 탓이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유럽은 50대 중반부터 부
채와 자산을 축소하기 시작하지만 한국은 70대에 들어서야 가계부채를 본격 조
정한다는 얘기다.

부채가 줄어드는 속도보다 소득이 더 빨리 줄어드는 영향도 있다. 연금제도가
취약한 가운데 노후 생활을 위해 노년층이 주택을 임대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주택을 전·월세로 내주면 임대 보증금이 부채로 잡혀 빚이 늘어난다.

성현구 한은 조사국 과장은 “선진국은 노인이 되면 그간 축적한 자산을
쓰며 생활하는데 한국은 가진 집을 팔기보다 오히려 실물 자산을 늘려가는 모
습”이라고 말했다.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뺀 뒤 가처분소득을 더한 ‘부채 상환 후 생활여력
’도 노년층이 다른 연령대보다 취약했다. 대부분 소득 하위인 1·
2분위에 몰려 있었다. 노년층이 부동산 등 축적한 실물 자산은 많지만 소득이
적어 유동성 리스크에 취약하다고 한은은 판단했다.

2013∼2016년중 주택 실수요 목적 금융부채와 투자수요 목적 금융부채는 각
각 연평균 17.6%, 19.7% 늘었다. 총부채 증가율 10.6%, 명목소득 증가율 2.0%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40∼50대 중장년층이 가계부채 증가세를 주도했다. 특
히 주택 투자용 금융부채는 기여율에서 50대가 절반에 가까운 48.7%를 차지했다
. 20∼30대 청년층은 주택 실수요 목적 부채가 늘었다. 60대 이상 노년층은
소득 2∼5분위에 걸쳐 전·월세 보증금 부채가 크게 늘었다. 금융시
장 접근성이 낮고 상환 여력이 부족한 노년층이 전·월세 보증금 부채를
활용해 주택 구매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의미다.

성 과장은 “노년층의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건 연금제도가 취약해서 민간
에서 실물자산을 축적해 노후에 대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
소득에 비해 주택에 대한 집중도가 높은 만큼 이에 대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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