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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폭락한 세계 금속 가격, 트럼프가 유도했다?
한국경제 | 2018-08-16 13:18:14
구리 등 금속 가격이 급락하고 있습니다. 미중 무역전쟁이 세계 경기를 침체로
내몰 가능성에 약세를 보여온 금속 시장은 터키발 위기가 이머징마켓으로 전염
되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15일(현지시간) 충격을 받았습니다.

월스트리트 일부에선 이 두 요인 모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했다는 점에
서, 미국이 의도적으로 금속 값을 떨어뜨린다는 음모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본격 시동을 걸고 있는 미국의 인프라 투자가 제대로 진행되려
면 금속 값이 떨어지는 게 유리하다는 가설입니다.


이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는 베이스 금속 스팟 가격 지수가 4% 이상 하락했
습니다. 차트로 보면 하락장세가 본격화되는 모양새입니다.

구리는 2017년 7월 이래 가장 낮은 메트릭 톤당 5903달러로 2.3% 하락했으며 알
루미늄은 2.1% 하락한 2027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팔라듐은 5% 하락했으며 아연은 3.1% 내려 2년만에 최저치인 2377달러로 떨어졌
습니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진 금조차도 0.9% 미끌어져 1180달러를 기록하면서
강력한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1200달러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LME 베이스 금속 6종의 하락률을 모두 더하면 25%가 넘어 2011년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중국과 터키 이슈로 세계 경제가 악화되고 궁극적으로 원자재
수요가 감소 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중국에선 미중 무역전
쟁속에 산업생산, 고정자산 투자 및 소매판매 등 경제 지표가 줄줄이 악화되면
서 위안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터키 리라화는 이날도 5% 가량 올랐지만, 대신 인도와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등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중앙은행은 3개월만에 4번째로 금리를 인
상했습니다.

구리 가격은 이날 세계 최대 광산인 BHP빌리턴의 노조가 파업없이 임금협상을
타결할 것이란 관측에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또 이날 달러인덱스가 96.68까지 오르는 등 달러 강세가 이어진 것도 금속 값
약세의 배경입니다. 세계 금속값은 원유와 마찬가지로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통상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떨어집니다.

CFTC(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 데이터에 따르면, 구리 선물 및 옵션에 대한 숏
포지션은 사상 최고 수준인 8만3000개에 달하고 있습니다.

마침 CNBC 방송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인프라 프로젝트에 미국산 설비 사용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행정명령'을 준비하
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를 통해 미국 내 철강, 기계, 기자재 수요를 늘리겠
다는 취지입니다.

주목할 건 감세, 규제완화에 집중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이제 경제살리기를 위해
인프라 투자로 방향을 틀고 있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조500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 철도와 가스관, 광대역 통신망을 비롯해 대규모 공공기반시설 프로젝트를 막
대한 돈을 쏟아붓는 겁니다.

인프라 투자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예산입니다.

안그래도 내년이면 재정 적자가 1조달러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만큼 과연 인프
라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을 지 의문이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구리 등 금속값이 폭락하면 한결 부담이 덜어지겠죠. 트럼프 대
통령은 그동안 수출에 불리하다며 달러화 강세를 부담스러워했지만, 그동안 관
세 부과와 무역협정 개정 등을 통해 무역구조를 상당히 바꿔놓았습니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미국 수출도 잘된다면 미국 입장에선 더할 나위없는 금
상첨화겠지요.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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