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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정수빈 활약에… 눈에 밟히는 오지환
파이낸셜뉴스 | 2018-09-17 17:41:05
‘예비역’ 정수빈, 불방망이 장타 장착해 두산 해결사로
메이저리그 윌리 메이스도 군복무 후 전성시대 열어..오지환, ‘병특’ 꼬리표 될라


오지환

정수빈(28.두산)이 연타석 홈런을 때릴 확률은 얼마나 될까. 정수빈은 소총수다. 2009년부터 2016년까지 8년간 때린 홈런 수는 모두 17개. 2012년엔 315타수를 기록했으나 홈런은 제로(0). 3개 이상 홈런을 날린 시즌은 단 두 번뿐이다.

누구도 그에게 연타석 홈런을 기대하지 않는다. 어쩌다 한 방이라도 터지면 고마울 정도다. 정수빈은 지난 12일 롯데전서 생애 첫 연타석 홈런을 때렸다. 0-1로 뒤진 3회 초 옛 동료 노경은으로부터 역전 3점 홈런을 뽑아냈다. 그리고 4회 쇄기를 박는 2점 홈런까지.

정수빈은 경찰청에서 군복무를 마쳤다. 전역 이후 가진 최근 8경기서 타율 3할7푼, 11타점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정수빈의 활약은 어쩔 수 없이 오지환(28.LG)과 비교된다. 이 둘은 2009년 나란히 프로에 뛰어들었다. 고 3시절인 2008년엔 청소년 대표팀에서 함께 활약했다.

정수빈은 삼성과 벌인 2015 한국시리즈 MVP로 선정됐다. 삼성의 5연패를 저지하며 본격적인 두산왕조를 연 첫 한국시리즈. 한창 전성기를 맞을 27세 나이에 군 입대를 선택했다. 오지환은 끝까지 훈련소 입소를 미루었다. 마침내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군 문제를 해결했다. 덤으로 엄청난 비난을 감수해야 했지만.

군대를 다녀온 후 전성기를 연 선수는 꽤 있다. 그 가운데 한 명인 윌리 메이스는 어쩌면 역사상 최고의 선수일지 모른다. 그는 파워와 스피드, 수비 능력까지 갖춘 완벽한 '파이브 툴(five tool)' 선수였다. 메이스는 통산 660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베이브 루스의 기록과는 54개차.

윌리 메이스는 1954년과 55년 2년 동안 92개의 홈런 뽑아냈다. 1953년엔 0. 1952년 시즌 도중 메이스는 군대에 차출됐다. 당시 한국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던 미국은 보다 많은 군인을 필요로 했다. 메이스는 육군 야구팀에 소속됐다.

메이스는 전역한 첫해 월드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더 캐치(The Catch)'로 불리는 호수비도 그해 월드시리즈서 나왔다. 자신의 머리 위로 날아가는 타구를 뒤쫓아가 뒤돌아 선 채 공을 낚아냈다. 외야수들이 가장 까다로워 하는 타구였다.

2년간의 군 복무가 없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그는 266경기를 결장하고도 통산 660개의 홈런을 남겼다. 여배우 탈루아 뱅크헤드는 "내가 아는 한 진정한 천재는 단 두 명뿐이다. 윌리 메이스와 윌리(윌리엄의 애칭) 셰익스피어다"고 말했다. 인도와도 바꾸지 않는다는 대문호와 비견될 만큼 그는 위대한 선수였다.

프로골퍼 배상문(31)은 육군 소총수로 군 복무를 바쳤다. 배상문은 PGA투어 2승을 기록하면서 한창 잘 나갈 때 입대했다. 한동안 골프채를 손에 쥐지 못해서인지 전역 이후 부진했다. 결국 투어 카드를 잃고 웹닷컴 투어 파이널 시리즈로 밀려났다.

배상문은 17일(한국시간) 3차전서 우승을 차지했다. 단숨에 상금 랭킹 1위로 뛰어오르며 PGA투어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들을 보면서 앞으로도 계속 비난에 시달려야 할 오지환이 자꾸 눈에 밟힌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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