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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입시가 암기형 인물만 양산…융합인재 키우려면 교육 바꿔야"
한국경제 | 2019-04-24 17:42:51
[ 윤희은 기자 ] “한국은 교육도 연구도 비효율적입니다. 관료주의와 성
과주의에 찌들어 있죠. 창의성을 갖춘 인재가 나오기 힘듭니다.”

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사진)은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lsqu
o;ICT 미래인재 포럼 2019’에서 작심한 듯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이날
‘국내 ICT(정보통신기술) 인재 현황 및 육성 방안’을 주제로 강연
했다.

권 회장은 먼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AI) 등 4차 산업혁명의 핵
심 분야를 이끌어나갈 인재를 키울 시스템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ldq
uo;중학생은 물론 초등학생에게도 소프트웨어를 가르치고 있지만 교육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고 실력을 갖춘 전담 교사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초등
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각각 330시간과 212시간의 컴퓨터 교육을 의무화한 영국
, 중국을 따라가기 힘들다는 얘기였다.

제도권 교육 시스템의 한계에 봉착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한국의 학생
들은 입시에 맞춰 수학, 과학, 역사 등 각 과목을 따로 공부한다”며 &ld
quo;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융·복합형 인재’를 키
우기 힘든 구조”라고 설명했다. 암기를 잘 하는 학생이 높은 점수를 받는
평가 제도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었다.

학계를 이끄는 연구자들에게도 일침을 가했다. 권 회장은 “국제학술지 논
문 발표 횟수를 연구 평가의 기준으로 삼는 풍토 탓에 상당수 연구자가 논문을
쓰기 편한 연구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이렇게 나온 논문들은 새
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데 보탬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공학한림원의 분석 결과 2017년 국내 대학에 투입된 총연구비용은 5조8141
억원에 달했다. 대학이 기업들에 기술을 이전하고 받은 수익이 711억원뿐인 것
과 대조적이다.

창업을 해본 경험이 없으면서 학생들에게 창업을 부추기는 교수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권 회장은 “전체 교원 창업 비율이 0.9%에 불과할 정도
로 ‘창업해본 교수’가 많지 않다”며 “그런 교수가 학
생들에게 창업을 가르쳐봤자 이론 교육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초등학교부터 대학원에 이르기까지 국내 교육 환경에서 전반적인 개
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과학과 기술, 공학, 수학, 인문을 모두 아우르는 융
합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모든 영역을 넘나드는 ‘장벽 없는 교육&
rsquo;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 회장은 “젊은 학생들은 새로운 것을 원하는 진취적인 인물들인데 교육
자는 관습에 빠져 ‘제자리걸음 교육’만 한다”며 “정부
와 민간이 힘을 합쳐 근본적인 교육 패러다임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
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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