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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발로 끝난 제3인터넷은행 인가전…"재추진도 '흥행 참패' 예고"
한국경제 | 2019-05-27 13:50:36
네이버가 불참을 선언했을 때, 신한금융이 컨소시엄을 이탈했을 때 이미 예견된
결과였을까.

제3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전이 흥행 참패 수순을 밟고 있다. 키움뱅크와 토스뱅
크는 예비인가 문턱을 넘지 못한 채 고배를 마셨다. 금융당국이 예고한 3분기
인가전에도 기대감이 실리지 않는 모습이다.

◆"키움뱅크 혁신성, 토스뱅크 자금조달 능력 미흡"

26일 금융위가 발표한 예비인가 심사 결과는 시장을 일순 충격에 빠트렸다. 제
3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장을 내민 키움뱅크 컨소시엄과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예비인가 심사에서 모두 탈락했기 때문이다. 이는 두 곳 모두나, 최소한 둘 중
한 곳에는 인가를 줄 것이란 금융업계의 예상을 뒤엎은 결정이다.

7개 분야별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외부평가위원회는 "키움뱅크와 토스뱅크
모두 은행업 인가가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금융위에 제출했고, 금융감독
원도 평가위의 평가의견을 감안해 예비인가를 불허한다는 내용의 심사결과를 금
융위원회에 전했다.

금융당국은 올 3분기에 제3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신청을 다시 받고 4분기 중 사
업자를 결정하기로 했다. 종전과 같이 최대 2곳에 은행업 예비인가를 주기로 했
다.

키움뱅크는 혁신성 측면에서, 토스뱅크는 자금조달 능력 면에서 미흡하다는 평
가를 받았다.

이 같은 결과에 금융위도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표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
날 브리핑에서 "평가 결과를 오전에 들었다"면서 "전혀 예상하
지 못했고 상당히 당혹스러웠다"고 입을 뗐다.

최종구 위원장은 "키움뱅크와 토스뱅크가 여전히 의지가 있다면 다음번에
문제점을 보완해서 신청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새로운 신청자가
있다면 그들에 대해서도 준비할 시간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뱅크, 토스뱅크 측은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올 3분기 예비인가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제3 인터넷은행 흥행 참패…"예고된 결과"

제3 인터넷은행 인가전에 대한 시장은 반응은 냉랭하다. 일각에서는 예고된 결
과였다는 얘기도 나온다.

인터넷은행의 '메기 효과'가 사실상 흐려진 상황에서 키움뱅크와 토스
뱅크가 내놓는 사업 모델이 1기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와 다를 바
없다는 평가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2017년 출범 후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디지털 금융
시대를 열었다는 호평은 이어졌지만, 당초 기대와 달리 중·저신용자를
위한 중금리대출 분야에서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시중은행들이 디지털 금융, 비대면 전략을 강화하면서 인터넷은행이 보여줄 수
있는 기술이나 서비스 혁신도 한계치에 다다랐다. 중금리대출 등 서민금융도
기존 인터넷은행과 차별성을 가지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혁신성이 떨어지는 키움뱅크, 자본확충 능력이 부족한 토스뱅크가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를 그대로 답습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정부 규제로 케뱅·카뱅 '흔들'…네이버·인터파
크 불참

정부의 지나친 규제가 제3 인터넷은행의 흥행 참패를 불렀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 기존 인터넷은행들이 각종 규제로 경영에 곤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출사표
를 던질 수 있는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이 몇이나 있겠느냐는 것이다.

인터넷은행 1호인 케이뱅크는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발목이 잡히며
최근 5900억원의 대규모 유상증자가 무산됐다. 6개 대출상품 중 3개 상품의 판
매를 중단한 상황이다. 카카오뱅크 역시 대주주 적격성 심사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네이버와 인터파크 등 유력 ICT기업은 일찍이 인가전 불참을 선
언했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몸을 담았던 신한금융도 사업모델 이견을 이유로
컨소시엄을 이탈했다. 인터넷은행업의 '먹거리'가 충분하다면 내리지
않았을 결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인터넷은행들이 정부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기대만큼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제3 인터넷은행 등장
에 기대감이 없지 않느냐. 사실상 금융위가 인터넷은행의 위기를 초래한 셈이다
"고 말했다.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도 "제3인터넷전문은행 심사는 결과와 무관하게 이
미 네이버, 인터파크 등 유력 정보통신기술(ICT)기업들의 불참으로 사실상 흥행
실패"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존 인터넷은행들도 정상적 운영이 위협받는 상황에 처했다. 과도
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 기준을 담은 불완전 입법이 주된 원인"이라며 전날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기준을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인터넷전
문은행 설립·운영 특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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