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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국發 경기둔화 조짐에…美 '양대 긴축카드' 접었다
한국경제 | 2019-06-19 00:02:03
[ 김현석 기자 ] 미국 중앙은행(Fed)이 올해 추가 금리 인상이 없을 것임을 시
사했다. 보유자산 축소 프로그램도 오는 9월 말로 중단한다. 미 경기가 둔화 조
짐을 보이자 ‘양대 긴축카드’를 거둬들인 것이다. Fed가 파격적인
통화 완화를 뜻하는 ‘슈퍼비둘기’로 돌아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
다.

Fed는 2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2.25~2
.50%로 동결했다. 또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점도표(dot plot)를 통해
올해 금리를 더 이상 올리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작년 12월엔 올해 두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으나 두 달 만에 크게 달라졌다. 제롬 파월 Fed 의
장은 “탄탄한 성장세가 예상되지만 소매판매와 기업투자, 고용증가와 같
은 지표가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Fed는 자산축소 프로그램과 관련해 오는 5월부터 감축 규모를 줄이고, 9월엔 아
예 프로그램을 종료하기로 했다. 자산축소 중단은 시장 유동성을 더는 줄이지
않겠다는 의미다.


금리인상 전망 ‘2회→0회’로

2015년 10월 금리 인상을 시작한 Fed는 작년엔 네 번이나 올렸다.

Fed는 지난해 9월 FOMC에서 점도표를 통해 올해 3회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그
러다 경기 둔화 우려로 작년 12월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2회 인상으로 줄였다.
이번엔 FOMC 위원 17명 중 11명이 올해 금리 동결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놨
다. 회의 전까지만 해도 한 차례 금리 인상 전망이 유지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
지만 Fed는 한걸음 더 나아갔다. 골드만삭스는 “명백히 완화적 신호를 보
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경기 둔화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동시에 지속되는 낮은
물가에 따른 안도감 등도 작용한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Fed는 이날 성명에서
‘둔화(slow)’란 단어를 여러 번 썼다. 그리고 올해 미 국내총생산
(GDP) 증가율 전망을 기존 2.3%에서 2.1%로 낮췄고, 실업률은 기존 3.5%에서 3
.7%로 높여 잡았다.

파월 의장은 “유럽과 중국 경제가 상당히 둔화했다”며 “이는
미 경제에 역풍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경기 풍향계
’로 통하는 페덱스에 이어 20일엔 BMW, UBS, 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들
이 올해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실적 악화 가능성이 있음을 줄줄이 경고했다
.

유동성 축소도 조기 중단키로

Fed가 돈을 푸는 양적완화(QE)로 4조5000억달러까지 불어난 채권 등의 보유자산
을 줄이기 시작한 건 2017년 10월부터다. 처음엔 순조로웠다.

하지만 작년 말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시장 불안의 주범으로 꼽혔다. 파월 의장
은 작년 12월 FOMC 회의 때 “자산 축소 프로그램은 오토파일럿(자동항법
장치)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적절한 수준에서 유동성 회수가 이뤄질
것이라는 의미였지만 시장 불안은 더 커졌다.

파월의 변심은 빨랐다. 한 달 전 올해 4분기 중 자산축소 종료를 시사했던 그는
이번에 종료 시점을 9월 말로 앞당겼다. 양적긴축(QT)에 들어간 지 정확히 2년
만이다.

Fed는 매달 500억달러 규모의 보유채권을 매각하고 있다. 국채 300억달러, 주택
저당증권(MBS) 200억달러다. Fed는 당장 5월부터 국채 축소 물량을 300억달러에
서 150억달러로 줄인다.

Fed는 10월부터 금융위기 때 대량 인수한 MBS는 계속 줄이되 그 돈으로 월 200
억달러까지 국채를 사들이기로 했다. 자산 구성을 국채 위주로 바꾸기 위한 것
이다. 파월 의장은 “보유 자산은 약 3조5000억달러를 유지할 것”이
라고 말했다. 미국 GDP의 17% 수준이다. 금융위기 이전인 2006년 Fed 자산은 G
DP의 6% 선에 그쳤다.

美 국채금리 하락, 달러화는 약세

‘슈퍼비둘기’ Fed의 행보에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선 랠리가 벌어졌
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7.7bp(1bp=0.01%포인트) 내린 연 2.537%로 작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30년물은 5.2bp 하락한 연 2.975%, 2년물은
6.9bp 떨어진 연 2.402%에 거래됐다. 국채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뉴욕증시는 발표 직후 상승했다가 Fed의 경제 전망 하향 소식에 더 민감하게 반
응하면서 다우지수가 0.55% 내리는 등 하락 마감했다. 달러화도 약세를 보였다
.

월가에선 Fed의 완화적 기조가 달러 유동성 유지 및 글로벌 금융시장 호재로 이
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일각에선 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제
기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 선
물시장은 Fed가 내년 1월 안에 금리를 내릴 확률을 43.7%로 추산했다. 전날엔
32.7%에 그쳤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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