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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소재 높은 의존도, 대기업 탓 아냐…단기간 국산화 어려워”
이투데이 | 2019-08-12 14:15:07
[이투데이] 김유진 기자(eugene@etoday.co.kr)



최근 일본 수출 규제를 계기로 추진되고 있는 소재·부품 산업 국산화를 자유무역 체제 선도 국가답게 국가 간 분업과 협업을 기반으로 실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번 수출 규제에 따른 위기는 일본 정부가 글로벌 분업의 성공 사례인 한국 반도체와 일본 소재 산업의 협력을 무기화해 발생한 것일 뿐, 대기업이 중소기업 육성을 회피하거나 과학기술계가 소재부품산업을 외면해 나타난 위기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특히 국내 소재·부품산업이 일본을 앞서기 위해서는 중기술 개발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소재·부품산업, 한일 격차의 원인과 경쟁력 강화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이덕환 서강대 교수는 한국 소재 부품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글로벌 자유무역 체제에 기반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재부품 경쟁력 강화 논의는 글로벌 무역구조와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시작돼야 한다”며 “한국의 반도체와 일본의 소재 산업은 글로벌 분업과 협업의 대표적 성공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한국 반도체의 일본 소재산업 종속론, 과학기술계의 소재부품산업 외면과 대기업의 중소기업 육성 회피 주장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나타냈다.

이 교수는 “자원 부족국가로써 필요 소재를 수입해야 하므로 완벽한 국산화는 꿈에 불과하다”면서 “일본 수출규제의 대상인 고순도 불화수소의 탈일본화는 중국산 저순도 불화수소 또는 형석과 황산 수입의 증가를 의미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소재의 수입은 거부하면서 완제품은 수출하겠다는 발상은 자유무역 원칙에도 어긋나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은 국가 간 분업과 협업을 기반으로 하는 자유무역 체계 선도국가로서의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국내 산업의 대일(對日) 의존도는 감소하고 있으나 단기간에 일본의 고부가가치 기술을 대체하기는 어려운 만큼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홍배 동의대 무역학부 교수는 대(對)세계 1000억 달러 이상의 흑자를 나타낸 한국 소재부품산업은 여전히 생산기술의 차이로 일본에는 큰 폭의 적자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일 소재부품 적자는 2000년 103억 달러에서 2010년 242억 달러로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지난해 151억 달러로 감소했다. 이는 기술격차 감소와 쌍방향 분업구조 정착으로 인한 글로벌 가치사슬의 심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 교수는 일본 소재ㆍ부품 산업이 고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데 비해 우리나라의 소재ㆍ부품 산업은 중기술 개발에 치우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10년 안에 한국의 기술 수준이 일본의 99.5%까지 높아져도, 남은 0.5%의 차이가 일본의 핵심 경쟁력으로 존재할 수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중기술 품목 중심의 생산협력과 함께 기술투자 민관 협력, 공동 법인 설립 등을 제시했다.

이 자리에서 한일 소재부품 산업 격차의 원인으로 화학물질 평가 및 관리 규제의 차이가 꼽히기도 했다. 국내 화학물질 안전규제가 비효율성이 큰 만큼 법률의 전면 재정비는 물론 규제 수준을 일본만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곽노성 한양대 과학정책학과 특임교수는 “화학물질 평가 규제 강도가 일본, 미국, EU, 한국 순으로 일본과 한국이 극명히 대비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일본과 미국은 신규물질만 신고하지만 한국 화평법은 신규 및 기존 물질을 모두 신고하게 돼 있다.

또한 일본은 규제의 설계와 집행에 있어 기업의 필요와 애로사항을 청취, 반영하고 있지만 한국은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전무는 “경쟁력 강화 및 기업환경 개선 논의가 소재부품 산업에 국한되기 보다는 국내 기업 및 산업 전반의 혁신역량 강화를 위한 정책들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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