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시간 속보창 보기
  • 검색 전체 종목 검색

뉴스속보

비핵화 협상 앞둔 北美, 관건은 '등가교환의 법칙'
파이낸셜뉴스 | 2019-09-23 14:53:07
'영변=5가지 제재해제'는 하노이서 이미 불발
영변+α 또는 영변-α로 상응조치 모색할 듯
정치논리 작용... '포괄적 합의' 가능성도 남아


[파이낸셜뉴스] 실무협상을 앞둔 북미가 단계적 비핵화로 방향을 잡았다. '선 비핵화, 후 보상'이라는 리비아식 해법은 사실상 협상 테이블에서 퇴출됐고 앞으로는 양측의 주고 받기가 시작될 전망이다. 단계적 비핵화를 고집해 온 북한이 주도권을 잡은 모양새다.

■하노이와 다른 제안 나올 가능성
지난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리비아 방식이 협상을 지연시켰다는 점을 거론하며 "새로운 방식이 매우 좋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이같은 발언에 김명길 북미실무회담 북측 수석대표가 곧바로 담화를 내놓으며 "하나씩 단계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북미간 협상방식이 단계적 비핵화로 기우는 모습이었다.

북미협상이 진행되더라도 북한은 마지막까지 핵을 보유하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핵 동결의 대가로 제재완화와 한미연합훈련을 얻어낼 경우 다음단계에서는 주한미군 철수나 축소 같은 미국이 더 받아들이기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북한은 핵을 보유하는 상태에서 상황관리만 하게 된다. 이처럼 맹점이 있지만 내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이기 때문에 단계적 비핵화를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협상의 시작점은 하노이 때와는 달라질 전망이다. 이미 영변 핵 폐기와 5가지 제재 해제를 미국이 거부한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같은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은 낮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영변+α로 제재해제, 영변-α로 부분적 제재완화, 이도 아니면 핵동결로 부분적 제재완화를 노리게 될 것"이라며 "다만 미국이 단계적 비핵화를 수용하긴 했지만 제재완화를 수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카드를 제시하면 북한은 그 이상을 요구하기 때문에 먼저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모금행사 참석차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공항에 도착해 손을 흔들며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2019.09.20.
■북미 실무협상은 '등가성'의 문제
단계적 비핵화는 북한이 주장해온 방식이다. 지난 하노이 정상회담에서도 북한은 영변 핵폐기에 대한 상응조치로 유엔의 핵심 대북제재 5가지의 해제를 요구했다. 이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협상하며 미국으로부터 얻어내겠다는 전략이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미간 실무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등가성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이 내주는 것과 미국의 상응조치가 서로를 만족시킬수 있느냐의 문제라는 것. 하노이에서도 등가성에 대한 시각차가 노딜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특히 북미간의 포괄적 합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해서는 안된다는 시각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나 트럼프 대통령 모두 정치적인 이유로 내부에 보여줄만한 성과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홍 실장은 "트럼프에게는 비핵화의 범위, 로드맵 등에 대한 정치적 확약이, 김정은 위원장은 포괄적 안전보장 약속이 필요하다"면서 "포괄적 합의는 두께가 낮더라도 의무통과지점 처럼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북한이 포괄적 비핵화를 꺼낸다면 미국도 포괄적 안전보장을 해줘야 등가성이 성립한다"면서 "경제, 군사, 종전선언, 연락사무소 등이 모두 포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시각 주요뉴스
  • 한줄 의견이 없습니다.

한마디 쓰기현재 0 / 최대 1000byte (한글 500자, 영문 1000자)

등록

※ 광고, 음란성 게시물등 운영원칙에 위배되는 의견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