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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ESS 안전'에 2000억 선제 투자…전영현 사장의 결단
한국경제 | 2019-10-14 18:20:56
[ 황정수/고재연 기자 ] 삼성SDI가 자사 에너지저장장치(ESS)에 특수 소화(消
火)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선제적인 ‘안전성 강화 조치’에 나선다.
ESS 화재 확산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삼성SDI 배터리가 들어간
전국 1000여 개 ESS 사이트(구역)와 신규 제품이 적용 대상이다. ESS는 신재생
발전 등을 통해 생산된 전력을 다수의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공급할 수 있는 시
스템이다.

삼성SDI의 부담액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1573억원)보다 많은 2000억원 수준으
로 추산된다. ESS에 대한 불신을 불식시키고 사업을 정상궤도에 올려놓기 위한
전영현 삼성SDI 사장(사진)의 ‘승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수 약품이 화재 확산 막아

삼성SDI는 14일 서울 세종대로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ESS 안전 종합 대책
’을 발표했다. 핵심 내용은 배터리 발화가 ESS 화재로 확산하는 것을 차
단할 수 있는 ‘특수 소화시스템’ 도입이다. 소화시스템은 첨단 약
품과 신개념 열확산 차단재로 구성됐다. 허은기 삼성SDI 시스템개발팀장(전무)
은 “자동 분사되는 특수 약품이 불을 끄고 열기와 연기를 배터리 위쪽으
로 빼준다”며 “ESS 전체로 불이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고 설명했다.

외부 충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센서도 배터리에 부착된다. 운송·설치
과정 등에서 충격을 받아 성능이 떨어진 배터리를 솎아내기 위한 목적이다. 배
터리 전압, 전류 등의 이상 신호를 감지해 가동을 중단시킬 수 있는 소프트웨어
도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신뢰 회복 계기 마련

기존 ESS에 특수 소화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드는 비용은 2000억원 정도로 예상
된다. 최고위 경영진의 ‘결단’이 없으면 실행하기 힘든 조치다. 삼
성SDI 배터리가 ESS 화재의 원인은 아니지만 1위 업체로서 책임감을 가져야 한
다는 전 사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게 삼성SDI 설명이다.

지난 6월 정부가 ESS 화재 원인 조사 결과를 발표한 이후에도 ESS에 대한 신뢰
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은 것이 삼성SDI가 종합 대책을 발표한 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엔 강원 평창 등에서 추가 화재가 발생해 국민과 고객
불안감이 더 커진 상황이다.

삼성SDI는 작년 기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ESS 비중이 16.5% 수준으로 경쟁
사 대비 높다. ESS에 대한 투자 심리가 회복되지 않으면 실적에 직격탄을 맞는
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작년 2분기 610억원이었던 삼성SDI의 ESS 부문 영업
이익은 지난 1분기 20억원으로 급감했다. 2분기에도 130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
쳤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지난 6월 정부의 조사 결과 발표 이후에도 시
장 신뢰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신규 ESS용 배터리 수주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말했다.

○전담팀 구성해 이달 내 조치 완료

삼성SDI는 전담팀을 구성해 이달 중에 안전성 강화 조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배
터리업계에선 이번 조치가 ESS산업 생태계 회복, 글로벌 ESS 시장 기술 선도 등
의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 사장은 “ESS 화재 원인과 관계없
이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는 게 글로벌 선두 업체로서의 책임”이라며 &ld
quo;이번 조치를 계기로 위기에 직면한 ESS산업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기를 바란
다”고 말했다.

황정수/고재연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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