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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FTA' RCEP 타결 또 연기…이번에도 인도가 태클
한국경제 | 2019-11-05 01:32:20
[ 선한결 기자 ]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
자협정(RCEP) 협상 타결이 또다시 미뤄졌다. 중국에 만성적 무역적자를 기록 중
인 인도 때문이다. RCEP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 회원국에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6개국이 참여하는 거대 다자간 무역협정이다.
체결될 경우 역내 경제 규모가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인 약 25조달러
에 이른다. 역내 인구는 세계 인구 절반인 35억 명에 달한다.


4일 태국 현지 언론들은 이날 RCEP 관련 정상회의가 방콕에서 열리지만 협상 타
결이 어려울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라몬 로페스 필리핀 통상산업부 장관은
지난 3일 아세안 정상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RCEP은 막바지 논의 거리
가 일부 남아 내년 2월까지 협상이 이어질 것”이라며 “주요국 중
한 곳이 막판 추가 협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나루몬 뻔요신왓 태국 정
부 대변인도 “내년 2월 전후 RCEP 서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rdquo
;고 말했다.

RECP 협상은 2012년부터 시작됐다. 2015년부터는 매년 타결을 목표로 협상을 진
행했다. 이번에도 4일 타결될 것으로 예상돼 관련국 정상들이 대거 방콕을 방문
했다.

하지만 인도 때문에 타결이 되지 않는 것으로 외신들은 보도했다. AFP통신은 &
ldquo;16개 참가국 중 15개국이 관세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상을 끝냈다”
고 보도했다. 관세 인하에 동의하지 않은 곳은 인도다. 블룸버그통신은 한 인도
관료를 인용해 인도가 RCEP 규정 중 인도의 기본 관세와 특정 제품 관련 규제
내용을 수정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인도는 그동안 RCEP 체결을 미뤄왔다. RCEP 협상 당사국 대부분이 2015년부터
매년 연내 협상 타결을 목표로 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저가 제품을 주로 생산하
기 때문에 중국과의 경쟁을 우려하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라집 비스와스
IHS마킷 아시아태평양 부문 선임이코노미스트는 “인도는 이미 중국에 대
해 만성적인 무역 적자를 보고 있다”며 “인도 정부는 RCEP을 체결
하면 값싼 중국산 제품이 밀려들어와 제조업이 대폭 약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rdquo;고 분석했다.

인도 내 농업 분야에서도 RCEP 반대 목소리가 높다. 인도는 농민 인구가 2억63
00만 명으로, 생산인구 중 농업 분야 비중이 가장 크다. 인도 농민들은 농산물
과 유제품 시장에서 호주나 뉴질랜드 등과 경쟁해 밀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인
도 전역 농민조합 250곳을 산하로 둔 인도 농민협회는 최근 RCEP을 반대하는 전
국적 규모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인도 정부는 인도가 RCEP에 가입하는 대신 여러 보호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입
장이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전날 방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RCEP을
통해 광대한 인도 시장을 개방하는 만큼 외국도 인도 기업이 이득을 볼 수 있
는 분야를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도 정부는 작년 말에도 RCEP 체
결을 미루며 “인도는 고성장하는 대국이지만 개발도상국이기도 하다&rdq
uo;며 “(선진국과는) 다른 취급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인도가 RCEP에서 아예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인도
관료는 블룸버그통신에 “인도는 협상에서 되도록 많은 것을 얻으려 하는
것이지, 아예 RCEP에서 빠지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라디
카 라오 싱가포르 DBS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인도가 RCEP 역내 무역장벽을
낮출 경우 당장은 수출에서 타격을 받겠지만, 서비스와 투자 시장을 개방하면
서 받는 이익도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공급망 참여율을 높이고
외국 시장 접근성도 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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