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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알루미늄이다"…가격상승 기대한 투자 급증
파이낸셜뉴스 | 2020-06-02 09:35:04
[파이낸셜뉴스] 석유로 재미를 본 투자자들이 이번엔 알루미늄에 꽃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로 알루미늄 가격이 급락하자 향후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알루미늄을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다. 저장고를 확보하고, 가격이 오를 때를 기다렸다가 알루미늄을 풀면 대규모 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앞다퉈 몰려 들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맥주캔부터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제품에 들어가는 알루미늄은 핵심 산업소재이지만 코로나19로 소비가 실종되면서 가격이 급락했다.

기준물인 런던금속거래소(LME)의 3개월물 알루미늄 가격은 올들어 15% 급감해 톤당 1537달러로 추락했다. 올해 알루미늄 공급이 수요를 최대 600만톤 초과할 것이란 우려가 가격 급락을 부르고 있다.

그러나 알루미늄을 사서 보관한 뒤 미래에 비싼 값으로 팔려 할 때 가장 중요한 장기 선물 가격은 오르고 있다. 코로나19가 안정된 뒤 수요가 회복되면서 가격이 뛸 것이란 기대에 따른 것이다.

15개월 뒤 인도되는 알루미늄 선물 가격은 올들어 톤당 85달러 가까이 상승했다.

근월물 가격과 원월물 가격간 격차가 크면 클수록 금융비용, 보관비용을 제외한 투자자들의 이익이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먼 미래의 가격이 가까운 미래의 가격보다 높은 정상시장, 콘탱고가 알루미늄 투자를 부추기는 배경 가운데 하나인 것이다.

이때문에 상품 거래인들부터 헤지펀드, 은행들에 이르기까지 기관투자가들이 이른바 '파이낸싱 트레이드'를 통해 알루미늄을 사들이고 있다. 알루미늄을 헐 값에 사서 창고에 보관한 뒤 선물 시장에서 비싸게 내다 파는 전략이다.

컨설팅업체 CRU의 이온 딘스모어는 "지금 전세계에서 가장 위험부담이 적은 거래 방식 가운데 하나가 알루미늄을 사서 창고에 보관하는 것"이라면서 "글로벌 중개기관들만 알루미늄 파이낸싱 트레이드에 나서고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이들이 돈 냄새를 맡고 이 좋은 기회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을 제외하면 전세계에서 가장 큰 알루미늄 업체인 러시아 루살의 영업책임자 로만 안드리유신도 "중개인들로부터 (구매)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싱 트레이드가 활발함을 보여주는 조짐들도 시장 곳곳에서 발견되다고 시티그룹 애널리스트 올리버 뉴젠트는 지적했다.

뉴젠트에 따르면 대표적인 조짐 가운데 하나가 바로 알루미늄괴 수요 급증이다. 창고에 보관하기 쉬운 주괴 형태의 알루미늄괴인 잉곳에 붙는 프리미엄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잉곳은 보관이 쉬울 뿐만 아니라 가공업체들이 이를 녹여 제품을 만들기도 쉽다.

뉴젠트는 "이는 알루미늄 수요가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면서 "알루미늄을 깔고 앉아 돈만 조금 들이면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동원 가능한 공짜 돈이 널려있기 때문에" 투자 기회 역시 많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알루미늄 파이낸싱 트레이드는 2008년 세계금융위기에서 이미 한 차례 유효성이 입증된 바 있다.

당시 LME 면허를 갖고 있는 창고들에 막대한 알루미늄이 쌓였고, 후에 수요가 회복되자 알루미늄을 인도받기 위한 트럭행렬이 창고들 앞에 장사진을 친 적이 있다.

가깝게는 알루미늄은 아니지만 석유 투자자들이 최근 유가 폭락에 대응해 헐값에 석유를 사들여 보관했다가 선물시장에서 비싸게 내다팔아 짭잘한 재미를 보기도 했다.

중국의 알루미늄 수입이 급증할 것이란 전망은 알루미늄 파이낸싱 트레이더들이 중국에 알루미늄을 팔아 대규모 차익을 거둘 수 있음을 의미한다.

상하이 알루미늄 가격은 중국의 산업활동이 회복흐름으로 접어들면서 상승세를 타 톤당 1820달러 수준으로 치솟았다.

CRU의 딘스모어는 중국이 5월과 6월 전반기 지난해 전체 수입의 약 3분의1에 상당하는 25만톤을 수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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