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시간 속보창 보기
  • 검색 전체 종목 검색

뉴스속보

다시 사상 최고치 VS 긴 휴식 불가피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한국경제 | 2020-06-05 08:53:07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나스닥 100 지수가 오전 10시반께 9741.97로 사
상 최고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이틀 연속 기록을 갈아치운 겁니다.

하지만 그 수준이 부담스러운지 직후 반락하며 뒤로 물러섰습니다. 주요 지수
들도 결국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월가의 모두가 그동안 시장 상승세의 원인으로 미 중앙은행(Fed)을 지목하고 있
습니다. BMO캐피털마켓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3%가 Fed의 유동성이 시장
의 강력한 반등을 이끌었다고 답했습니다.



다우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월의 사상 최고치에서 약 8% 밑에
머물고 있습니다. 나스닥 지수는 1.5% 아래까지 올라왔습니다.

앞으로 시장은 어떻게 될까요? 계속 상승해 주요 지수들이 다시 사상 최고치를
넘어설 수 있을까요?

월가 관계자는 "지금 같은 밸류에이션 수준에서 큰 폭으로 더 오르기에는
위험 요인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코로나바이러스는 계속 확산되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미국의 코로나19 재생산지수(R0·한 환자가 전파하는
환자수)가 지 1.01로 1을 넘었다며 “바이러스는 여전히 느린 속도로 확
산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바이오담당인 매튜 해리슨 애
널리스트는 올해 말 백신이 개발되는 최고의 낙관적 시나리오라도 미국인들이
충분히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양은 내년 중반에나 공급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아직도 최소 1년이 필요한 겁니다.

그는 “지금 같은 여름에는 자외선과 열, 습도가 바이러스의 생존에 영향
을 미쳐 감염이 억제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겨울이 되어 사람들이 밀폐된 실내공
간에서 머물 경우 다시 바이러스가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경제가 재가동되고 있지만 지표가 기대만큼 급반등할 지도 의문입니다. 이날 실
업급여 청구건수는 그런 현실을 알려줬습니다.

이날 발표된 주간 신규 실업급여 청구건수는 전주보다 24만9000건 줄어든 187
만7000건으로 집계되어 감소폭이 예상보다 작았습니다. 특히 주간 계속 실업급
여 청구건수는 64만9000건 증가해 2148만7000건을 기록했습니다. 감소를 기대했
는데 오히려 늘어난 겁니다. 지난주 발표에서는 386만건이 감소해 실업자들이
경제 재개와 함께 직장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희망적 분석이 나왔었습니다.



또 뉴욕연방은행이 각종 경제지표를 종합해 발표하는 주간경제지수(WEI)는 지난
주 반등세가 꺾였습니다.



정치적 위험도 커지고 있습니다. 미중 갈등은 격화되고 있고, 시장이 선호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확률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오는 11월 민주당 바람(블루 웨이브)이
불 확률이 올라가고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경우 떨어졌던 법인
세율이 부분적, 혹은 내렸던 만큼 올라갈 것"이라며 내년 기업들의 주당순
이익(EPS) 추정치를 11% 낮췄습니다. 법인세 유효세율이 18%에서 26%로 올라가
는 경우를 가정한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곤혹한 상황입니다. 코로나19 초기 대응에 사실상 실패한데다
, 이번 인종차별 시위대에 대해 군투입 협박 등 초강경 대응을 한 게 화를 불렀
습니다. 특히 백악관 앞의 평화로운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하고 교회에 가서 성
경을 든 '쇼'는 공화당 지지자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듯 합니다.



이날 공화당의 리사 머코스키 상원의원(알래스카)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
지하는 게 힘겹다"고 말했습니다. 어제는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
(트럼프 대통령의) 폭동진압법 발동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힌 데 이어,
전 국방장관인 제임스 매티스가 "트럼프는 미국인을 통합하려 노력하지
않는, 심지어 그런 척도 하지 않는 내 생애 유일한 대통령"이라는 성명까
지 냈습니다. 얼마 전까지 트럼프의 비서실장이던 존 캘리도 매티스 전 장관의
지원에 나섰습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지난 2일 성명에서 “구조적 인종주의를 끝내는 유
일한 방법은 상처받고 슬픔에 잠긴 많은 이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다. 그것을 침
묵시키려 하는 이는 미국의 의미를 모르는 것"이라고 일갈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여론조사에게 바이든 후보에게 뒤진 지는 한참 됐습니다. 이번
주에는 프레딕트잇(Predict it) 등 각종 도박사이트에서도 승리확률이 10%포인
트 가량 뒤처지기 시작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트럼프의 재선 확률이 낮아지면서 점점 11월 선거에서 공
화당이 상원만이라도 지키는 걸 베스트 시나리오로 삼는 월가 금융사들이 생겨
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공화당이 상원이라도 다수당을 유지하면 법인세 감세 등이 쉽게 되돌려지지 않
을 것이란 희망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산을 주식과 국채 60대 40으로 배분하는 일반적인 연금 펀드는
3일자로 올들어 플러스 수익률로 전환(이론적으로)했습니다. 만약 향후 시장을
조심스럽게 본다면 일부 주식을 매도해 '프라핏 테이킹'(Profit taki
ng)을 할 수 있는 구간에 들어간 겁니다.



그렇다고 뉴욕 증시가 쉽게 하락할 것 같지도 않습니다.

시티그룹의 프라이빗뱅크 부문은 이날 발표한 '미드이어 아웃룩'(Mid
-year Outlook)에서 “ 많은 투자자들이 과도한 현금더미 위에 앉아서 조
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3월 상승을 예상하지 못했다가 너무 빠른 반등에 결국 주식을 사지 못한
투자자가 많다는 겁니다.

실제 항공주 등을 매도한 워런 버핏이나 S&P 500지수 2800대에서 큰 폭의 조정
을 예상했던 스탠리 드러큰밀러, 데이비드 테퍼, 제프리 건들락 등 수많은 전설
적 투자자들이 허공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그뿐 아닙니다. 뉴욕 금융시장에는 7조달러대 유동성이 머물고 있습니다. 머니
마켓펀드에 5조달러, 사모펀드들이 보유한 2조달러, 기업들이 대출과 회사채 발
행 등으로 확보해둔 1조달러 등입니다.

조정이 온다면 이 자금들은 시장을 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쉽게 큰 폭
의 조정이 오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기다리는 조정은 오지 않는다
'는 증시의 격언도 있지요.

CNBC의 주식 평론가인 마이크 산톨리는 이날 "향후 증시가 당분간 옆으로
길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2018년 하반기를 기억하십니까? 제롬 파월 의장의 금리 상승 예고로 인해 그해
9월 2930까지 올랐던 S&P 500지수는 12월말 2351까지 폭락했었습니다. 그런 뒤
그 다음해 1월 파월 의장이 금리 동결로 돌아서자 지수는 급반등해서 5월초 다
시 2945로 복귀했습니다.

그런 뒤 시장은 여름을 맞았고, 2800~3000의 박스권에서 한참을 머물렀습니다
. 3000선을 확실히 뚫고 다시 신기록 행진을 시작한 건 2019년 10월말이었습니
다. 약 6개월간 휴식을 취한 셈이었지요.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
com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시각 주요뉴스
  • 한줄 의견이 없습니다.

한마디 쓰기현재 0 / 최대 1000byte (한글 500자, 영문 1000자)

등록

※ 광고, 음란성 게시물등 운영원칙에 위배되는 의견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