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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워도 치워도 끝 안보인다" 섬진강 둑 붕괴 ‘역대급 피해’ [현장르포]
파이낸셜뉴스 | 2020-08-11 20:01:06
물에 잠긴 남원시
11개 읍면동서 이재민 1000여명
축사 89동 침수·도로 유실 피해도
공무원 등 700여명 투입돼 복구중
"피해 늘어 특별재난지역 선포 절실"


섬진강 둑이 무너지면서 인근 마을은 물론 전북 남원시 전역이 큰 피해를 입었다. 11일 남원시 금지면 폭우피해 현장에서 이재민들이 수해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 남원=김도우 기자】 섬진강 둑이 무너진 남원시는 자고 일어나면 피해가 늘고 있어 특별 재난지역 선포가 절실하다.

기록적 폭우로 섬진강 제방이 붕괴한 전북 남원 지역 피해가 시간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1일 남원시 공무원과 군 병력, 경찰 등 700여명은 섬진강 둑이 붕괴해 물에 잠긴 금지면과 송동면 일대에 집중적으로 투입돼 시설 하우스를 정리하고 주택과 축사 등을 정비하는데 여념이 없다.

중장비 550여대도 현장에서 유실된 도로와 하천에 대한 응급 복구 작업도 진행중이다.

전북지역 사회단체나 전국 봉사단체들은 남원을 찾아 침수 주택의 가재도구를 정리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전북자원봉사센터도 임시 대피시설에서 주민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옷가지 세탁 등을 돕고 있다.

남원에서는 지난 6∼8일 장대비가 내리고 섬진강 둑마저 붕괴하면서 1800여건에 달하는 사상 최악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남원시 금지면에서 만난 이미선 남원시의회 의원은 "어디가 피해가 가장 심각한가에 대한 물음은 의미없다"며 "남원시 전체가 피해지역이고 이재민이다"고 말했다.

남원시는 태풍 루사, 매미, 볼라벤 때보다 더 큰 '역대급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 6∼8일 내린 장대비로 1831건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지만 피해 규모가 얼마인지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섬진강 둑이 붕괴하고 요천이 범람하는 등 18곳에서 하천 제방 유실과 범람 피해가 발생하며 남원시는 사실상 거대한 호수로 변했다.

섬진강 제방 유실로 금지면 일대에서만 주택 70가구와 농경지 1000㏊가 침수됐고 300여명의 이재민이 생겼다. 이웃 11개 읍·면·동에서도 주택 450채가 물에 잠겨 총 125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도로 15곳이 침수 또는 일부 유실됐고 축사 4곳도 수몰 피해를 봤다. 축사 침수로 소와 돼지, 닭 등이 떼죽음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축사는 89동이 물에 잠겼으며, 가축 36만 7662마리가 죽었다.

산사태도 75건이 일어났으며, 108개 마을에서는 상수도 공급이 이뤄지지 않았다.

마을주민들은 이런 상황을 처음 겪는다며 몸서리쳤다. 언제까지 마을이 복구될 수 있을지 지금은 전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라 주민들은 원통해하면서도 마을 복구에 힘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섬진강 둑 붕괴로 집이 통째로 떠내려간 허진석(40·금지면)씨는 "집이 없어 뭘 좀 해 먹으려고 해도 주변에 물과 전기가 아직 복구되지 않아 힘들다"며 "진흙을 며칠째 치우지 못해 누렇게 변한 바닥부터 물로 싹 쓸어내고 싶다"고 토로했다.

허씨는 "오늘 오전 7시부터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는데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다"며 "젊은 군인들이 어제에 이어서 오늘까지 계속 도와주고 있어 그나마 힘이 난다"고 힘겹게 미소를 지었다.

남원 지역에는 6일부터 사흘간 평균 447㎜의 장대비가 내렸으며 금지면에는 559㎜의 폭우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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