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경진 기자 ] 1993년 설립된 주성엔지니어링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반도
체 공정 핵심장비를 독자적으로 개발해 세계화에 성공한 기업이다. 2100여 건의
기술특허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반도체 장비 분야에서 기술력을 축적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1996년 반도체 전공정 장비인 커패시터 전용 증착장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수출하기 시작했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 쓰이는 장비를 100% 수
입에 의존하던 시기였다. 주성엔지니어링은 D램 제조 생산성을 끌어올린 반도체
공정 장비를 선보이며 단숨에 국내 반도체 장비산업의 선두주자로 올라섰다.

주성엔지니어링의 첫 고객사는 당시 세계 1위 반도체 장비업체 지너스였다. 주
성엔지니어링은 이 회사와 협력해 해외 시장을 먼저 공략하고, 이를 통해 인정
받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 진입하는 전략을 택했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지너스를 통해 국내 한 반도체 회사 연구소에 공
정 장비를 납품했다. 하지만 이 연구소는 공정 단가가 너무 높아 양산라인에 적
용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내놨다. 황 회장은 연구소의 요구를 반영한 새 장비를
약 한 달 만에 선보여 납품 계약을 따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기술혁신을 이어갔다. 1998년 반도체 증착 공정에 적용되는
원자층증착기(ALD) 기술을 완성했다. 다른 증착 공정에 비해 미세하고 얇은 막
을 더 균일하게 증착할 수 있는 기술로 10㎚급 초미세 D램, 3D 낸드 등에 적용
되는 차세대 기술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창립 후 누적 기준 1조원 이상을 R&D에 투자했다. 올초에는
경기 용인에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갖춘 R&D센터를 준공했다. 황 회장은
“세계 반도체산업의 새로운 혁신을 이끄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광
장비 분야 세계 1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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