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시간 속보창 보기
  • 검색 전체 종목 검색

뉴스속보

중국 반도체 싹 자르려는 미국…중국 최대 파운드리 SMIC 제재
한국경제 | 2020-09-27 09:11:23
미국 정부가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의 급소를 잇따라 정밀
타격하고 있다. 화웨이에 이어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의
상징’으로 불리는 SMIC도 블랙리스트(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려 반도
체 기술·장비 공급을 차단하기로했다. SMIC가 중국 국방사업에 관여하고
있다고 의심되는 영향이 크다.

산업계에선 “미국이 중국 반도체산업의 싹을 아예 자르려고 한다”
는 분석과 함께 국내 반도체 업체로선 나쁜 소식이 아니란 평가가 우세하다. &
lsquo;2030년 파운드리시장 세계 1위’를 선언한 삼성전자, 중국 고객 비
중이 높은 SK하이닉스시스템IC 등이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26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 25일 미국 상무부는 미국 컴퓨터 칩
업체들에 보낸 서한을 통해 SMIC에 특정 민감한 기술을 수출하기 전에 반드시
허가 면허를 받아야 한다고 공지했다. WSJ는 “미국 정부가 SMIC와 중국군
의 관계를 의심하고있다”고 보도했다. SMIC는 2000년 설립된 중국 1위 파
운드리업체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4.5%(3분기 추정치 기준)로 세계 5위다.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기업들이 SMIC에 미국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 장비나 부품
을 팔 때 미국 상무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현재 화웨이, ZTE와 이들 기업의
계열사 등 275개 이상 중국 기업이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다. 화웨이뿐만 아니
라 SMIC에 대한 수출길도 사실상 봉쇄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달 전만 해도 장루징 SMIC 창업자는 “미국의 제재는 강력하지 않다.
중국이 미국 반도체를 따라잡을 수 있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하지만 미
국의 규제 소식이 나오자 SMIC는 “중국군과 관계가 없고 오해를 풀기 위
해 미국 정부와 성실하게 소통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미국의 SMIC 제재는 두 가지 의도를 가진 것으로 해석된다. 우선 ‘화웨이
에 대한 확실한 타격’이다. 지난 5월 미국은 화웨이와 대만 파운드리업체
TSMC의 거래를 막았다. 반도체 생산시설이 없는 화웨이가 TSMC에 5세대(5G) 스
마트폰용 반도체 등의 생산을 맡기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화웨이가 TSMC의 대안으로 점찍은 업체가 SMIC다. SMIC는 회로선폭 14㎚(나노미
터·1㎚는 10억분의 1m) 공정을 주력으로 한다. 최첨단 통신칩 제조엔 한
계가 있지만 중저가용 제품은 충분히 생산할 수 있다. 이런 움직임에 미국 정부
가 ‘블랙리스트 등재’로 쐐기를 박으려 하는 것이다.

두 번째 목적은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의 파운드리산업을 주저앉히는 것이
다. 세계 반도체산업의 무게중심이 인텔 등 종합 반도체 기업에서 엔비디아, 퀄
컴, AMD 등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업체)로 옮겨가면서 파운드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최근 SMIC에 “약 2조7000억원을 투자하고 15년간 법인세를
면제해주겠다”고 발표한 것도 ‘파운드리 육성’이 반도체 굴
기의 핵심인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 차원의 SMIC 육
성이 가시화하자 미국이 선제 공격에 나섰다는 것이 반도체업계의 공통된 의견
이다.

미국의 중국 반도체 타격에 한국 파운드리업체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대만 T
SMC와 양강 체제를 형성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수혜가 클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 SMIC가 삼성전자와 TSMC만 가능한 7㎚ 공정 진입을 노리던 ‘잠재적인
경쟁자’였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인 국내 중소형 파운드리업체의 고객 확보가 쉬워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SMIC의 지난 2분기 매출 구성을 보면 지역별로는 중국(홍
콩 포함)의 비중이 66.1%(6억2032만달러), 공정별로는 90㎚ 이상 라인 비중이
42.7%에 달한다. 이는 SK하이닉스시스템IC와 DB하이텍 등이 적극 공략하고 있는
시장과 상당 부분 겹친다.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연말 중국 우시에 파운드리
라인을 가동하고 제품을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
com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시각 주요뉴스
  • 한줄 의견이 없습니다.

한마디 쓰기현재 0 / 최대 1000byte (한글 500자, 영문 1000자)

등록

※ 광고, 음란성 게시물등 운영원칙에 위배되는 의견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