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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부동산 역대급 '빚투'…가계빚 1637조원 '사상 최대'
한국경제 | 2020-09-29 15:51:36
[ 김익환 기자 ] 올해 2분기 말 가계 빚이 1637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가계가 주식과 부동산을 사들이기 위해 차입금을 대폭 늘린 결과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0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치)’을 보면
올해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637조2764억원으로 1분기 말에 비해 25조869
5억원 늘었다. 증가율은 1.61%였다. 증가 규모는 올 1분기 증가폭(11조1142억원
)에 비해 두 배 이상 컸다. 가계신용은 은행 저축은행 증권회사 보험회사 등 금
융회사의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할부액을 비롯한 판매신용을 합한 금액이다.

가계대출은 올 2분기 말 1545조7162억원으로 23조8838억원(1.57%) 늘었다. 201
7년 4분기(28조7051억원) 후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판매신용 잔액은 91조5602억
원으로 1조9857억원 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소
비활동이 위축되자 판매신용은 1분기 6조1446억원 줄었지만 2분기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동학개미’들이 주식담보대출을
늘렸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 말 증권사 신용공여는 29조8776억원으로 7조887
0억원 늘었다. 증가율은 35.86%에 이른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증가폭이다. 주
택담보대출도 873조294억원으로 14조8098억원 늘었다. 증가폭이 1분기(15조346
8억원)보다는 줄었지만 분기별 증가폭이 4조~12조원에 달했던 2018~2019년과 비
교해서는 컸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갈 곳을 찾지 못한 시중
유동성이 증시와 부동산에 너무 빠르게 몰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2분기
주식 대출 7.8兆 ↑…역대 최대 증가
올 2분기 가계부채가 또다시 크게 늘어난 가장 큰 이유로는 주식시장의 &lsquo
;빚투(빚내서 투자)’가 꼽힌다.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가 14조8098억원
으로 1분기 증가폭 15조3468억원보다 소폭 줄었지만, 주식담보대출이 급증하면
서 가계부채는 또다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가계 빚 증가 속도가 소득에 비해
빠른 만큼 가계부채가 부실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가계신용에 포함되는 증권사 신용공여는 올해 2분기 말 29조8776억원으로 전분
기 말에 비해 7조8870억원(증가율 35.86%) 늘었다.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증
가폭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폭락하자 개인
들이 ‘동학개미운동’을 벌이면서 증권사의 주식담보대출을 대거 쓴
결과다. 증권사 신용공여 잔액은 2분기 큰 증가폭을 보이면서 역대 최대치인
2018년 9월 말(30조7479억원)에 근접했다.

‘빚투’에 코스피지수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코스피지
수는 지난 3월 19일 연중 최저점(1457.64)을 기록한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 19일
2360.54에 마감했다. 다섯 달 동안 62% 올랐다.

이처럼 증시로 자금이 몰리는 것은 마땅한 투자처가 보이지 않는 데 따른 결과
다. 정부가 집값 과열을 막기 위해 부동산 대출 규제망을 촘촘하게 짜면서 대체
투자처로 증시가 떠올랐다. 6월 은행의 평균 저축성수신금리는 전달에 비해 0
.18%포인트 내린 연 0.89%를 기록하는 등 예금 금리가 사상 처음 연 0%대로 내
려간 영향도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가계 빚 규모가 너무 육중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명목 국내총생산(
GDP) 대비 가계 빚 비중은 2015년 72.6%에 불과했지만 2018년 81.0%, 2019년 8
3.4%로 치솟았다. 올해 2분기는 85%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
로 실물경제가 위축되고 가계의 소득이 줄어들면서 가계부채 부실화 우려는 한
층 커지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회사들이 자영업자
대출에 대한 이자상환 등을 상당수 내년 3월로 미뤘다”며 “자영업
자와 가계가 급증한 대출의 상환 압박에 직면할 경우 관련 대출이 급격히 부실
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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