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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韓·日·대만과 '반도체 동맹' 강화…中 숨통 조인다
한국경제 | 2021-02-25 01:24:41
[ 정영효/강현우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동맹국들과 연대해 반도체와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 핵심 소재·부품의 공급망을 새로 짜기로 했다.
세계 패권을 놓고 경쟁하는 중국을 글로벌 공급망에서 철저히 배제시키려는 전
략으로 풀이된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달 핵심 소재 및 부품의 공
급망을 재편하기 위해 동맹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국가 전략을 수립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계획이다.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중국을 배제하는 새로
운 공급망을 동맹국과 만들어 핵심 소재·부품을 중국에 의존하는 구도를
바꾸려는 시도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가 입수한 행정명령 원안에 따르면 반도체 외에 전기차 배터리, 희
토류, 의료용품 등이 미국의 새로운 공급망 구축 대상에 포함됐다. 미국은 희토
류의 80%, 의료용품의 90%를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반도체는 한국과 대
만, 일본과 연대하고 희토류는 호주, 아시아 각국과 협력해 중국 의존도를 낮출
방침이다.

중요 소재·부품 공급망의 정보를 공유하고, 유사시 남는 품목을 신속하
게 빌려주고 빌려 쓰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동맹국 간 추가 생산능력과 비
축품을 확보하는 방법도 협의한다. 이 과정에서 미국이 동맹국에 중국과의 거래
를 줄일 것을 요청할 수도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미국이 중국을 배제한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는 것은 소재·부품 공급망이
국가 안전보장과 직결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2018년 이후 미&mi
ddot;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자국의 소재·부품을 무기
화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2010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놓고 영토분쟁을 벌인 일본에 희토류 수출을 규제한 전례가 있다.

이와 관련해 에릭 슈밋 전 구글 최고경영자(현 미국 AI국가안보위원회 의장)는
23일(현지시간) 미 상원 국방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미국과 중국의 기
술 격차는 5~10년이 아니라 1~2년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반도체는 중국이 무기화할 수 있는 대표적인 소재·부품으로 꼽힌다. 주
요 반도체 생산업체를 보유한 나라는 한국, 대만, 중국, 일본, 미국 등 5개국
정도인데 중국의 점유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반도체 생산
점유율은 대만과 한국이 각각 22%와 21%로 1~2위를 차지했다. 중국의 점유율은
15%로 3위이지만 2030년엔 24%까지 늘어나 세계 1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
국에 대한 반도체 의존을 방치했다가 무역규제를 당하면 국가안보가 휘청거릴
수 있다는 게 미국의 우려다.

미국은 한국, 일본, 대만 등 반도체 강국과 연대하면 중국을 견제하는 것은 물
론 중국의 점유율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이 삼성전
자와 SK하이닉스가 있는 한국에 ‘중국이냐 미국이냐를 선택하라’고
압력을 가하는 것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연초부터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이
불거지면서 미국 자동차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것도 미 정부가 공급망 재편에
나선 계기로 분석된다.

미국은 이미 지난해부터 글로벌 공급망을 새로 짜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가장
먼저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 대만과 협력을 강
화하고 있다. 애리조나주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의 공장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TSMC는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 건설
하는 이 공장에서 2024년부터 군사용 반도체를 양산할 계획이다. 미국은 작년
하반기에 일본, 대만, 호주 등 기술과 자원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진 동맹국에
중국에 의존하지 않는 공급망을 구축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도쿄=정영효/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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