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시간 속보창 보기
  • 검색 전체 종목 검색

뉴스속보

니켈값 이틀간 16% 폭락…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무슨 일이 [원자재포커스]
한국경제 | 2021-03-07 17:24:33
전기차 배터리와 스테인리스강 필수 원료인 니켈의 가격이 지난 4~5일 이틀간
16% 급락했다. 약 10년내 가장 심한 하락폭이다. 전기차 시장 성장 기대에 투자
수요가 확 몰린 와중에 한 대형 니켈생산업체가 니켈 공급을 늘릴 수 있는 신
기술을 쓰겠다고 나선 영향이다. 니켈값, 고공행진하다 급히 폭락
7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니켈 3월물 선물은 지난 5일 t당 1만6379달
러에 거래됐다. 지난주엔 장중 t당 2만110달러까지 값이 치솟아 7년만에 고점을
찍었지만 한 주만에 값이 18% 이상 빠졌다. 지난 4일 가격 하락폭은 약 8.5%에
달해 약 4년3개월만에 일일 최대하락폭을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중국 칭산철강이 화요우코발트, CNGR어드밴스드머티
리얼 등 중국 배터리 소재기업 두 곳에 니켈매트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
에 투자자들의 니켈 매도세가 폭증했다”며 “현실화될 경우 배터리
용 니켈 부족 현상이 크게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칭산
철강 “니켈매트를 전기차 배터리 원료로”
니켈매트는 니켈을 제련할 때 나오는 중간 생산물이다. 순도가 높지 않아 그간
배터리 원료로는 쓰이지 않았지만, 칭산철강은 이를 ‘배터리급 니켈&rs
quo;로 가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칭산철강은 세계 최대 니켈 생산 업체 중
하나다.

최근 니켈 가격은 전기차 시장 수요가 끌어올렸다. 세계 니켈 원광 매장량이 부
족해서가 아니라 배터리 양극재 원료로 쓸 수 있는 니켈 원광 종류가 한정돼있
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산 니켈은 상대적으로 저급 취급을 받는 라테라이트 니켈이다. 원광
순도가 낮아 아직까지는 대부분이 스테인리스와 니켈선철(NPI)에 쓰인다. 반면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니켈은 황화광 니켈로, 대부분이 러시아와 캐나다
등 일부 지역에만 매장돼 있다.

칭산철강은 주요 생산기지를 인도네시아에 두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칭
산철강은 앞서도 NPI를 스테인리스 생산에 이용하는 방식으로 업계 선두에 나섰
다”며 “이같은 전례를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되풀이하겠다는 방
침”이라고 보도했다. 게임체인저? ‘찻잔 속 폭풍’?
칭산철강은 오는 10월부터 내년 10월까지 배터리용 니켈매트 10만t을 시장에 공
급하는게 목표다. 골드만삭스는 작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전기차배터리용 니
켈 수요가 40만t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중 중국 시장 수요 증가분은 7만
t으로 전망한다.

시장 반응은 엇갈린다. 씨티은행은 “칭산철강이 중국 기업의 배터리용 니
켈 수요 일부만 공급하기 시작해도 향후 몇년간 니켈 수급 균형이 느슨해질 수
있다”며 “이는 니켈에 대한 장기 투자 전망을 뒤흔들 수 있다&rd
quo;고 분석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니켈매트를 ‘배터리급 니켈’로 만드는게
화학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지만, 지금껏 많은 기업들이 시도했는데도 성
공 사례가 나오지 않았다”며 “니켈매트에 추가 공정을 거쳐 배터리
용 니켈을 생산하는게 수익성이 충분할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NPI,
니켈매트, 황화광 니켈 등의 가격 추이에 따라 수익성이 출렁일 수 있다는 얘
기다.

골드만삭스는 칭산철강의 신기술이 현실화되더라도 전세계 배터리 공급망에 미
칠 수 있는 영향은 한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공정 특성상 테슬라 등 주요 기
업이 니켈매트를 배터리 원료로 채택할 가능성은 낮다는 설명이다.

칭산철강은 건식제련 방식으로 니켈을 가공할 계획이다. 골드만삭스는 “
건식제련 방식은 기존 습식제련방식보다 탄소배출량이 2~4배가량 높다”며
“세계적 저탄소 기조를 타고 성장세인 주요 전기차 기업들이 니켈매트를
이용한 배터리를 쓰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이유로 니켈매트 배터리 수요는 중국 기업에만 그칠 수 있다”고 봤
다. “니켈 가격 10월까진 불안정”
전문가들은 최근 니켈 가격이 투자 수요로 급등한 만큼 한동안 불안정세를 이어
갈 것으로 보고 있다.

앤디 홈 로이터통신 금속부문 선임 칼럼니스트는 “지난주 니켈 가격 폭락
이 심각한 수준으로 일어난 것은 니켈 가격이 투자 심리에 매우 민감하게 좌우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기차 시장이 급증세인 만큼 여러 기업이 배터리 신기술을 개발하
기 위해 경쟁 중”이라며 “신기술이 개발되면 현재 배터리 원자재
관련 투자전망은 아예 옛말이 될 수 있다”고 썼다.

실리아 왕 마이스틸 애널리스트는 “칭산철강이 납품 시작 시점으로 약속
한 오는 10월까지는 니켈 시장의 ‘눈치보기 거래’가 이어질 것&rd
quo;이라며 “이때까지는 니켈 가격이 올라도 상승폭이 제한적일 전망&rd
quo;이라고 전망했다.

왕 애널리스트는 “신기술이 으레 그렇듯 실행까지는 차질이 빚어질 가능
성이 있다”며 “일단 시장은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
com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시각 주요뉴스
  • 한줄 의견이 없습니다.

한마디 쓰기현재 0 / 최대 1000byte (한글 500자, 영문 1000자)

등록

※ 광고, 음란성 게시물등 운영원칙에 위배되는 의견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