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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지금] 아베 전 총리 사망 이후 일본 정치권 향방
이투데이 | 2022-08-03 08:03:24
[이투데이] 배준호 기자(baejh94@etoday.co.kr)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총격으로 사망한 후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는 7월 25일 4개월간의 정신감정이 결정됐고 나라 지검이 즉각 조치에 들어갔다. 특정한 종교에 대한 원한이 아베 전 총리 살해 동기라고 야마가미는 진술해 왔다. 그러나 나라현 경찰본부와 나라 지검은 그런 야마가미 용의자의 진술에는 비약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해진다.

야마가미 용의자의 트위터 트윗이 2000개 가까이 남아 있으나 그 내용을 보면 그는 오히려 아베 전 총리에 대해서 좋은 평가를 하고 있어서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형사사건 용의자에 대한 정신감정은 두 달 정도 실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야마가미에 대해서 4개월이라는 장기간에 걸쳐서 정신감정을 실시한다는 결정은 검찰 측이 아베 전 총리 살해의 진정한 동기나 배경을 좀 더 세밀하게 조사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야마가미가 아베 전 총리를 반대하는 과격 단체 2곳과 관련이 있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즉 통일교에 대한 뉴스가 쏟아지고 있지만, 검찰은 다른 관점으로도 수사를 이어가기로 한 것으로 판단된다.

기시다 후미오 현 총리는 아베 전 총리의 장례식을 9월 27일 국장으로 치르겠다고 각료회의에서 결정했다. 우유부단하기로 소문 난 기시다 총리가 국장 결정만큼은 이례적으로 신속히 결정했다. 역사적으로 총리에 대한 국장 결정은 두 번째다. 역대 총리 중 패전한 일본을 다시 독립시킨 샌프란시스코 조약 체결에 공로가 있던 요시다 시게루 전 총리 장례식만 국장으로 치러졌다.

보통 국장은 일왕에 대해서만 실시되어 왔다. 이에 아베 전 총리에 대한 국장 결정에는 찬반양론이 격하게 대립하고 있다. 총격 사건과 별도로 아베라는 정치가가 과연 국장을 치를 만한 업적과 가치가 있는지가 쟁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아베 전 총리는 정치적 스캔들도 많았고 아직 수사 중인 사건도 남아 있다. 특히 모리토모 학원 부지 매입 스캔들 때 아베 전 총리의 지시로 재무성 직원이 문서를 부당하게 수정했으며 이를 고민한 해당 직원이 자살한 사건에 대해 아베 책임론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역사상 최장 재임 총리라는 사실만으로 국장에 어울리는 정치가라고 평가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크다.

7월 30일~31일 교도통신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국장 반대가 53.3%, 찬성이 45.1%로 반대 여론이 높게 나타났다. 기시다 총리 측이 아베 전 총리 사망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어났다. 정치적으로 이용당하지 않고 싶은 아베 전 총리의 유족들, 특히 아베 전 총리의 어머니와 부인 아키에 여사가 오히려 국장에 반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까지 보도됐다.

기시다 총리는 국장을 결정할 때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와 의논했다. 아소 부총재는 기시다를 총리로 만든 일등공신이자 후견인이기도 하다. 아소 부총재는 아베 전 총리와 더불어 극우의 쌍벽으로 인식됐으나 정치 신조로서는 온건파에 속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아소파는 기시다파(코치회)로부터 나누어져서 만들어진 분파이므로 최근 1년 사이에 다시 두 파가 합쳐진다는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그렇게 될 경우 기시다-아소 연합은 아베파의 인원수를 넘어 명실공히 최대 파벌이 된다. 일본에서 파벌이 크다는 것이 그대로 권력을 뜻하기 때문에 아베파를 능가하는 새로운 코치회 창출은 시간문제라고 일컬어진다.

지난해 기시다가 총리가 됐을 때부터 그는 인사문제를 아소 부총재와 의논해서 결정해 왔다. 그 과정에서 아소는 아베 전 총리가 추천한 극우 인사들을 중요 포스트에서 제외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에 아베-아소 밀월 관계가 끝났다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사실 아소 부총재는 나이도 82세라는 고령이므로 코치회를 재건하면서 아베파보다 큰 파벌을 만들어 킹메이커가 되겠다는 야망이 있다. 결국 아베 전 총리의 갑작스러운 사망이 아소 부총재가 자민당 내의 권력을 장악하는 데에는 오히려 순풍이 됐다.

이런 기시다-아소 연합이 아베 전 총리의 국장을 서둘러 결정한 이유는 아베파와 자민당 내 극우세력에 최대의 경의를 표하면서 9월 27일 국장을 치른 후에는 자민당 내 주도권을 기시다-아소 연합으로 완전히 장악하겠다는 의도가 깔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국민 여론이 아베 전 총리의 국장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국장이 성사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한편 아베파는 통일교와의 깊은 관계가 알려지면서 몰락이 시간문제가 되어 가고 있다. 현재 아베파를 이끄는 인물로 지목되고 있는 후쿠다 다쓰오 자민당 총무회장은 할아버지인 후쿠다 다케오 전 총리와 통일교와의 관계가 계속 거론되고 있고 본인도 “통일교와 자민당 관계가 무엇이 문제인지 모른다”는 발언으로 비판받고 있어 아베파 전체가 위기에 놓였다. 통일교와 주로 깊은 관계에 있는 국회의원은 특히 아베파에 집중되어 있다.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지난달 말 교도통신 여론조사에 의하면 이전 조사보다 12.2%포인트나 하락한 51%를 기록했다. 이것은 기시다 내각 출범 이후 최저치다. 지지율이 떨어진 이유로는 기시다 내각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 실패와 아베 전 총리 국장 졸속 결정문제, 그리고 통일교와 자민당의 관계에 대해 기시다 총리가 언급을 피하고 있는 점이 거론되고 있다.

야마가미 용의자는 자신이 원한을 품은 특정 종교와 관계가 깊다고 생각한 아베 전 총리를 살해했는데 그 결과 자민당 내 아베파에 큰 충격을 줬고 기시다 내각 지지율도 급락하게 했다.

그러므로 그는 “아베 총격이 정치 신조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결과적으로 정치적 변동을 초래했다는 점에서 분명한 정치적 테러였다고 지적하는 식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의 범행에 진정한 동기가 무엇인지는 4개월간의 정신감정으로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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