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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CSM 늘리니 배당성향 "뚝"…업계 최저 수준
프라임경제 | 2024-03-27 17:23:21
[프라임경제] 한화생명(088350)이 배당을 결정한 보험사 중 가장 낮은 배당성향을 보였다. 지난해 신설된 해약환급금준비금 충당으로 인해 배당여력이 위축된 영향인데, 이익잉여금 대비 배당성향이 과도하게 낮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이달 28일 보통주 1주당 150원, 배당총액 1127억원을 지급한다. 연결기준 배당성향은 14.9%다.

지난해 한화생명의 연결기준 미처분 이익잉여금은 7조4811억원에 달한다. 시장 기대감에 못 미치는 배당성향으로 배당락일 이후 주가 하락을 우려하는 투심이 관측된다.


한화생명 배당성향은 타 생명보험사와 비교해도 낮은 편이다. 올해 배당을 결정한 삼성생명과 동양생명 배당성향은 각각 35.1%, 23%다.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밸류업 프로그램에 맞춰 적극적인 주주환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화생명이 보수적인 배당성향을 책정한 배경에는 지난해 신설된 해약환급금준비금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해약환급금준비금은 2조5047억원 수준이다.

해약환급금은 고객들이 보험계약을 해약할 때 보험사가 돌려줘야 하는 금액이다. 지난해부터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회계기준(IFRS17)이 적용되면서 기존 책정한 해약환급금으로는 부족할 수도 있게 됐다.

보험사 지급여력에 우려를 표한 금융당국은 이익잉여금 중 일부를 해약환급금준비금으로 충당하게 했다. 해당 금액은 이익잉여금으로 계상하지만, 배당으로는 활용할 수 없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이 늘수록 보험사 배당여력은 위축되는 구조다.

문제는 해약환급금준비금을 모든 보험사가 다 쌓지 않는다는 점이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별도 해약환급금준비금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보험부채가 해약환급금에 미달할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시가준비금(충당금)을 늘렸기 때문이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원가준비금에서 시가준비금을 제했을 때 남는 금액을 말한다. 시가준비금이 늘어난다면 해약환급금준비금은 줄어든다.

달리 말하면 해약환급금과 사업비 등을 실제보다 적게 계산한 보험사가 해약환급금준비금을 쌓게 된다는 얘기다. 보험사 핵심 수익성 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CSM)을 유리하게 산출하면서 발생한 부작용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약환급금준비금이 발생했다는 것은 보험사가 CSM을 늘리기 위해 낙관적인 계리적 가정을 사용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며 "해약환급금준비금이 많다는 것은 돌려줘야 될 돈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쌓지 않기 위해 이미 선제적으로 3개월 치 해약환급금을 쌓아둔 곳들도 있다"며 "배당가능이익을 결정하는 변수가 해약환급금준비금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준비금이 빠르게 증가하는 것이 배당여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지난해 종신보험 및 보장성보험 판매가 늘자 시가부채가 낮아지면서 해약환급금적립금이 발생했다"며 "개별 보험사별 소급적용 기간이 다른 만큼 적립금이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계리 가정을 낙관적으로 책정했다는 해석은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사안은 회계법인 및 계리법인 감사 등 외부검증을 받아서 진행한 것"이라며 "타 생보사 대비 한화생명의 소급기간이 길어 환급금이 커진 영향도 있다"고 첨언했다.

실제로 한화생명이 3년의 소급기간을 택한 것에 비해 삼성생명은 1년 수정소급법을 교보생명은 2년 소급법을 채택했다.

소급기간을 길게 산정할수록 자본 부담은 늘어나는 반면, CSM은 커지게 된다. 당장 CSM 규모가 커 보이는 효과가 있지만, 현재 자본 확충에 불리한 시장 환경인만큼 소급적용은 최소화하는 추세다. 결과적으로는 한화생명이 소급적용을 길게 가져가면서 준비금 규모가 커지게 됐고, 배당여력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대현 기자 jdh3@newsprime.co.kr <저작권자(c)프라임경제(www.newsprime.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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