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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폭염 속 빛난 LG HVAC…AI 시대 "냉각 패권" 정조준
프라임경제 | 2025-07-08 17:50:11
[프라임경제] 8일, 폭염경보가 내려진 서울. 낮 기온이 36도까지 치솟은 무더위 속에서도 마곡에 위치한 LG사이언스파크 내부는 바깥 날씨가 무색할 만큼 쾌적했다. 그 중심에는 LG전자의 인공지능(AI) 기반 냉난방공조(HVAC) 시스템이 있다.

LG전자는 이날 HVAC 기술이 집약된 이 현장을 국내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LG사이언스파크는 전자, 화학, 바이오, 통신,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연구개발(R&D) 인재들이 모여 LG의 미래를 설계하는 종합 연구단지로, 연면적은 무려 111만㎡에 달한다. 이 대규모 공간의 냉난방을 비롯한 각종 빌딩 인프라는 LG의 스마트 빌딩 관리 시스템(BMS)과 AI 기반 플랫폼인 LG 비콘클라우드를 통해 자동 제어된다.


실제 LG사이언스파크 내 W5동 지하 3층 메인 기계실에는 LG가 자체 개발한 터보 칠러, 스크류 칠러, 흡수식 칠러 등 총 8대의 대형 냉각 장비가 가동 중이었다. 칠러는 차가운 물을 순환시켜 실내 온도를 낮추는 핵심 장비다.

특히 높이 4m, 너비 6.8m에 달하는 흡수식 칠러는 폐열이나 중온수를 열원으로 사용하는 친환경 시스템으로, 전기 사용량이 적고 탄소 배출 저감 효과가 탁월하다.

반대편에 위치한 터보 칠러는 고성능 압축기를 적용해 대규모 빌딩과 산업시설에 적합하며, 18평형 스탠드 에어컨 400대에 해당하는 냉방 성능을 자랑한다. 스크류 칠러는 심야 전기를 활용해 물을 얼렸다가 주간에 사용하는 방식으로, 전력 피크 대응에 유리하다.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부사장)은 "이곳은 해외 고객사들이 100% 방문하는 전략 거점"이라며 "기존 가정용·상업용 중심에서 산업발전용, 데이터센터, 원전, 배터리 공장 등 대형 산업시설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시대의 본격화로 냉각 수요가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시장은 LG의 전략적 타깃이다. LG전자는 AI 칩 발열을 잡기 위한 프리쿨링 칠러와 냉각수 분배장치(CDU) 기반 액체 냉각 솔루션을 개발해 신뢰성 검토를 완료하고, 내년부터 본격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CDU는 칩을 직접 냉각하는 방식으로 공간 효율성과 에너지 절감 효과가 뛰어나며, 고성능 AI 서버에 적합한 차세대 냉각 기술로 꼽힌다.

이 부사장은 NVIDIA 등 글로벌 고객사와 PoC(기술 검증)를 진행 중”이라며 “칩, 서버, 빅테크 생태계를 아우르는 솔루션이 필요한 만큼 CDU는 단품보다 파생 장비와 유지보수 수익이 더 크고, 전체 시장 규모는 기존 예측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LG는 유럽 HVAC 시장 확대를 위해 최근 북유럽 프리미엄 온수기 1위 기업인 OSO를 인수했다. OSO는 브랜드를 유지하되, LG의 히트펌프 기술을 접목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 프리미엄 온수 솔루션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글로벌 생산체계도 확대 중이다. LG전자는 인도 제3공장을 착공해 연간 150만대의 에어컨과 200만대의 컴프레서를 추가 생산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내년까지 총 13개 생산 거점을 확보하게 된다. 특히 인도에는 창원 R&D센터 수준의 개발 조직을 신설해 아시아·중동 시장 특화 제품 개발을 가속화한다.

B2B 사업의 새로운 수익 모델로는 '구독형 서비스'가 주목된다. 고가의 칠러 장비는 초기 판매 시점부터 정기 유지보수를 포함한 구독 계약으로 제공되며, 예지보전(AI 기반 사전 점검) 기능까지 결합해 장기 수익성과 고객 락인 효과를 동시에 노린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ES사업본부 매출 20조원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수주 목표는 전년 대비 3배다. 이 부사장은 "HVAC 사업은 단기 매출이 아닌 기술 축적과 시장 신뢰가 중요한 펀더멘털 중심 산업"이라며 "AI·클린테크·일렉트리피케이션에 최적화된 친환경 고효율 솔루션으로 지속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이인영 기자 liy@newsprime.co.kr <저작권자(c)프라임경제(www.newsprime.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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